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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는 러시아의 땅과 자원이죠"

한국타타르스탄교류협회 김수명 회장


(M이코노미 김소영 기자) 나홀로 외국에 나가 문화교류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타타르스탄교류협회 김수명 회장은 16년 전부터 이런 일을 그것도 개인의 사비를 털어 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 번째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을 했다. 김수명 회장을 만나 러시아와 인연이 된 배경과 문화교류를 해오면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들었다.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타타르공화국은 넓이 6만 8,000km². 인구 372만 3천명이 살아가고 있다. 주로 석유·화학·기계·제지·펄프공업 등이 발달한 이 지역은 1992년 공화국이 됐다. 어쩌면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한 이 지역과 16년 전부터 문화교류를 해오고 있는 한국타타르스탄교류협회 김수명 회장.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경제신문(대표 이세정), 한·러교류협회(회장 기연수)가 주최하고 한국타타르스탄교류협회(회장 김수명)주관으로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을 초청하여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순회공연(11월2일~9일)을 했다. 한국에서 세 번째 순회공연을 한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은 러시아의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1980년에 창단해 35년간 100여 개 프로그램으로 세계를 돌며 공연해오고 있다.



Q. 지난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공연을 가졌는데요. 첫 공연은 언제였습니까?


A. 첫 번째 방문은 2008년이었는데 타타르스탄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KBS방송국에서 생중계를 했습니다. 당시 타타르스탄 부총리 겸 문화부장관도 함께 방한했는데 유인촌 당시 문화부장관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제가 만나게 했었습니다. 물론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만,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유인촌장관과 하금열 SBS 사장,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박범훈 중앙대학교 총장 등이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광태 전 광주광역시장과 발리바 타타르스탄부총리 겸 문화부 장관이 참 많은 대화를 나눴죠.
지난해 7월 광주광역시가 국제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했잖습니까? 당시 두 분이 그런 문화교류에 대한 얘길 나눴고 실제로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광주시가 그런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두번째 순회공연은 2009년이었고 세 번째는 지난해11월 2일~9일까지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가진 순회공연입니다.


Q. 언제부터 이들과 인연이 됐는지요?


A.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졸업한 후 대구에서 중·고등학교 나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서울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했고요. 제가 ROTC출신인데 첫 직장이 동아제약이었습니다. 한 직장을 20년을 다녔어요. 그러다 조카로 도움으로 벤처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가 DJ시절인데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많은 공을 들일 때였어요. 제 조카며느리가 미스코리아 출신 장윤정입니다. 경북 구미에서 20대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김상훈이 제 조카에요. 이 조카가 당시 아주 잘 나갔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서열 순위 랭킹 20위 정도일 정도로 굉장했죠.


그때 저한테 사업을 한 번 해보라며 현금34억원을 줬습니다. 그래서 동아제약을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창업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기술을 제휴해 레이저로 데이터 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었죠. 우리는 그런 기술이 없으니까 러시아 과학자들을 데려와야 했어요. 15명의 러시아과학자들을 데려와 사업을 하면서 그들에게 참 잘해줬습니다. 아파트도 마련해 주고, 병원에 갈 때는 직접 데려가고요. 주말이면 여행도 함께 다녔습니다. 최상의 서비스를 했던 거죠.


저는 당시 그들한테 우리문화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박물관이나 유적지같은 곳도 데려갔지만 실제 생활을 보여주기 위해 친구 집이라든가 잔치에도 데려갔고, 심지어 4.19탑에 제를 올릴 때도 데려갔습니다. 그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몰랐으니까요. 그러다 제가 등산하는 도중에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바위에서 굴러 떨어진 것인데 순간 모두가 기절한 저를 보고 죽는 줄 알았다고 해요. 깨어나 보니까 너무나 감사하더라고요. 하느님께서 큰일을 하라고 살려주셨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죽을 사람을 살려놨으니까 기쁘게 전진하고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뭔가를 해보자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태어난 이 대한민국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보자고 생각한 겁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러시아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까 그들과 우리가 경제교류를 해나간다는 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문화교류를 해나가면서 그들과 마음의 벽을 허물어야 되겠다는 생각한 겁니다. 벌써 16년이나 됐습니다.


Q. 우리와 그들의 닮은 점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그들의 전통음악은 우리처럼 같은 5음계를 사용합니다. 동양적인 삶의 애환과 정취가 녹아 있어요. 또 우리와 같은 종족이라는 사실입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손님 대접하는 것도 우리와 참 많이 닮았어요. 그들의 전통과 우리의 전통이 너무나 비슷합니다. 언어도 같은 게 참 많습니다. 부지런하고 약속을 잘 지키는 것도 우리와 닮았어요. 서로 닮은 점들이 많다 보니까 믿음만 주면 쉽게 친해지는 특성도 있습니다. 제가 타타르스탄에 가면 꼭 찾아가는 곳이 있습니다. 버스종점에 있는 한적한 음식점인데 20대 젊은이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우리네 포장마차 같은 곳이죠. 음식 값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아주 좋아요. 답답할 때면 찾아가 대화도 나누고 술도 함께 한 잔 기울입니다. 그들에게는 우리와 같은 정서가 있어요. 시골 5일장에서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정이 그들에게도 있죠.


