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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윤석열 파면 이후 새로운 과제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드디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직 파면을 선고했다. 선고 내용은 예상했던 수준보다도 더욱 엄정하고도 단호했다. 민주주의 원칙과 기준점,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명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의 내란 사태 이후 나라 곳곳에서 분노와 갑갑함, 상처난 자존심에 마음 아파하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큰 소리로 승리를 외치고 축하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내란 사태는 인류 공동체가 수천년 동안 시행착오를 통해 차근차근 발전시켜온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었던 만큼 윤석열 파면은 민주주의의 승리기도 하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온통 승리로만 인식하는 것에는 상당한 걱정과 우려감이 들기도 한다. 어떤 기쁨에 겨워 주변에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면서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경험하는 상황이 인간의 삶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당시 행사장 무대에는 새로운 정부 출범에 대한 감격과 흥분이 가득 찼다. 취임식장 주요 인사 중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감정 표현이 과도한 편이었다. 그녀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웃으면서 환희와 기쁨을 절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찬 바이든 취임식장은 바로 며칠전인 1월 6일 바이든에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폭도로 변해 난동을 부리던 국회의사당 바로 그곳이었다.

 

의사당 난입 사건은 미국 민주주의 처참한 패배를 의미하는 사건이었고, 미국 정치 양극화의 폐단이 폭력적으로 나타난 비극적 장면이었다. 그런 곳에서 2주일 만에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통령의 함박웃음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경건한 표정이 오히려 적절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트럼프를 지지하고 바이든을 반대했던 미국의 보수 진영 국민 중에서도 대선 결과를 수용하고 새로운 통합과 발전을 위한 바이든 정부 정책에 동참하는 사람도 생겨났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웃음을 참지 못한 해리스의 표정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인에게는 경멸과 모욕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그들이 느낀 적개심은 4년 뒤 선거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만약 그 때 정치 양극화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마음을 갖고 그런 마음을 표현했다면 카멀라 해리스는 2024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자가 됐을 수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확정으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적이 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처음 공개한 청와대 사진을 보면 주요 비서관들이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 커피 한잔씩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그 사진은 정말 멋진 작품이었다. 그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 사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에 대한 모멸과 수모라는 또 다른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아마도 당사자들은 몰랐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사진을 보고 한국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복수를 다짐하고 결국 5년 뒤 윤석열을 그들의 후보로 옹립하고 대선 승리를 쟁취했던 것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한 사진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크게 갈라진 민심이나 국가적 자존심 등을 고려해 국민 통합을 위한 진지한 참모회의 장면이었다면, 그리고 대통령 메시지가 정권 장악 과시가 아니라 국민 통합을 위한 진지한 노력으로 잡았다면 5년 뒤 정치 경험이 전무한 독재자 스타일의 검사 출신인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가 됐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설사 대선 후보가 됐더라도 0.7% 격차로 승리하는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중대한 정치 고비에서 승리에 해당하는 결과를 얻은 쪽은 반드시 패배에 해당하는 결과를 받아든 국민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너그러운 마음을 표현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오히려 승리를 제도화해서 다음에도 승리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략적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선 사례를 참고하면 통합이다. 현직 대통령 내란 사태를 놓고 갈기갈기 찢어진 국론을 차근차근 다듬어서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에 대해 과도한 모욕을 안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국민 통합을 위해 비난을 자제한다는 것이 이번 내란 사태 과정에서 나타난 민주주의 취약성을 보완하는 노력까지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될 수는 없다. 오히려 반대다. 이번에 확인된 취약한 요소는 철저하게 고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챙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보수 진영 전체를 모욕하는 과잉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군 장성들이 불법적, 위헌적 비상계엄 명령을 받고 자신이 지휘하는 부대원들을 계엄 임무에 투입했다. 이 부분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에 또 다시 대통령 지시를 어길 수 없다는 이유로 국회의원 체포를 위해 무장 병력을 국회에 출동시키는 군 장성을 보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군 전체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발언은 하지말아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태 과정에서 일부 군 지휘관은 위헌적 계엄에 참가했지만, 그들의 명령을 받은 젊은 장병들은 의도적으로 임무 수행을 느리게 진행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내란 진압에 공을 세웠다. 처벌은 잘못을 저지른 일부 군 지휘관을 정확하게 겨냥해야 하고 다른 요소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윤석열 내란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윤 전 대통령 자신의 어리석음과 오판, 망동으로 정리될 수 있지만, 정치 양극화도 중요한 배경이다. 한국에서는 2007년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정치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고, 이후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진영 논리가 만연한 상황이 전개됐다. 정치 문화가 저급하고 위험한 수준으로 구성되면 진영 논리 활용에 특화된 저급한 야심가들이 정치를 주도하게 된다. 모두가 같이 망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윤석열과 그의 참모들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당장은 윤석열이 파면됐으니 한숨을 돌렸지만, 정치 양극화가 존재하는 한 그런 엉터리 인간들이 다시 정치 무대를 주도하는 상황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정치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은 우리 사회에 예의범절에 대한 존중이 다시 중심적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문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다.

 

윤석열 파면은 우리 국민 다수가 원하는 일이었던 만큼 분명히 국가적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헌법재판소가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국가적 혼란을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차단할 정도로 윤 전 대통령 내란 행위를 통렬하게 규탄한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이다. 다만,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대통령이 내란을 주도하는 일이 재발되지 않으려면 정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과 공존할 수 있다는 다짐을 확인해야 가능한 일이다. 국민통합에 이어 정치 양극화 해소, 위대한 민주주의 확립, 멋진 대한민국을 원한다면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축하하되, 그를 지지했던 국민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실천 가능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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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尹 탄핵' 대환영..."이제 검찰·극우 내란세력 척결"
"사필귀정(事必歸正)이요, 사불범정(邪不犯正)이다." 헌법재판소가 마침내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파면을 선고를 하자 한국노총을 비롯한 경실련, 참여연대, 공무원연맹, 공공단체 노조,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국민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이번 결정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확인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공무원연맹은 "공무원 노동운동을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한국노총과 함께 이번 사태를 국가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과 공직사회 발전의 계기로 삼을 것을 다짐하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헌정 질서를 지키는 일에 국민과 함께 앞장서 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참여연대 역시 "윤석열 파면은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으로 가는 첫걸음이다.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일부 판사와 검찰의 협잡과 합작으로 석방된 상태다"며 "검찰과 법원은 윤석열을 재구속하고 처벌하여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남아 있는 내란 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한국노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