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강남권 아파트 보유세가 올해보다 2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공시값에 시세만 반영되도록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동결했지만 올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8.1% 올랐다. 9월부터 지수가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였지만 12월까지 하락한다 해도 아파트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라 보유세는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작년 시장 분위기와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에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9월까지 13.13% 올랐으나, 10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연말 누적 상승률이 10.02%로 줄어든 바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이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요 단지 보유세는 최대 30%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시가격 추정치는 올해 9월 실거래 시세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69%, 공정시장가액비율 43∼45%를 적용해 산출했다.
올해 주택가격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인 서초구 반포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 추정치가 1407만9000원으로 추정됐다. 올해 납부 추정액(1160만8000원)보다 247만1000원(21.3%) 증가한 규모다. 공시값 추정치는 지난 9월 실거래 시세에 공동주택 공시값 현실화율 69%, 공정시장가액비율 43∼45%를 적용해 산출했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는 내년 보유세가 1331만1000원으로 올해보다 372만3000원(38.8%)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82㎡의 경우 올해 보유세 납부 추정액이 581만2000원인데, 내년은 728만5000원으로 147만3000원(25.3%) 늘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84㎡는 527만5000원에서 628만6000원으로 101만1000원(19.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집값이 뛴 마포·용산·성동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역시 10% 이상 오를 수 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는 내년 보유세 추정액이 275만2000원으로 올해 추정 납부액(239만4000원)보다 15%가량 오른다. 서대문구 북가좌동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는 보유세가 올해 89만8000원에서 내년 102만8000원으로 13만원(14.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단 올 연말까지 주택가격 변동에 따라 보유세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시세가 하락한 지방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올 들어 9월까지 0.4% 하락했다. 해당 기간 부산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0.9%, 대구 2.0%, 광주는 1.9% 하락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도 아파트 못지않게 가격이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작년 연간 0.41% 올랐으나 올해는 9월까지 누적으로 6.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