Q. 타타르스탄 대통령을 두 번이나 만났다고요?


A. 그렇습니다. 신뢰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죠. 지난해 11월13일에는 타타르스탄 공화국 대통령 지시로 총리를 포함한 장관 7명도 함께 만났습니다. 한국인인 제가 외국에 가서 그 나라 대통령을 만나고 장관 총리를 만난다는 건 힘든 일입니다. 당시 현지 언론에서 취재를 나왔어요. 그만큼 저를 신뢰해 주는 것 같습니다. 당시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를 만나 식사를 했는데 앞서 10월에 러시아 21개 공화국들이 모여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고 해요. 거기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내렸더니 투자설명회 안내영상에 제 얼굴이 가장 먼저 나오더랍니다. 깜짝 놀랐다고 해요. 기분이 너무 좋았다면서 감사하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11월20일부터 30일까지 한국 미술작가 2명을 타타르스탄에 보내서 미술전시회도 가졌습니다. 그걸 보고 타타르스탄 총리께서 음악하고 미술에 대해 정말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함께 교류해 나가자고 했습니다. 문화교류가 자존심 강한 그들의 마음까지도 스스럼없이 열게 해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Q. ‘상대의 마음부터 열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A.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에 진출해서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대를 모르고 덤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겉모습의 화려한 성공만 보는 거죠. 그러나 외국과의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그들의 문화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외국에다 호텔을 지어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해요. 우리가 러시아를 가볍게 볼 수 있지만 러시아와 우리는 비교가 안 됩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는 러시아의 땅과 자원에 있어요. 언젠가 한 심포지엄에서 제가 발표를 하면서 러시아는 문화와 예술의 나라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 큰 길을 열어놓은 다음에 경제협력으로 가야 한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 참석한 경제인들이 모두 맞다며 박수를 쳤어요. 타타르스탄은 정치, 경제, 문화의 자부심이 아주 강한 나라입니다. 그들을 알기 위해서는 무한한 인내를 필요로 하죠.



Q. 지금껏 사비를 털어서 타타르스탄 공화국 국립전통오케스트라단을 초청했다고 하셨는데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본 적은 없습니까?


A.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원을 받으려고 해요. 개인이 16년 동안 노력했으면 이제는 나라와 나라 간에 교류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교류를 하려다 보니까 다른 사업은 엄두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심이 있어 보이니까요. 이제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은 그들과의 관계가 서로를 믿을 만큼 돈독해졌으니까요.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로드맵도 만들었습니다만, 자금에 대한 어려움은 있습니다. 어떤 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버틴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오죽하면 지인들이 저보고 그들과의 경제교류에 성공하면 위인전에 올려준다고 하겠습니까?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아마 확고한 신념이 없었더라면 못했을 겁니다. 제 나이면 현재에서 안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자산을 털어서 이런 미친 짓은 안하죠(웃음). 그래도 주변에 힘을 실어주는 분들이 계시기에 용기를 내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순회공연에서도 여러 분들이 협조를 해주셨는데 특히 큰 용기와 힘을 실어주신 전남 보성군 이용부 군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최근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업인가요?


A. 일동제약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키코라는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화장품입니다. 현재 타타르스탄 내 여러 백화점에 입점준비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또  ‘2016국제휴먼(미용&건강)올림픽’을 내년에는 타타르스탄에서 개최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현재 타타르스탄 공화국 대통령부인께서 아주 큰 뷰티살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화장품사업 판권도 이분한테 맡기려고 합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앞서 언급했다시피 러시아의 땅과 에너지로 한국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제가 추진 중인 화장품사업을 전개시켜 가면서 에너지 분야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타타르스탄 대통령께서 에너지사업을 해나가면서 종합병원을 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약학박사인 친구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친구는 대형병원에서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며 10년 넘게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서 병원을 짓고 근무도 했습니다. 당시 자료도 받았습니다. 600베드를 수용할 수 있는 병상과 14개과에서 진료할 수 있는 메뉴얼인데 사업계약이 완료되면 거기에 기초해서 타타르스탄에 병원도 지을 계획입니다.


제가 하려고 하는 사업은 ‘마주트’라고 해서 가스, 휘발유, 경유, 아스팔트의 중간에 쓰는 에너지사업입니다. 우리나라는 사용하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에서만 쓰죠. 물론 현재로선 계약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서 분명하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추진이 된다면 우리나라와의 경제교류에도 문이 열릴 거라고 봅니다. 지금껏 제가 다독여 온 문화교류를 토대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쳐갈까 합니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경제가 저는 결국 이런 거라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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