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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한민국, 투자의 나침반을 잃어버리다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저성장·저금리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듯 고착화 되어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7~8%의 성장률을 보이던 70~80년대 국내 은행의 이자율은 20%를 웃돌았다. 게다가 1980년 일부 통장의 이율은 40%를 넘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당시 사람들은 현대인들처럼 경제 상황에 해박할 필요가 없었다. 단지 은행에 꾸준히 저축만 잘 해도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경제 성장률은 3%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를 두고 아웅다웅하고 있으며, 기준금리는 1.25%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거 고성장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지금은 끔찍한 나날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갖가지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지만 식어버린 경제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헤어 나오려 할수록 더욱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불황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에서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 살펴보았다. 

저성장 시대, 불황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구조조정 본격화, 추경 편성, 경제성장률 하락’ 최근 하루도 빠짐없이 뉴스에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밑이 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듯 수십조원을 쏟아 부어도 경기는 쉽게 타오르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지구 반대편에서 터진 브렉시트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면서 우리 경제의 시야를 더욱 흐리게 만들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국내경제 성장에 경고등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세이며, 내수 지갑도 꽉 닫힌 채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부동산역시 공급과잉 우려로 하루가 다르게 둔화 되고 있고, 그동안 상승세를 이어오던 건설투자에도 브레이크가 걸리는 추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잉여 노동력을 끊임없이 생산하고있다.

여러 악재가 겹친 불황의 늪에서 우리는 언제쯤 빠져나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당장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설비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며“제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이 실물경기를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김영익 교수도 쓴 소리를 했다.김 교수는 “하반기에는 2% 중반 수준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소비 중심으로 내수 부진 현상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또 “중국 및 미국 경제 성장 둔화 등이 우리 수출의 마이너스 폭을 줄어들게 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도 거들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하반기 GDP성장률 전망을 2.8%로 하향조정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낮은 2% 수준일 것”이라며 “또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져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경종을 울렸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목소리를 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전히 브렉시트와 유럽발 위기에 우려를 표했고, 일부 기업들은 “글로벌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이 장기화 될 전망이 크다”라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하면서도 향후 성장 경로에 상·하방리스크가 혼재해 있는 형국이라고 점쳤다. 한국은행은 상방리스크 요인으로 ▲확장적 거시정책에 의한 소비와투자 심리가 개선 ▲엔화의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인상 등을 꼽았다. 반면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미국 금리인상과 대외 불확실성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을 지적했다.

안전자산에 쏠리는 관심

‘英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들 “브렉시트, 리먼보다 심각”’어느 국내 경제지 기사의 제목으로 6월24일영국의 EU탈퇴 파급력이 2008년 미국의 리먼 사태만큼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사의 제목처럼 브렉시트는 리먼 사태 이후 잠잠했던 전 세계의 금융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브렉시트 당일 날 영국과 유럽주식은 곤두박질쳤고, 애먼 우리나라는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사태를 맞아야했다. 반면 이렇게 하나 둘 빠져나간 투자자들의 돈은 달러, 엔화, 금,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집중됐다.

안전자산이란 이름 그대로 안전한 자산을 의미하며, 국제적 경제위기가 닥칠 때 마다 전 세계의 돈이 몰리는 비상대피소 같은 곳이다. 안전자산을 구분하는 데는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한 자산 가치가 변동할 가능성이 적다」 「둘째,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결제의무 이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셋째, 국가 채무를 이행 못할 가능성이 적다」. 

반면 안전자산은 시장의 변화에 둔감하며 등락의 폭이 좁다. 이는 곧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투자란 미래에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진 현재의 가치를 내어 놓는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돈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그 어떤 자극보다 강렬하다. 스코틀랜드에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자전거를 탄 채로 우는 것보다 벤츠에 탄 채로 우는 게 더 편하다’라는 속담도 있다.



