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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5대 시중은행장 올해말 임기 만료… 금융사고가 연임 발목?

횡령·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잇따라 ‘경영진 책임론’ 불가피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부통제 강조... “금융 본질은 신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의 임기 만료가 2~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기 동안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연임과 연계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부터는 지주사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임기 만료일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5대 시중은행 행장이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이달부터 차기 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된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이르면 11월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인 8조2505억 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실적 외 부문에서 연임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그간 반복적으로 은행에 책임경영과 내부통제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배임 등 금융사고 금액이 2,2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135건에 이른다. 임직원 횡령이 7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기(34건), 업무상배임(16건), 도난·피탈(9건), 유용(4건) 순이었다. 전체 피해금액은 2,286억 원이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과 하나가 각각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농협(25건), 우리(24건), 신한(22건)이 뒤를 이었다. 피해금액으로 보면 우리(1,045억 원)가 가장 많았으며, 국민(666억 원), 농협(366억 원), 하나(144억 원), 신한(66억 원) 순이었다. 피해금액이 가장 큰 사건은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직원이 인수·합병(M&A) 관련 계약금 예치 계좌에서 626억 원을 횡령한 건이다.

 

●실적은 좋은데... 은행사별 '내부통제 책임' 연임과 연계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거취 문제는 이 중 최대 관심사다. 우리은행에서는 올해 들어 100억 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의 매니지먼트(경영진)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우리금융 경영진도 금융사고와 관련해 깊은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며 “경영진 거취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사들이 조 행장의 연임이나 교체도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까지인 만큼 이사회에서 당장 그의 거취 문제는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사전검사에 착수한 금감원은 다음 달 7일부터 11월 하순까지 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 검사가 종료되더라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수개월이 소요된다. 부당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도 현재 우리은행 전현직 직원 등을 조사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연이어 금융사고 발생했다. 올해에만 10건의 금융사고가 있었으며 수시공시가 이뤄진 금융사고도 4건이다. 이 중엔 3월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적발했으며 5월에는 51억원, 10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등이 드러났다. 8월에도 117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잇따른 금융사고에 이석용 은행장은 국정감사 증인 목록에 포함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다. 올해 3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했으며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마무리된다는 점도 은행장 인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판매 손실 규모가 가장 컸지만, 자율배상 등이 이뤄지면서 이슈가 마무리됐다. 단, 올해 100억원 이상의 대형 배임사고가 3건 발생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올해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가 없어 내부통제 관련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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