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주가가 29일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 예고됐음에도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1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고려아연은 전날보다 18.60% 오른 154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초반 2.61% 강세로 시작한 주가는 장중 오름폭을 키운 끝에 역대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지난 23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한 주가는 이 기간 무려 76.54%나 폭등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시가총액 31조9,452억원을 기록, 신한지주(28조8,826억원)와 POSCO홀딩스(28조6,293억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9위에 올랐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로 고려아연 주식 장내 매수 경쟁이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은 지분 차이가 약 3%p에 불과하며 어느 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도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 대책 논의를 위해 오는 30일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약 1.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의 지분차는 1.5%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진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고려아연에 대해 '투자경고 종목' 지정을 예고하고 이틀 연속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의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경고 종목은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으며 매수 시 위탁 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한다. 이후에도 추가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으며 투자위험 종목 지정 당일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