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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동물실험 대체 인공장기 ‘오가노이드’, 의약품 R&D 새 패러다임

3D 프린팅 기술 배양...약물 스크리닝·치료제·임상 등 광범위 활용 가능
중외제약 '피부 오가노이드 활용' 신약...삼성, 오가노이드 약물 스크리닝
비용 부담 적고 환자유사성 85%...2030년 글로벌시장 규모 4.5조 예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식품의약국(EMA) 등 글로벌 의약품 개발 규제기관들이 생명윤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전임상 단계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주목받은 동물 대체 실험법은 오가노이드(Organoid)를 활용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조직 유래 세포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배양한 인공 장기다. 동물실험보다 비용 부담은 적고 환자 유사성이 85%에 달한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오가노이드는 심장, 간, 신장 등 주요 장기나 조직의 기능이 손상된 환자의 장기 재생을 돕는 ‘재생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핵심 기술 개발이 선행돼야 하고 실제로 전 세계에서 관련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오가이노드 관련 기술·치료제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오가노이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거나 글로벌 전문 기업과 협업에 나서며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 세계가 주목하는 오가노이드 산업...연평균 22% 고속 성장

 

오가노이드는 신약 발굴부터 선도 물질 선정, 전임상 개발, 실제 사람 대상 임상까지 신약 개발 전 단계에 걸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톱20 제약사의 신약 개발 연구자의 85%는 후보물질의 전임상 단계에서, 75%는 발굴 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노이드 산업은 인공지능(AI) 및 유전체 분석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고속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 등은 2024년 10억 달러(약 1조3615억원) 규모였던 오가노이드 시장은 연평균 22%의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Roche)는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큰 오가노이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인체생물학연구소(IHB)를 설립하고 뇌, 신장, 폐 등 여러 종류의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혈액암 치료제 개발에 오가노이드를 활용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2011년 임상 1상의 30% 가량이 안전성 문제로 실패했지만, 오가노이드 AI 분석 플랫폼을 도입한 이후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의 글로벌 수탁연구기관(CEO)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Crown Bioscience)는 ‘오가노이드엑스플로어’ 플랫폼을 통해 7가지 암종에 대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공하며, 신약 스크리닝과 전임상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 JW중외제약, 피부 오가노이드 활용 신약 개발...삼성, 오가노이드 약물 스크리닝 론칭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 관련 다양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5월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열린 미국 피부연구학회(Society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서 인간 피부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와 남성형 안드로겐성 탈모 동물모델에서 평가한 ‘윈트’(Wnt, 생물의 신경 체계의 일종)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의 효능 최초로 공개했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는 JW0061이 실제 인간 두피에서 모낭을 생성하는지 예측하는 시험이다. JW0061과 표준치료제(Standard of Care Drug)를 피부 오가노이드에 각각 처리한 결과, JW0061을 처리한 오가노이드에서 모낭 수가 표준치료제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JW0061이 표준치료제에 비해 약물 처리 5일째, 10일째 기준 모낭 수가 각각 7.2배, 4.0배 많게 나타났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기업 템퍼스AI와 협업을 맺고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템퍼스AI가 보유한 임상 기록, 병리 이미지 등의 멀티모달(multimodal) 데이터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자사의 신약후보물질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Samsung Organoids)'를 론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Cancer-derived-Organoid)'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는 암 치료 부분 글로벌 톱 티어 병원으로 꼽히고 있는 삼성서울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인천 송도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 내에 오가노이드 랩(Lab)을 마련했으며, 서비스 론칭에 필요한 다양한 암종의 오가노이드를 확보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이 중 췌장암 유래 오가노이드의 경우 실제 임상 데이터 대비 85% 이상의 약물 반응성 일치율을 보이는 등 높은 서비스 품질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개발  진행 중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아톰-C(ATORM-C)’를 개발 중이다. 현재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톰-C 치료는 환자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오가노이드를 제작한 뒤 내시경을 통해 손상된 부위에 국소적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가노이드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그만큼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평가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오가노이드는 글로벌 트렌드임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전 세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며 산업을 리드하고 있다고 할 기업들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바이오벤처들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들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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