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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진-하산 프로젝트 떠오르고, 열차 페리 프로젝트 고려해볼 만하다

남북대화가 꽉 막힌 가운데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남북협력 사업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 그동안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상으로만 존재했던 한중간 열차 페리 계획도 보다 넓은 시각에서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열차 페리와 한중 해저터널,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을 종합 점검해봤다.


지난 2월4일 국회에서는 황해-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토론회가 열렸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제안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레일이 깔린 대형선박에 화물열차를 실어 평택항과 중국의 옌타이항을 연결하자는 안이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원제무 한양대 명예교수는 “열차페리를 연결하려면 한중 관계 장관 간 협약이 체결돼야 하고 양국항만 시설과 운영기술 분야에 동일한 표준을 제정해야 한다”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의 조기 확보 및 부유식 교량 설치, 돌핀 계류형 푼툰 도입 등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부처의 입장은 약간씩 달랐다. 외교부는 황해-실크로드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다. 철도를 담당하는 국토부는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단서조항을 달았다. 중국은 이미 두 군데 열차페리가 운영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는 만큼 차근차근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화물을 보냈을 때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연간 극동지역을 통해 갈 수 있는 게 30만 톤밖에 안 되는데 현재 우리가 이걸 한다고 했을 때 물동량이나 이런 게 얼마나 효용성이 있겠냐는 주장이었다. 아울러 중국횡단철도도 중국물량이 넘치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그 틈새를 비집고 갈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나머지 토론자들은 평택과 옌타이항 철도 페리가 다닐 수만 있다면 실크로드까지 이어지는 교통회랑이 형성되어 한반도미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계부처 공무원들의 시각은 부정적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현재 이 사업에 대해 어떤 검토를 하고 있으며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본지는 지난 2월23일 국토교통부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 사업의 추진이 어떻게 되고 있으며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었다. 기자의 질문에 뜻밖에도 이 관계자는 부정적인 견해를 먼저 내비췄다. 열차 페리를 하기 위해서는 열차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배를 사야 하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또 이미 중국은 열차페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가 열차페리를 하기 위해서는 항구도 만들어야 하고 항구까지 열차철도도 깔아야 하고 배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비용이 만만찮을 뿐 아니라 경제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택항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약 10m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열차페리에 대해 평택항이 거론되는 이유는 기반시설에 대한 기존 계획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소극적인 설명이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륙철도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북한통과가 필수적이지만 남북관계에 따라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그 대안으로 열차페리에 대해 여러 가지 부분들을 고민하고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반시설을 하고 배를 사는 비용도 향후 수익이 나야 하는데 열차페리가 과연 선박에 비해 경쟁력이 있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해중터널에 대해 검토된 게 있냐는 질문에는 다른 부서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데 어마어마한 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전혀 검토를 안 한 건 아니고 연구용역을 한 번 했다고 말했다. 열차페리에 대해서는 세 번정도 용역을 했고 해중터널에 대해서는 한 번을 했는데 경제성이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날 통화한 해양수산부 관계자 역시 열차페리에 대해 연구가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항만기본계획에서 평택항 다목적부두조성사업이 기본기획에 반영되어 있고 열차 페리 겸용으로 되어 있지만 이것은 열차 페리 수요가 있을 적에 다목적부두를 만들어 열차 페리도 겸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지 당장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관련부처에서는 해양수산개발원 수요예측 센터를 통해 한중 물량을 가지고 열차 페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 수요에 대한 예측을 했다고 했다. 그 결과 아직까지는 열차 페리 물량이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 즉 열차 페리가 미래에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현재로선 경제성이 없어서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차로 이동할 경우 1400~1600km를 돌아가는 대련과 위해 항을 연결해 열차페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해저터널에 대한 공법이 발달하면서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열차페리가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서 그런 것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관계부처는 한중열차페리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요가 있을 때를 대비해서 기본계획에 담아 놓고 계속 물동량에 대해 검토를 한 후 경제성이 있고 신속성이 있고 더 물량이 많다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출입물동량을 보면 99.7%가 항만을 이용하고 항공은 0.7%정도이다. 고가의 소량 제품만 항공으로 운송되고 일반적(무게가 있거나 대량수송이 필요한 석탄, 양곡, 철재 등)인 것들은 모두 선박으로 수송된다.


