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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권추락으로 바라본 교육현장


5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의 날은 두산백과사전에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존경하며 추모하는 뜻으로 제정한 날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를 존경한다는 의미가 퇴색되는 듯한 모습들이 많이 비춰지고 있다. 최근에는 수업 중인 교실에 학부모가 찾아와 교사의 뺨을 때리는 사태도 발생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스승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변화된 교사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존경’ vs ‘친근


예전에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무서운 존재였고 존경의 대상이었다.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들이 교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마치 친구 대하듯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을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기 일쑤다. 교사들도 예쁜 머리핀을 한 학생이 있으면 엄마가 사주셨냐며 친근하게 대한다. 인천의 한 여중에 다니는 이모양(, 14)선생님이 가장 좋을 때가 학생들의 특징을 한사람씩 다 기억해 줄때라고 했다.


서울신흥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혜정 교사도 교육현장에서 이렇게 변한 분위기를 많이 느끼고 있다. 김 교사는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선생님이 어렵고 무서운 존재였는데, 이제 교사로서 학생들과 편하게 지내며 때로는 친구처럼 대하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긍정적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교권이 추락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확실히 교사가 학생들에게 친근해진 것에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있지만, 피치못할 속사정도 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대두되면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감정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거나 학생들의 동선을 항상 파악하는 일이 교사들에게 추가되었다. 김 교사도 인터뷰 도중에 귀가하지 못한 학생 때문에 곳곳에 연락을 돌리기도 했다. 서울시 강동구의 한 학부모는 자녀가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담임교사가 보고서에 올려야 한다고 해서 약봉지를 전해준 일도 있다고 했다. 교사들도 여러 가지 챙겨야 할 사항이 많아지면서 예전에 비해 교사들의 잡무가 늘어난 것이다.

  

교사도 하나의 직업인으로 인식돼

 

교사를 대하는 태도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교사들처럼 대학을 나온 학부모들이 드물었다. 그러다보니 더 많이 배우고 생각을 깨우친 교사들을 존경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대학교를 나온 학부모들이 많아졌다. 학부모들은 이제 교사를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며 하나의 직업인으로 대우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가 내 아이에게 뭔가 잘못한 일이 있다 싶으면 바로 학교로 찾아가 교사에게 따지고 본다. 그것도 안 되면 교장실을 찾아가고, 교장과의 대면에서도 해결이 안 되면 교육청으로 간다. 아예 교육청으로 바로 가는 학부모도 있는가하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학부모에게 머리채를 잡힌 일도 있었다. 이 이야기를 전하는 지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 교사의 잘못은 아니었다며 열변을 토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두 학생이 싸웠다.


해당 교사는 두 학생을 말리며 두 학생에게 똑같이 주의를 줬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한 학생의 학부모가 찾아와서 내 아이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똑같이 야단을 쳤냐?”며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뺨을 때렸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교사의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어떻게 보면 교권이 추락했다고 볼 수도 있다.

   

체벌이 사라진 학교 


최근 학교의 가장 큰 변화는 체벌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중등교육법에도 교내에서 체벌은 지양하도록 권하고 있다. 관련법 제18조에는 학교의 장은 학생을 징계하려면 그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그래서 학교 내에서는 체벌이 사라지다시피 했다사실 과거에 교사들의 체벌은 폭력에 가까웠다. 폭력적인 교사들은 학생들의 뺨을 때리기 일쑤였고, 심한 경우는 온몸을 주먹과 발길질로 구타했다.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할 수 없으니 벌점제가 등장했다. 일산의 한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박모씨(, 40)는 학교에서 잘못을 저지른 중·고교생들이 사회봉사를 하러 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했다.


김 교사(서울신흥초등 학교)는 최근에는 학급규칙을 학생들이 직접 정하는 양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학급회의 시간에 학생들 스스로가 수긍할 만한 규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방법이다. 학급규칙을 정했는데도 안 될 시에는 학생과 상담을 한다. 교사 하나만으로 안 될 때는 학년부장, 교감, 교장이 차례로 학생과 상담한다. 신흥초등학교에는 상담복지사가 학생들의 상담을 돕고 있다. 과거에는 말을 듣지 않는 학생을 폭력으로 억눌렀다면, 최근에는 합리적으로 학생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교사와 학생 간의 정()이 사라진 느낌도 든다.

