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MBK파트너스·영풍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4일 영풍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이날 오후까지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했다. MBK·영풍이 보유한 기존 지분(33.1%)과 추가로 확보한 지분을 합쳐 38.44%를 확보하며 고려아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측이 우호 지분 등을 합해 33.99%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를 포함한 영풍·MBK 측이 33.13%가량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고려아연 자사주가 2.4%, 국민연금 보유주는 7.83%, 해외 기관투자자 등이 22%가량이다.
이번 공개매수로 MBK·영풍 측이 1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향후 주주총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 회장 측과 보유한 지분율은 큰 차이가 없어 양측 간 대립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양측이 최대한 우군 확보와 개인·기관 투자자 설득을 시도하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 회장은 18일 미국 출장길에 올라 베인캐피털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을 중심으로 한 재계 우군 결집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고려아연 지분을 약 7%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향후 경영권 향방을 가를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양측은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주주들에게 전하며 향후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 측은 이날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는 소감과 함께 이른 시일 내에 임시 주주총회를 예고했고, 고려아연 측은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