협상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협상력의 문제 등으로 절반의 성공 또는 그 이하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협상 당시에는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했지만 뒤늦게야 협상테이블에서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었음을 알고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많다. 비효율적인 협상의 행태와 원인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협상 전문가들과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비효율적인 협상의 행태
1)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마무리
협상당사자들은 모두가 윈-윈 잠재력(win – win potential)을 활용하지 못하고 모두가 잃는 협상(lose–lose negotiation)으로 끝을 낸다.
2) 아주 작은 몫을 받고 합의
너무 많이 양보한 경우로 이는 승자의 비극 (winner’s curse)에 해당한다.
3) 좋은 제안을 거부해 협상 결렬
자만심이나 심각한 오산이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4) 더 좋은 대안보다 못한 조건에 합의
꼭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즉, 합의 편향(agreement bias)때문이다.
◇왜 비효율적인가?
1) 피드백 부족
협상의 기회가 많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협상전략과 기술을 배우는 일이다. 이 를 위해서는 지난 협상을 정확히 평가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평가는 정확하고 신속하며 전문성을 갖고 해야 한다. 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음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가가 올바로 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자신의 협상을 평가하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판단이 옳음을 뒷받침하는 정 보만을 취사선택하는 확인편향성(confirmation biss)때문이다. 이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한다. 둘째, 자신의 협상 경험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신감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협상에 대한 객관적이고 올바른 학습을 방해하여 장기적으로는 유익하지 못하다.
2) 작은 성과에 만족
하는 것으로 그치려 한다면 낮은 수준에서 합의를 하게 한다. 그 러나 작은 성과에 만족하는 것은 성과를 높이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거 기까지는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높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때 협상에서 상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다양한 협상전략과 기술에 따라 이익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 더 중요하다.
3)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이해와 자기강화 능력 부족
자신의 능력의 한계에 대해 바로 인식하지 못하면 적절한 대응력을 키울 수 없고 심하면 자신이 대응능력이 없음을 판단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협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협상 능력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소극성 또한 자기강화를 하지 못하게 하여 협상 능력을 개발하지 못하게 한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큰 사람일수록 과거의 행동에 안주하게 된다. 행동과학자 Agyris는 이 같은 경향들은 이차원 학습(double–loop learning)을 통해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일차원 학습(single–loop learning)이 협상의 원칙과 같은 기본가치 아래서 잘못을 수정하는 것이라면 이차원 학습은 새로운 인식, 즉 기존의 사고체계나 행위 양식을 재검토함으로써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재구조화하고 새로운 해결 대안을 모색하는 학습훈련을 통해 기본가치의 변경(예–협상의 기본원칙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차원 학습은 새로운 통찰을 발휘하게 해주어 자신의 무능력을 자각하고 협상 능력을 키우게 하며 새로운 협상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주어 협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
◇그릇된 가치관과 인식이 협상 그르친다
1) 협상에 있어서 파이의 크기는 항상 고정되어 있다는 인식
따라서 상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 나는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체 파이는 대부분의 경우 크기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2) 협상에서는 항상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
이런 생각은 협상에서 파이가 고정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때 더 고착화된다. 즉 협상에서는 강하게 밀고 나가든가 부드럽게 양보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능한 협상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기보다는 협상의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좋은 의견은 수용하며 상대방과 협력하는 가운데 자신의 능력을 더 많이 발휘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3) 협상의 능력은 선천적이라는 인식
따라서 협상의 전략과 기술은 배워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도 똑같이 적용되듯 이 협상의 능력은 노력에 의해 향상되는 것이지 선천적으로 타고난 협상가는 거의 없다. 수많은 실습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유능한 협상가가 되어 가는 것이다. 즉, 협상에 관한 학습과 훈련 그리고 끊임없는 평가를 통해 협상의 능력은 배가되는 것이다.
4) 협상의 능력은 경험의 학교를 통해 향상된다는 인식
물론 경험의 학교는 협상 기술을 향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험 자체로 끝나면 소용이 없고 올바른 피드백이 있을 때 협상 능력이 배가되며 경험이 빛을 발하게 된다. 경험에 대한 피드백은 긍정적인 면은 물론 부정적인 면도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
성공적인 협상의 기억만을 간직하고 싶겠지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실패를 통해서 더 많이 배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경험과 자신감의 크기는 비례할지 몰라도 판단의 정확도나 행동의 효율성까지 경험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경험에 대한 지나친 자기 과신은 지혜롭지 못한 협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 협상에 대한 준비보다 직관이 중요하다는 인식
협상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상황에 따른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오랜 협상 경험이 예리한 직관력을 갖게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노련하고 현명한 협상가는 직관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장로교목사(헤브론드림교회 담임, 꽃동산교회 협동목사, 세직선 지도목사)로서 사역 중이며 Allianz 생명, 금감원을 거쳐 현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지원센터장으로 근무 중이다. 농협은행 직원들의 협상능력 향상을 위한 교재를 저술하고 7년 이상 지도하는 데 참여하였다. 영남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후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M.Div.)과정과 고려대에서 MBA를 마친 후 미국Caroline University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