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종합병원 화장실에서 이모(56)씨가 농약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나 다음날인 11일 오후 4시쯤 숨졌다.
이씨는 자살 직전 아내에게 내가 죽거든 유서에 남긴 대로 처리해달라는 휴대폰 문자를 남겼다. 이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 여러 장에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사기도박에 걸려 재산 27억원을 날리고 빚까지 져 고통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씨가 남긴 유서에는 사기도박 관련자 등 1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이 가운데 4명 가량으로부터 사기도박을 당해 고통을 받았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도박으로 돈을 잃은 후 돌려받은 돈 가운데 일부와 사기도박에 쓰였던 화투의 존재를 아내에게 알려주면서 검찰에 고발해 사기도박 가담자들을 처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씨가 아내에게 증거물로 남긴 화투는 채색 안경을 쓰고 뒷면으로 앞면을 알아낼 수 있는 일명 렌즈도박에 쓰는 ‘특수화투’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기도박 사실 관계는 유족이 검찰에 고소장을 낸 다음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