안전자산 vs 위험자산

영국의 EU탈퇴 이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선진국 국채와 엔화는 가격이 뛰기 시작했고, 특히 엔화는 연초 이후 15.5%가 상승하면서 엔저 전략을 펼친 일본에 위협을 가했다. 본능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투자전략의 철옹성 같은 일본에 쏠렸기 때문이다. 반면 위험한 투자로 꼽히는 신흥국 국채와 주식에도 투기적인 수요가 일어났다. 불안한 만큼 돌아올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또 경제 상황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외 경기가 어중간한 위치에서 자리를 못 잡고있어, 오히려 평범한 투자보다 도전적인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IBK 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동반상승 패턴은 희미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자들이 몰릴 대로 몰린 선진국 국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도 100엔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이후 안전자산에서 추가 가격 상승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상황이 호전돼야 하는데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위험자산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위험자산 가격 상승의 밑바탕에는 미국 금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창 미국금리 인상이 대두되던 작년과 달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위험투자는 늘어났다. 하지만 위험자산 또한 미 금리 대
신 새로운 상승 동력을 요구하는 상태가 되어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전한 곳에서 위험한 곳 바라보기

브렉시트 이전 영국의 파운드화는 달러,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브렉시트 당일만 파운드화의 가치는 8% 하락했고, 한 달 남짓 한 시간 만에 10%가 넘는 폭락을 겪었다. 다시 정상 궤도로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도 현재로서는 희박하다. 반면 영국의 주가는 파운드화와 반대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FTSE100지수는 브렉시트가 발발했던 6월24일 5800선까지 떨어졌지만 2주 만에 10%가 오르며 6,600선을 찍었다. 영국과 함께 큰 타격을 입은 독일 주가가 여전히 저점에서 놀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안전한 곳에서 스릴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서강대 김영익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대부분의산업이 공급 과잉 상태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핵심 기술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 미국의 경제 성장이 순수출을 중심으로 둔화현상이 발생해 달러 가치가 떨어질 가치가 높다”며 달러와 역의 상관관계에 있는 금에 대한 투자 확대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 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도 “리스크가 큰 주식보다 수익은 낮을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 불안한 신흥국 보다는 건실한 선진국 자산에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일렀다. 한편 금과 은의 높은 변동성과 방향성을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들면서 제한된 수준에서 투자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으로 투자를 배분하되 일정 규모 이하에서 금을 편입하는 일이 효율적인 투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의 의미

이제 투자의 의미는 과거와 같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벌이는 모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현명한 투자 없이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제 투자는 모든 사람이 공부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 현재 우리는 안전한 곳에 투자를 해야 할까 아니면 모험을 걸어야 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있다. 모든 투자에는 원금손실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또한 자신의 성향과 여건에 맞는 투자방향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런 지식과 준비 없이 덤벼든 도박성 투자의 말로는 대부분 비참하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새겨두고 곱씹어야 할 것이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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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국 너마저! 국내산으로 둔갑한 수입농수산물 단속
중국산 대구와 미국산 장어, 러시아산 명태 등을 국내산으로 표기해 판매한 음식점들이 적발됐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지난 2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 수입 농수산물 취급 업소 130여 곳을 대상으로 원산지 둔갑 행위 등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8곳의 업소에서 불법행위를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불법행위가 적발된 일반음식점의 경우 대부분 중국산 대구, 미국산 먹장어, 러시아산 명태(황태, 코다리) 등을 국내산으로 표기하고 영업하다 적발됐다. 적발 업체 가운데 재첩국을 제조·가공하면서 국내산과 비교해 2배 정도 저렴한 중국산 재첩을 섞거나 모든 원재료를 중국산으로 사용했음에도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업체도 있었다. 모 업체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중국산 재첩을 국내산과 섞어 10t 규모의 재첩국을 만들어 판매해 4000여만 원의 부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이력을 확인할 수 없는 중국산 양곡류를 대량으로 국내에서 유통한 업체도 다수 적발됐다. 양곡류 도소매업소 6곳은 불특정 다수에게 한글 표시사항이 없는 팥, 검은콩 등 중국산 양곡류 17.5t을 판매해 적발됐다. 이들이 소매업소에 판매한 양곡류의 시가는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