관심만 있다면 어려울 것 없어


변백운 평택 항만사업지원소장은 “이번 토론회는 현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외교부에서 용역비를 대면서 자연스럽게 접근 된 것”이라며 “외교통상위원인 원유철 의원이 용역비를 토의하는 과정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부분이 부산에서 출발해서 철로를 이용해 나진, 블라디보스톡으로 해서 TSR로 연결하는 것을 논의한 것 같다”고 전했다. 변 소장은 “북한을 개방 세계로 끌어 들일 게 아니라 평택에서 중국으로 열차페리를 타고 건너가서 중국 횡단철도(TCR)를 통해 유럽으로 가면 북한을 전혀 이용하지 않으면서 북한을 개방세계로 끌어 낼 수 있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평택에서 중국으로 가자는 안을 내놨고 이런 의미를 담아 황해-실크로드라고 명명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투 트랙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말한 부산에서 출발해서 가는 것도 한 번 해보고 평택에서 중국으로 가는 것도 해보면서 과연 어떤 게 더 사업의 실효성이 있고 사업성이 있는 지에 대해 검토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그러한 당위성을 가지고 전문가들의 얘길 들어보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완성된 게 아니며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 변 소장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이 현실적으로 장애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열차페리가 나온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미 98년도부터 나왔고 이때부터 정부는 꾸준히 경제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대해 변 소장은 “이제는 경제성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국제정세 및 정치적함의가 같이 물려 있는 만큼 유럽 대륙과의 경제적 협력과 중앙아시아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열차 페리는 현재 여러 나라에서 운행 중에 있다. 중국만해도 두 개의 노선이 운행 중이며 유럽의 독일,·스웨덴,·터키 등 전 세계적으로 35개 항로가 운영 중에 있다. 이들 나라에서 열차 페리가 운행되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봐야 하는 것은 경제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열차페리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열차페리의 중요성은 단순히 물류수송을 위한 것을 넘어서 유럽, 중앙아시아권과의 연결을 의미하는 동시에 북한을 글로벌 세계로 이끌어 내는 부수적 효과도 노려볼 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해중터널에 대한 의견도 일각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변 소장은 “해중터널을 통해 열차가 운행되는 곳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열차에 화물을 실은 20개의 차량을 달았을 때 그 하중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해중터널이 떠 있는 상태에서 철로가 지나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 속도가 열차의 경우 최하100~150km정도로 가야 하는데 과연 그걸 견디어 낼 수 있겠냐며 이론상으로도 설명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이어 바다 속에는 첩보와 관련해 많은 잠수함들이 다니는데 해저터널이라면 안심할 수 있지만 해중터널은 위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 소장은 “우리나라는 특성상 중국하고 가까울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핵심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횡단철도에 연결되어 있는 만큼, 우리가 거기에 편승하여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며 “황해 실크로드든 열차페리든 어떤 형식으로든 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에 열차 페리를 한다면 기간은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평택항이 아직 철로공사를 하고 있지 않고 선박도 제작되어야 하는 상황은 맞지만, 국토부가 주장하듯이 중국은 모든 게 준비가 되어 있는데 한국은 아무 것도 준비된 게 없다고 해서 열차페리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선박은 중국에서 가져와도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경부선에 철도를 항만으로 이입시키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여기를 출발지로 보면 된다며, 평택항이 출발지와 종착지가 되면 간단하다고 말했다. 어차피 열차에다 실어올 건데 그걸 부산에서 실을 게 아니라 평택에서 싣고 내리면 된다는 의미다. 변 소장의 주장대로라면 철도는 나중에 깔아도 된다는 것인데 의지만 있다면 2~3년 안에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단계별 로드맵이 우선


