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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DMZ 가는 길에 임진강 붕어빵 카페(4편)

[소설] 생태농업회사 이야기-3

(줄거리 요약)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가장 가보고 싶어 한다는 DMZ. 그곳으로 가는 길에서 동쪽으로 1킬로(km) 정도 떨 어진 임진강변에는 식물성 발효퇴비로 산속의 부엽토에 가까운 원시의 흙을 만들어 팥 농사를 짓는 생태농업회사가 있다. 팥은 몸의 부기(浮氣), 노폐물 제거, 항당뇨, 그리고 항산화 건강에 좋은 최고의 식품으로 이 회사는 자연산 팥을 원료로 건강 팥소를 만들어, 화덕에 구은 붕어빵 등 각종 K-food 팥 제품을 만들고, 이를 누룽지 커피와 함께 팔고 있는데 DMZ를 방문했던 외국인들 에 의해 SNS에 소개되면서 이곳은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가 되어가고 있다. 더구나 이 회사는 도시 청년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인 건비 외에 다른 생산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생태순환농업’을 완성해 가는 미래의 농업 현장으로서 방문객들로 넘치고 있다.


H사 직원 3명과 나는 똑같이 소리쳤다.

 

“와, 진짜 자 연산 뱀장어다!” 직원 하나가 통발을 들어 올렸다. 똬리를 풀면 60cm는 됨직한 굵기가 지게 작대기만 한 녀석의 몸통을 손으로 툭 툭 건드려 보았다. 이미 스트레스를 받아 끈적이는 뮤신을 잔뜩 분비해 놓은 녀석은 몸을 더 움츠렸다. “불쌍해 보여, 어쩌다가 재수 없게…. 우리한테 잡힌 거 야?” 내가 먼저 말을 꺼내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던 가뭄이 극심했던 어느 해인가, 고향 저수지의 제방 부근만 제외하 고 물이 바싹 말라 톱을 들고 뱀장어를 잡았던 일을 직원들에게 들려줬다.

 

“40년 이상 이 저수지에서 살아온 엄청난 크기의 월척 붕어, 팔뚝 만한 뱀장어, 민물게 등 온갖 물고기가 제방에 남은 물에 모여 정말 물고기 반 물 반이었어. 수를 셀 수 없는 물고기들이 마지막 호흡을 위해 머리를 쳐들고 입을 뻐 금대고 있었지. 투망, 족대 등을 가져온 수백 명의 면(面) 주민들이 닥치는 대로 잡아내 지게로 물고기를 실어 날랐어.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뱀장어는 수면 위로 머리를 내 밀었을 때 톱으로 내리치면 기절해서 수면 위로 떠올랐거든. 어렸던 나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척 아저씨에게 얻은 뱀장어를 여러 마리 집으로 가져와 아버지와 함께 숯불 화로에 구워 먹었어. 물고기의 씨를 말렸으니…. 인간이 참으 로 잔인하단 말이야” 1990년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을 하나로 잇는 1,841m의 금강 하굿둑이 건설되면서 지금 내 고향 저수지에서는 뱀장어의 씨가 말랐을 것이다. 아니 소멸했을 것이다.

 

멀리 필리핀 해구(海溝)에서 태어난 뱀장어 치어들이 금강으로, 다시 금강의 지류인 우리 면(面)을 흐르는 금천을 따라 고향 저수지까지 올라올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서 강이나 민물에서 8년~15년 정도 살다가 바다로 가서 산란하고 죽는다.

 

그래서 뱀장어는 댐이나 장애물이 막혀 있으면 바다로 갈 수 없는 데다 새끼도 어미가 살던 고향의 하천으로 돌아올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뱀장어는 새끼인 흰 실뱀장어(약 5~8cm)가 강을 타고 어미의 고향으로 오르기 시작할 때 뜰채로 잡아서 양식을 하는 데 짧게는 8개월간 키워 소비자에게 공급된다고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직원 하나가 끼어들었다. “그럼 우리가 잡은 뱀장어는 뭐지? 양식장에서 탈출한 건 가?”라고 내게 물었다. “그럴지도 몰라”라고 하면서 내가 말했다.

 

“몇 년까지만 해도 임진강 지류인 문산천, 공릉천에서 매 년 2~4월에 임진강 하구에서 올라오는 어린 치어를 대형 그물로 잡아 양식장에 공급했으니까. 여기 오다가 보면 임진강 장어집 간판을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그래서지. 그런데 요즘은 실뱀장어가 해괴한 생명체 ‘끈벌레’ 때문에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거야.” “끈벌레가 뭐야?” 직원이 물었다. “지렁이처럼 생겼는데 끈 같다고 해서 붙은 해괴한 생명체지.

 

중국 양쯔강 하구에서만 산다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임진강에서만 발견됐어. 이곳 어민들은 행주나루터에서 6km 정도 떨어진 상류에 서울의 하수를 처리하는 서남물 재생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방류하는 하수 때문에 수질이 악화돼 생긴 게 아니냐고 믿고 있어. 심야 시간만 되면 방류하는데 거기에서 화학제품이 정화가 안 되고 흘러나 와서 그런 거 같다는 거야. 척추가 휜 물고기가 잡히고, 마늘에 고춧가루를 팍팍 넣고 끓여도 물고기에서 화장품 냄새가 나서 못 먹는다는 거지.” “그럼 끈벌레가 실뱀장어를 잡아먹는다는 건가?” 또 다른 직원이 처음 듣는 소리라는 듯이 물었다.

 

“그건 아니야. 끈벌레는 다른 고기와 닿으면 독성이 있는 점액질을 분비하는데 그물에 끈벌레와 함께 잡힌 실뱀장 어는 점액질 때문에 하얗게 굳어 폐사하는 거지” “야,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운이 무지하게 좋은 놈이네” 직원들이 뱀장어를 다시 보면서 말했다.

 

어민들의 그물을 용케 피해 이 정도로 크게 자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더구나 임진강 물고기에서 화장품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은 모두는 충격을 받은 듯했고, 귀가 개운치가 못했는지 모두가 귀를 만지면서 말했다.

 

“그냥 놓아주지 그래” 직원 한 사람이 제안했다. “그래, 그게 좋겠어, 지금 뱀장어를 구어 먹을 준비하기도 귀찮고….” 다른 직원이 방생에 고개를 끄덕였다.

 

뱀장어를 방생하고 컨테이너 숙소로 돌아온 나와 직원들은 업장(業 障) 하나가 소멸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매운탕, 장어 구이가 아니면 어떠랴, 우리는 큰 솥에 라면을 여러 개 끓 여 찬밥에 말아 맛있게 같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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