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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북한 구축함 진수식 사고와 북한 행태 분석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구축함이 진수되는 과정에서 함미가 먼저 미끄러지면서 선체가 균형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였는데도 재앙적인 실패가 발생한 것이다. 엄중한 실패가 발생한 것도 특이한 상황인데, 관영 매체가 이 상황을 보도한 것도 이례적인 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북한 체제의 허약함이나 김정은 체제의 위기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 섣부른 해석은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다. 북한에서 발생한 사안을 이해하려면 언제나 신중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엄중한 사고가 났다고 해서 북한 체제가 흔들린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한 비약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된 2011년 12월 이후 국가적 차원의 실패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체면 손상으로 보고 이를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게 매체를 통해 사실 관계를 알리고 이를 수습하는 모양새를 강조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춰왔다.

 

2012년 4월 은하 3호 로켓 발사 실패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북한은 발사에 실패한 사실을 비교적 신속히 언론에 공개했고, 같은 해 12월 두 번째 발사를 성공시킨 뒤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실패를 숨기기보다는 극복 의지와 성공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유도한 것이다. 

 

2016년 전후에도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서 잇따른 실패가 있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화를 내기보다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독려하면서 미사일 엔진 개발을 지속했고, 결국 백두산 엔진 개발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김정은이 실패를 숨기기보다는 ‘실패를 이겨낸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선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4년 7월 압록강 하구 지역의 대홍수 당시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홍수 피해 상황을 보여주고, 관련 책임자를 경질하면서 ‘책임지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 이번 구축함 진수식 실패도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실패를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이 현장에서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내외에 전달하고자 했을 수 있다.

 

둘째, 북한이 실패를 공개하는 상황에서 언론 자유가 확대되거나 북한 체제 내구성이 강화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정반대 방향에서 무리한 해석이다. 북한의 언론 매체 통제는 여전히 철저하며, 언론 노출은 지도자의 위신 강화나 군사력 과시 등 전략적 목적에 따라 매우 정교하고 선택적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2023년 9월 진수된 ‘김군옥 영웅함’은 핵추진 잠수함이라고 소개됐지만, 외형이나 기술적 정황으로 보아 진정한 군사적 전력이라기보다는 선전용으로만 사용되는 무기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에 군 인력을 파견했다는 사실을 6개월 이상 지나서야 뒤늦게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후 맥락과 전략적 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셋째, 과도한 선입견을 배제한 이후에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강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는 재래식 군사력에서 남한과의 격차를 핵무기로 보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을 국가 발전에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다시 재래식 무기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구축함 진수식도 그 흐름의 일환이다. 이는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모순적인 행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절대무기라고 하는 핵무장 완성 이후에도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나의 시나리오는 실질적인 안보 계산에 따른 접근이다. 북한은 핵무기만으로는 남한에 대한 실질적 위협 수단이 제한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국지전이나 한반도 비핵화 이후 전개 상황에 대비해 재래식 전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핵무기를 통해 절감하고자 했던 국방비를 다시 대규모 재래식 전력에 투입하는 모순이 발생하며, 경제난 속에 국가 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가능성으로 무기 자체의 실효성보다 대내외 선전 효과를 중시하는 계산이다. 구축함이나 잠수함 등 겉모습만 갖춘 무기 체계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권위를 강조하고 남한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 황당한 기만술이지만, 영리한 접근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기가 실제로는 정상 작동하지 않고 북한 군 내부에서도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이 확산한다면 북한 체제 신뢰성과 군 조직의 사기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내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전략이다.

 

북한의 진수식 실패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이 실수를 했다고 해서 조롱하거나, 반대로 위협을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은 모두 감정적인 대응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정무적 해석이 개입된 억측이나 희망적 사고는 정확한 정보 분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북한의 언행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정교한 시나리오 분석과 진지한 정책 대비에 집중해야 한다. 

 

정보 분석 역량과 대응 전략 마련은 군사력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 자산이다. 북한의 무기 개발 실패라는 극적인 상황을 맞아서 북한 매체가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 차분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북한의 전략과 대외 메시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더욱 안전해지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도 더욱 호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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