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첫눈이 내리면서 추운 날씨를 보였으나 서울 광화문 일대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집회에 150만명을 포함 전국에 총 190만명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6시에는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복귀하면서 광화문 일대는 촛불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후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무대에 가수 안치환, 양희은 씨가 등장하면서 흥겨운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무대에 오른 안치환 씨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후렴구를 바꿔 부르자 시민들은 크게 환호했고, 양희은 씨가 ‘상록수’등을 부르자 시민들은 ‘떼창’을 하는 등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특히 오후 8시에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의미로 ‘1분 소등’행사가 열렸고, 시민들은 8시 정각이 되자 촛불을 포함해 손에 들고 있는 모든 전등을 끄고 암흑 속에서 ‘박근혜 퇴진’을 1분간 외쳤다.
1분이 지나자 시민들은 일제히 촛불을 켜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서울 중구에서 왔다는 이광민(남, 28세)씨는 “지난 3차, 4차 집회도 참여했었는데, 오늘 1분 소등 행사는 정말 대단했다”면서 “1분 소등의 경우에는 전국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도 이 행사에 참여해 우리들과 마음을 같이 했길 바래본다”고 말했다.
‘1분 소등’ 이후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에 나섰다. 일부 시민들은 횃불을 손에 들고 행진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최수호(남, 44세)씨는 “오늘 집회에 아들과 처음 나왔는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 것이 대단하다”면서 “아들에게 민주주의를 보여주기 위해 나왔는데, 하루빨리 민주주의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진에는 지난 행진때 제한된 내자동로터리를 지나 통의로터리까지 행진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지만, 큰 충돌없이 평화롭게 집회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