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윤석열 정부의 적자국채 증가 폭이 문재인 정부 때보다 1.5배 가량 큰 것으로 집계됐다. 현 정부 임기 5년간 적자 국채 발행 규모 역시 역대 최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대규모 감세 정책까지 추진한 정부가 세수 부족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적자국채 발행 규모와 이자지급액’ 자료를 보면, 현 정부가 예산을 짜기 시작한 2023년부터 내년까지 적자국채 증가 폭은 224조원으로, 지난 정부 3년차(2018~2020년)의 적자국채 증가 폭 152조원보다 약 1.5배 크다.
적자국채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인데, 채무에 대한 국가의 대응자산이 없기에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고 적자국채 발행에는 상당한 금액의 이자도 붙는다.
정부가 갚아야 할 적자국채 이자를 보면, 지난해와 올해 적자국채 이자는 총 32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56조4,000억원의 세수결손이 생기자 적자국채 이자 13조7,000억원 중 5조9,000억원만 갚고 7조8,000억원은 상환을 미뤘다. 미지급분에는 3.792%의 가산이자가 붙어 약 3,000억원의 이자가 더 생긴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중기 재정계획을 보면, 현 정부 임기 5년간(2023~2027년) 적자국채 발행량은 36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 적자국채 발행액은 올해 82조원에서 내년 87조원으로 늘어난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추가로 발행할 적자국채 규모만 291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으로 세수가 덜 걷힌 상황에서 정부가 감세 정책을 폈기 때문에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말한다. 나라살림연구소의 ‘2020년~2023년 상위 10대 기업 세금감면액 및 법인세 비용분석’을 보면, 국내 10대 대기업의 세액공제 등 각종 세금 감면 금액은 3년 만에 3.8배 증가했다. 기재부는 내년 국세감면액이 올해보다 6조6,000억원 늘어난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나랏빚이 늘어난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文 정부가 400조 이상의 국가채무 늘면서 지금 정부가 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시민단체는 작년 56.4조 원에 이어 올해 30조 원가량의 세수 결손은 사실 상반기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며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을 개탄스러워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정부가 써야 할 필수 예산을 삭감 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적자를 메꾸고, 부자감세 지적에는 대기업 눈치만 보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가재정 위기 앞에서도 상속세 완화, 금투세 폐지 등 감세 기조만 고수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하루속히 감세 기조 철회와 제대로 된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