한국철도연구원 나희승 박사(대륙철도연계연구팀장)는 “사업이라는 게 단계별 로드맵이 있고 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개인의 생각을 말한다면 해중터널도 장기적으로는 필요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열차페리가 선행되어 한중간의 급물량과 같은 것들을 운송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저터널이나 열차페리와 해운과 비교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시간과 비용편익인데, 열차 페리와 해저터털은 고부가가치 물건들을 급행으로 운송할 경우 분명 수요가 있으며 수요에 따른 운임 가격 조정으로 경제성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해운과의 단순 비교만으로 경제성을 따지는 건 협소한 셈법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유라시아 대륙철도로 간다고 봤을 때 서유럽은 가격이 비싸서 경쟁력이 없겠지만 동구라파나 일부 북유럽, 신흥시장인 중앙아시아 등에 물류비가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까운 곳에서 자원개발을 해서 들여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자원개발이 대부분은 호주나 중동지역에서 들어오고 있는 만큼 가까운 아시아대륙에서 자원개발을 하고 이를 국내에 공급 받는다면 공급선 다변화측면에서 볼 때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나 박사는 “현재 한국과 일본 등은 가스를 비싸게 공급받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줄여나갈 수 있다”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고부가가치의 물품을 수송하는데 있어 시간편익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생활에서 비싼 것들이 택배로 운반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나 박사는 반면에 해중터널로 간다면 비용 및 절차가 막대하게 들다보니 경제성에 대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런 만큼 먼저 열차페리를 해서 급행화물을 경쟁력 있게 운송한다면 일단 그런 부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어떤 물건이 빠르고 저렴하게 갈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지역 간의 경제 활성화가 일어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도 말했다. 처음부터 장기적인 큰 사업을 해야 한다고 본다면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단계별 로드맵을 정한 다음에 전략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경제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나 박사는 “북한사업도 마찬가지라며 무조건 남한의 KTX처럼 고속철도를 깔아준다고 한다면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할 수 있지만, 기존 노선을 개보수하거나 활용하면 사업비가 적게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에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개발을 해서 활성화하고 물류활성화가 된다면 향후 경제성은 충분히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서히 특구도 활성화시키고 북한도 어느 정도 경제 활성화가 되어 볼륨이 커졌을 때 고속철에 대한 수요가 생기게 되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것이다. 나 박사는 중국의 인프라 개발 사례를 들었다. 중국의 경제개발 초기에 수출이 소량이었을 때는 고속철 수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고속철 수요가 상당해 고속철도를 다 깐 상태라며 10년 사이에 경제볼륨이 그만큼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시범사업 나진항프로젝트


나 박사는 나진항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에 있는 나진항을 통해서 러시아 등지로 우리 한국 물자가 운송될 경우 유라시아 복합물류 운송이 가능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시범사업이 나진항프로젝트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북한의 나진까지는 배로 가고 거기에서는 철도로 가는 대표적인 복합물류(CNA)가 추진되고 있는 것인데 이 사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된다면 지금처럼 벌크석탄과 같은 유연탄을 수입할 때 상당히 유리해진다.


나 박사는 “시베리아에서 유연탄을 가져오는데 거리만 해도 5000~6000km가 된다”며 “거리가 멀면 경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멀리서 가져올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동쪽 시베리아 쪽 밤 철도가 다니는 엘카 탄전(2000km)에서 가져올 수 있는 여건이 형성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그런 자원을 수입할 때 러시아와의 협력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는 나 박사는 “이것이 잘 된다면 향후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컨테이너 운송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실제로 비즈니스가 성공한다면 투자도 이뤄질 수 있고 러시아가 들어간 만큼 북한과의 긴장감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나진항의 특구개발이나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 만큼 만약에 특구에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사업만 있다면 러시아나 우리의 입장에서는 좋은 사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북한의 나진에서 중국까지는 대략 52km정도 된다. 향후 중국 물자들이 나진항으로 들어와서 연한해운으로 쑬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나진항과 중국의 충분한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진항이 커지게 되면 북한의 입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개방이 되고 그걸 통해서 중국의 여러 가지 경제시스템이 도입되어 국제사회 진출도 가능해질 수 있다.


