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획


〔일상의 경제학〕 돼지 농장에서 생긴 일(2)

 

돼지우리를 온돌방으로 만들다

 

돼지우리 한 동을 지으면서 그는 돼지와 3달 동안 같이 생활한 셈이었다. 그 사이에 그는 돼지와 사람의 공통점을 비교하고 비교하면서 돼지나 사람이나 똑같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신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람이 먹는 것을 돼지가 못 먹는 게 없었고, 돼지가 먹는 것을 사람이 못 먹을 게 없었다.

 

이목구비는 비록 모양이 다르지만, 사람이나 돼지나 똑같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었다. 돼지가 새끼를 낳으면 사람들은 아기를 낳았고 사람이나 돼지는 종류에 따라서 몸무게까지 비슷하다는 데까지 이르자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돼지와 사람이 다른 게 있다면 그건 팔을 쓰느냐 아니냐였다. 사람은 두 팔을 쓰지만 돼지는 네 발을 사용한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사람이 두 팔을 가지고도 일을 하지 않는다면 돼지와 똑같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돼지가 두 다리를 팔처럼 사용했다면 사람이 돼지로부터 지배받는 세상이 될 뻔했다고 동물 농장 같은 상상을 하곤 했다. 이런 생각을 모으고 모은 그는 돼지도 사람처럼 겨울이 되면 따뜻하게 해 주고, 가끔 목욕도 시켜야 하며, 여름이 되면 돼지우리를 시원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확신을 굳혔다.

 

그래서 그는 돼지우리를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사람이 사는 방처럼 만들어 볼 작정이었다. 그의 생각은 돼지 농장의 사장이 후원하고 있었으므로 돼지 농장의 직원 누구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밀어붙일 수가 있었다.

 

 

그는 돼지우리 천장에 자동으로 온수가 나오는 스프링클러(sprinkler)를 달았다. 여기에 연탄보일러에서 나오는 온수를 연결하고 타이머를 달아 돼지들이 정기적으로 목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샤워시설에 설치된 우리로 들어온 돼지들은 신이 난 듯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돼지들은 성장 속도가 주먹구구식으로 지어놓은 곳에서 자라는 돼지들과 다르다는 것을 관찰한 뒤 이를 사장에게 직접 보고했다.

 

“사장님이 아시다시피 이 농장의 2만 마리 돼지 중 매일 200마리가 마장동으로 팔려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은 돼지우리에서 크는 놈들은 겨울에 얼어 죽지도 않고 다른 우리에 있는 돼지보다 성장 속도가 무려 보름 이상 빠릅니다. 보름 동안 먹일 사료비가 절약되는 것이지요. 이걸 돈으로 따져 보면 장난이 아닙니다. 돼지우리를 전부 새로 바꿔 돼지의 성장 기간을 보름씩만 단축한다면 공사비는 금방 빠질 것입니다. 전체 공사를 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제 생각입니다.

 

사장은 그의 말이 옳다고 수긍했지만, 전체 돼지우리를 다시 짓는 일은 농장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었기에 바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그를 보는 사장의 눈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특히 똑같은 돼지를 놓고 보는 눈이 다른 그의 말이라면 뭐든지 우선 고려사항이었다. 자신의 친척인 농장 관리인의 말보다 그의 말을 더 신뢰하기 시작한 거였다. 그런데 그가 만든 돼지우리의 문제가 발생했다.

 

더운물로 가동되는 스프링클러 때문에 돼지우리 천장에 습기가 차기 시작한 거였다. 그는 임시방편으로 환기통을 제외한 천장을 막아 비닐로 막아 물기가 천장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였는데 웬걸 돼지우리 밖 날씨가 춥다 보니, 돼지 농장에 살던 수백 마리의 쥐들이 총출동해 환기통을 타고 천장에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덮은 비닐 속으로 파고 들어와 눈으로 셀 수 없을 정도의 쥐들이 천장에서 우글대는 거였다. 이 소식은 곧바로 사장에게 보고 됐다. 쥐가 들끓는다는 소리에 어이가 없어진 사장은 그를 불렀다.

 

(다음 편은 현상금을 걸고 쥐잡기 운동을 벌이고 힘센 돼지를 속여서 마장동으로 보내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html?no=35571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