 

촌지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과거에는 학부모상담 시간에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은밀히 오가는 것이 있었다. 김모씨(, 55)는 초등학생이던 아들의 담임선생님을 만나기 전날 고민이 많았다. 과연 뭘 들고 가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그에게 지인은 책을 선물하라고 했다. 책 안에 돈봉투를 끼워 넣어서 건네라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김모씨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김모씨가 교사에게 책을 건네자 교사는 능숙하게 돈봉투만 서랍 안에 밀어넣고 상담을 계속 진행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학교에서의 촌지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다. 각 지자체마다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내놓으며, 촌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이러한 조례를 통해 교사가 금품·향응 수수 시 10만원 이상은 중징계, 10만원 미만은 경징계 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으며, 200만원 이상의 금품수수는 사법기관에 의무고발하고 있다.


인천시에서는 의례적인 금품·향응수수의 경우, 100만원 미만은 견책-감봉, 100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미만은 정 직-해임, 300만원 이상은 해임-파면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 교육지원 청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공무원행동강령으로 촌지를 예방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청렴도 향상 종합대책을 지난 2월에 내놓았다.


또한 충청 남도교육청은 홈페이지에서 충남교육신문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라북도교육청은 원클릭신고센터 내에 촌지수수 및 불법찬조금 모금사례를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한 예로, 서울시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는 교육감 출신인 교장이 직접 나서서 촌지를 차단하고 있다. 해당학교의 학부모는 종이봉투를 들고 가도 정문에서 수위아저씨가 잡아서 일일이 확인한다고 말했다. 체육대회 때는 교사에게 물을 주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서, 각자 싸온 물로 마시게 하고 있다.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도 들지만, 해당학교의 학부모는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촌지가 철저히 차단되지 않으면, 자녀와 같은 반의 다른 학생이 상 을 받아도 이건 엄마가 뭘 줘서 받는 걸까?’라는 의심만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촌지가 없으니 학부모 스스로도 뭘 해줘야 하나 하는 고민이 없고 학부모들 사이에도 어색한 기류가 흐르지 않아서 만족스럽다는 소신을 밝혔다. 촌지가 사라진 때문인지 스승의 날에도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선물을 주는 일은 거의 없다. 대신 학생들이 간단한 손편지나 롤링페이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경우는 있다고 한 현직교사가 밝혔다.

 

촌지가 사라져야 하는 이유

 

비록 최근에는 촌지가 사라지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와의 상담기간 중 60대 교사가 50만원 상당의 촌지를 받다가 국무총리실 소속 감사관에게 현장에서 적발된 사례도 있다. 경기도 부천시의 한 교사는 여전히 학부모들의 촌지는 암암리에 존재한다며, 치맛바람이 쌘 엄마들이 존재하는 한 촌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학부모는 아직까지 학부모에게 교사는 이라고 꼬집었다. 이 학교는 촌지를 주지 않는 대신, 몇몇 학부모들이 모여 교실청소를 해준다. 청소해 주고 며칠이 지나면 그 교사가 또 안 해주나라고 바라는 눈치라고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촌지도 등장하고 있다. 학부모가 카카오톡의 기프트콘으로 교사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학교 내 촌지문화를 조사해보면서 느낀 점은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이 촌지를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교육은 모두가 공정하게 학문을 배우고 익히며 국민으로서의 기본소양을 갖추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그런데 내 아이만 잘 되면 되지라는 인식으로 촌지를 주고받는 문화가 계속적으로 존재한다면 그걸 받고 자라나는 아이들의 사고가 올바르게 형성될 수 없을 것이다. 정치권 인사들이 청탁을 받고 불법자금을 챙기는 일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세대들부터 올바른 문화의식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어른들이 솔선수범해서 교육환경부터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MeCONOMY Magazine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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