나 박사는 현재 하산에서 나진까지 철도가 깔아진 상태로 북·러 간의 협력을 통해서 이미 러시아가 깔았으며항만도 현대화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측은 남한이 나진항에서 비즈니스를 같이 하려면 지분참여를 해라. 이게 나진-하산 사업의 요체입니다. 인프라가 이미 완성되어 있으니 우리에게 지분을 투자하라는 것이죠. 앞으로도 확장을 해야 하는데 화차도 부족하니 투자를 하라는 건데요. 앞으로 우리가 협력할
부분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러 경제공동위 출발


한-러 경제공동위는 매년 서로 간의 아젠다를 세팅해서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 어차피 모든 협력은 정부에만 밀어 버릴 수도 없고 민간에게만 맡길 수도 없다. 나 박사는 “민간입장에서 정부에만 미루면 안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불안해 보여도 신흥시장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만큼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해서 성공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그런 리스크를 민간이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채널이 활성화되는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 무역협회 역시 관련 기구를 만들었다. 기업들이 이런 걸 잘 활용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만들어 놓지만 말고 민간에서 그걸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해야 한다. 최근 러시아는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나진 프로젝트 등을 챙기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북 개발 및 교류, 로드맵을 통해 접근해야


나 박사는 한국철도연구원에서는 남북철도를 연결하고 한반도철도망을 통합하는 방안, 그 철도망을 대륙철도에 연계하는 것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하는 연구가 북한철도를 어떻게 현대화할 건지와 정책적으로 로드맵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또 대륙철도에 대한 로드맵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그런 정책들을 공간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고 한반도라는 차원, 조금 더 크게 보면 동북아라는 차원, 더 크게 유라시아라는 차원으로 분류해서 연구합니다. 예를 들자면 단계에 따라 어떤 연구가 필요하고 뭐가 필요한지를 사전에 연구하는 것이죠.”


나 박사는 가장 간단한 예로 북한 철도를 현대화한다고 해도 고속철도를 깔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북한철도를 어떻게 해야 할 건지, 북한 철도가 모두 낙후되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 구간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연구해서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한 구간과 교량부분이나 이런 부분만 손보면 가능한 구간 등을 평가하고, 필요한 설비나 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개발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철도연구원에서는 남북한 철도용어사전도 발간했다. 북한에 갔을 때 서로 다른 철도용어가 많기 때문에 전문기술자들끼리 소통이 가능하도록 조사해서 책자로 발간한 것이다. “일상용어도 다른데 철도라는 엔지니어 용어는 더 다릅니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표준화나 용어통일을 말하는 데 그건 가장 나중에 할 일이죠. 단기에 해야 할 일은 서로 간의 다른 용어를 비교해서 비교사전을 만드는 겁니다. 서로가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니까요. 이 비교사전을 가지고 북한에 가서 실무자들과 협상을 하거나 서로 협력하는 사업을 하게 되면 훨씬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걸로 봅니다.”


준비는 상당부분 되어 있어


나 박사는 “남북 간의 열차운행에 대한 준비는 상당부분 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남북 간에 철도를 합의해서 내일이라도 당장 출발한다면 부산에서 출발해도 되고 어디서 출발하든 러시아와 유럽까지 갈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경의선은 바로 내일이라도 운행이 가능합니다. 2007년에 1년 간 이미 우리는 개성공단까지 열차를 운행해 봤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철도가 평양까지 충분히 갈 수 있는 거죠. 상태도 아주 양호하고요.”


