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양국은 제주에서 고위급 통상 협상을 시작하며 통상 이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달 24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2+2’ 회의 이후 약 3주 만에 이뤄진 후속 협의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됐다.
양국은 APEC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 상호관세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통상 쟁점을 두고 협력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15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주에서 그리어 대표와 면담하고, 양국이 직면한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면담은 한미가 사흘에 걸쳐 이어가는 고위급 통상 협의의 일환이며, 16일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그리어 대표 간의 양자 회담이 예정돼 있다.
그리어 대표는 또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고위 관계자들과 별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조선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군함 및 상선 건조, 정비·보수·유지(MRO) 분야를 포함한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서 한국이 예외를 받을 수 있도록 산업 협력을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논의를 통해 한미 간 조선업 협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APEC 회의 계기를 활용해 한중 간 양자회담도 열렸다. 정 본부장은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과 만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 대한 후속 협상과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양국이 APEC 같은 다자 체제를 통한 협력과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협의에서 한미 양국은 상호관세, 경제안보, 투자 협력, 통화 정책 등 폭넓은 분야에서 실무 차원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협상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