현재 평양에서 북경으로는 일주일에 4~5편의 국제열차가 다니는데 23~24시간 정도 걸린다. 이 얘기는 부산에서 열차가 출발하면 바로 유럽까지 간다는 의미다. 다만 동해선은 강릉구간 120킬로미터의 남한 쪽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고 북한 쪽은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서 바로 운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나 박사는 물류의 경제적인 부분도 같이 연구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화물은 어느 정도 물동량이 발생될 것이고 여객은 몇 명이 운행될 것이고, 거기에 대해 관광수요는 어떻고 물류 수요는 어떻고, 각 연구기관과 부처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상당히 연구되어 있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제기구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전개되고 있으며 일정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완료된 상태라는 것이다. “유엔 산하에 몇 개의 기구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게 유엔개발계획 [United NationsDevelopment Programme]입니다. 거기서도 연구를 하고 있고 유엔 에스캅(ESCAP)이라고 하는 기구에서도 유라시아 대륙 동북아 등의 교통수요나 문제점이라든가 이것을 위해서는 어떤 협력이 필요하고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에 대해 일정부분에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러한 것들을 잘 맞춰서 활용해야 합니다. 북한과 협력할 때도 남북 간의 양자 협력도 중요하지만 국제기구가 되
었든 러시아가 되었든 다자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동원해야 합니다. 국제기구는 돈은 없지만 우리를 위해 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나 전문가, 기업들도 국제기구, 다자간 협력 등에도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이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저 북한하고 매달리다가 대화가 막히면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따끔한 충고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나 박사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지금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면서 파급효과가 큰 것들을 위주로 해서 러시아에게도 도움이 되고 북한도 도움이 되고 우리도 이익을 얻는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사업을 통해 계속 협력을 하면서 재투자가 일어나면 다음 사업으로 가고, 그런 다음에 투자환경이 좋아지면 투자도 더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막대한 자금들이 소요되다 보니, 국제컨소시엄을 통해 국제금융에서 투자를 받는 방안을 고려하기 쉬운데, 여기엔 복잡한 내용이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은 적성국에 묶여 있어서 전략 무역에 대해 반 출입이 제한이 있는 나라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북미관계가 개선이 안 되면 그런 제재 때문에 국제금융기구에 가입을 못한다는 의미죠. 국제금융기구에서도 투자를 못 받는데 민간국제투자기관에서는 더더욱 투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경제제재가 풀려서 국제금융기구가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국제금융기구는 의외로 리스크 있는 사업을 합니다.


개도국의 경우 적게는 5%에서 10%를 투자해주는데 베트남, 동남아, 라오스, 특히나 베트남에는 지급보증(투자보증)을 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국제민간투자가 들어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그만큼 국제금융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한이 나진-하산 사업을 하면서 북미관계가 좋아진다면 국제금융기구 가입이 가능해질 겁니다. 그때까지 남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뭇거린다면 우리의 역할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국제금융이 들어오게 되면 국제자본들이 물밀듯이 들어올 테니까요. 그럴 경우 우리의 입지는 당연히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현재 북한의 제재가 있더라도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소극적으로 있다가는 다른 나라들에게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큰 청사진을 볼 줄 아는 안목 필요


나 박사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시도는 상당히 좋은 사례라며 이 두 사업의 경우 남한이 주도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업을 해나가면서 남한이 이니셔티브를 주도한다면 북미관계가 좋아졌을 때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시너지를 더 얻게 되고 국제자본들이 들어 오는 경우에도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 박사는 그동안의 보고서들을 보면 너무 쉽게 국제컨소시엄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큰 청사진을 보면 ‘되고 안 되고’가 극명한데도 그걸 보지 못한 탓입니다. 북한이든 중국이든 러시아든 상대가 수용하는 사업을 해야 합니다. 나진·하산 사업을 보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이 사업을 대신할 무언가를 가져오라고 했을 때 아무 말도 못합니다.”


환승 및 환적 없는 열차 개발에 막바지 노력


나희승 박사는 “한국철도연구원에서 최근 러시아와 철도연결을 위해 아주 중요한 기술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남북 간의 철도는 유럽과 같은 표준궤도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는 폭이 넓은 광궤도이고 동구라파 일부지역도 광궤도이다. 표준궤도는 1435mm, 광궤도는 1520mm로 정확하게 8.5cm가 난다. 그러다 보니 열차가 운행되다가 몽골이나 중앙아시아를 가기 위해서는 멈춰야 하고 환적·환승해야 한다. 열차를 들어 올려서 넓은 바퀴로 갈아 끼우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유럽(서유럽은 표준궤도인데 포르투칼이나 스페인은 광궤도로서 러시아보다도 더 넓다)에서 열차바퀴가 자동으로 줄어 들었다 늘어났다 하는 바퀴를 개발해서 스페인과 프랑스 구간을 운행 중이다.


자동으로 궤도가 넓어지고 줄어 드는 부분이 30m정도 되는데 서서히 넓어져서 광궤도에 맞춰지고 그 구간을 통과하는 곳에서는 시속 20~30km정도 저속하다가 넓어진 다음에 다시 속도를 낸다. 폴란드 역시 동쪽은 광궤도이지만 서쪽은 표준궤도이다 보니 2000년부터 모스크바 등지로 갈 때는 자동으로 넓어지는 바퀴를 운행 중에 있다. 유럽에서 이러한 기술은 벌써 15년 전에 개발됐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간 열차는 환적·환승하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데 나라 간 협력이 좋아지고 수준이 높아진다면 반드시 이 열차가 투입되어야 한다.


열차의 장점은 급행으로 갈 수 있는 택배화물과 같은 것으로 향후 유라시아 쪽과 동북아시아 쪽으로의 운
행에서는 반드시 이 열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를 이런 열차를 개발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4월 화물열차의 바퀴 락킹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폴란드나 스페인의 경우 디자인하고 운행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우리도 남북이 통일이 될 때가지 기다리다가 개발에 들어가게 된다면 15년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바퀴를 개발한 것이다.


한국철도연구원은 지난해 4월 연구원 뒤뜰에다 표준궤도에서 광궤도로 운행하는 시연회를 가진 바 있다. 다만 현재 개발해 놓은 바퀴는 화물열차 바퀴기 때문에 기관차 바퀴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미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기관차 바퀴를 개발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연구원에서는 기관차 바퀴를 개발하겠다고 정부에 예산을 요청에 놓은 상태인데 그만큼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면 한반도를 지나 중국에서 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환적, 환승할필요 없이 편리하고 신속하게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실화 해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


우리나라는 북한 때문에 사실상 섬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유라시안 대륙으로 연결하기 위해 오로지 북한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한중FTA로 인해 한중간의 바다는 내해로 바뀌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열차 페리와 해저 터널도 도상 계획으로만 꿈꾸지 말고 현실화 해보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이 액션을 취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정부는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 주고 기업들도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가 어려울 때 나서야 하고 정부가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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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충주·음성 확산...단양군도 의심 신고
'나무의 암'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충북 충주에 있는 과수원 2곳에서도 확인됐다. 17일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13일 충주시 동량면 소재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충주 10곳(3.8㏊), 음성 1곳(0.2㏊)으로 확산했다. 또 단양군 대강면 소재 과수원 1곳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 중이다. 시는 전날까지 확진 판정이 나온 7농가 3.84㏊ 과수원을 대상으로 매몰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의심증상이 발견됐던 산척면 송강리 사과 과수원 1곳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정당국은 발생 과수원에 대해 출입 제한조치를 내리는 한편 감염나무 제거와 생석회 살포, 매몰 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정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농가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역학조사하고, 도농업기술원 및 일선 시·군 종합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충주·음성과 인접한 시·군의 과수 재배지역에 대한 예찰도 강화했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으려면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농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며 "농작업 때에도 도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다른 과수원 출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