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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콤포지션 경제학(29) 빅 테크 플랫폼 기업들과의 반독점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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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지난 9월 15일 한국의 공정거래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2천7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유럽에서 자사의 보이스 어시스턴트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디바이스 메이커들에게 강요했는지를 조사받을 것이라고 한다.

 

구글은 지금까지 EU로부터 반 트러스트 법 위반으로 2017년, 2018년, 2019년 연속 세 차례에 걸쳐 95억 달러의 과징금이 징수됐다. EU의 과징금은 글로벌 매출액의 10%를 매기기 때문에 금액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은 1년 수입이 6백억 달러 넘는 빅 기술중심 기업이기 때문에 수년간의 소송을 통해 과징금을 낮추고 새로운 항변 논리도 개발해 가면서 규정을 피해갈 기술도 개발하는 기회로 삼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EU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스 어시스턴트 디바이스는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다. 보이스 어시스턴트 시장은 2020년 42억 달러에서 2024년 84억 달러로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시장 리서치 기업인 스타티스타가 전망하고 있다. EU 당국은 인터넷 디바이스 업체들에 구글로부터 사전에 구글 어시스턴트 를 설치하도록 강요하고 경쟁사의 것들을 배제하도록 했는지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 고민 깊어져

 

한국 공정위의 심의 결과는 과징금보다 시정명령이 더 주목 거리다. 시정명령이란 디바이스 메이커들에게 안드로이드의 변형 OS를 개발하지 못하게 하거나 배포하지 못하도록 한 파편화 금지계약(AFA, AntiFragmentation Agreement)의 강제 체결을 금지한 명령을 말한다. 한국 정부는 또 9월 14일부터 구글과 애플에 대해 자사 결제방식만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두 조치는 구글과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의 변경을 요구한 셈이다. 심지어 터키 당국은 2020년 4월, 구글에 자사의 유리한 검색결과가 나타나지 않도록 요구하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즉 자사 관련 사이트를 상위에 노출되게 하는 것은 경쟁사에 불공정하다는 논리다. 이처럼 애플과 구글은 지금까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게 만들어줬던 비즈니스 모델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해답이랄까, 새로운 혁신 방안을 내놓아야 할 변곡점에 처해 있다.

 

한때 혁신기업도 왜 혁신을 안 하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한때 윈도우에 익스플로우 브라우저 끼워 팔기로 오랫동안 반독점 소송에 시달린 바 있었다. 지금 구글과 애플은 MS의 전철의 밟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카카오도 단기간에 혁신 회피의 함정에 빠진 것 같다. 핸드폰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 메신저는 구글의 검색 엔진, MS의 윈도우처럼 혁신의 대명사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큰 성공을 거둔 뒤에 사내의 수많은 수익 모델 아이디어 중에서 쉬운 것을 선택하고 외부의 수익 모델들을 모방하게 되는 것 같다.

 

또 유력한 경쟁자들을 따라잡거나 새로운 경쟁자들을 내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란 것도 결국 초심을 잃어버리고 힘든 길을 기피하는 대신 쉬운 길을 가고자 하는 인간 본성의 약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네트워크 선점 내지, 네트워크 독점효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손 안의 만능 컴퓨터 역할을 하고 있는 핸드폰의 운영체제인 OS는 구글과 애플이 양분 하고 있다. 이들의 기술과 그 기술의 업데이트 관리기술 덕분에 거대한 글로벌시장을 두 개의 시장으로 통일했다.

 

사실 통일된 시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돈된 질서로 유지하고 새로운 앱들을 올리는 장을 마련해주고 해킹을 방지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 구글과 애플 외에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해 글로벌시장을 사분오열 나누는 것이 과연 개발자와 고객들에게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한국 규제 당국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시장 진출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법을 제정하고 정책을 추구 해야지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 도 고려하는 진중한 자세가 필요한 듯하다.

 

지난 8월 31일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애플의 인앱 결제 방식은 국내법상 불법이 된다. 유예 기간이 끝 나면 시행에 들어가고 애플이 장기간에 걸쳐 소송을 벌일 터인데 그 사이에 국내 앱 사업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애플 사업의 입장에서 보면, 인앱 결제와 엄격한 심사와 관리는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애플은 인앱 결제 수 수료로 30%를 떼 가는 만큼 애플 생태계 내에 유통되는 앱에 대해선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일종의 프리미엄 생태계를 유지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한국 법대로라면 애플 결제 수수료는 낮추고 심사도 관리도 느슨하게 하라는 얘기인데, 애플로 하여금 프리미엄 생태계의 포기를 압박하는 셈이다.

 

애플이 앱 마켓 시장을 처음으로 만들고 글로벌시장을 구축한 공로가 있다. 구글이 애플에 뒤이어 안드로이드 무료 사용 모델로 애플 프리미엄 생태계와는 차별화되는 시장을 만들어 냈다. 애플과 구글이 동일한 정도로 수수료를 낮추고 심사와 관리 기준을 이전과 달리 완화하면 두 생태계 간의 차별화는 사라진다. 무엇보다 생태계가 수준별로 차별화 안 되고 어중이떠중이 함량 미달, 캐릭터 불분명한 각종 앱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네트워크 긍정 효과도 있지만, 네트워크 부정 효과라는 것도 있다. 플랫폼은 아무리 독과점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나름대로 큐레이션 하지 않으면 한 마디로 ‘쓰레기 집 산지’가 된다.

 

애플과 구글 생태계 간 차별화가 없어지면 아마존, MS, 또 다른 글로벌 플랫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리되면 국내 앱 사업자들이 이전에는 두 군데만 등재하면 됐지만, 그때부터는 아마존, MS 등 규모가 있는 글로벌 플랫폼의 문을 다 두드려야 하고 심사도 관리도 받아야 한다. 아마도 수수료는 비슷하겠지만 조건은 조금씩 다 다를 것이다. 이와 같이 여러 개로 분할된 플랫폼의 등재 및 관리 업무가 굉장히 성가시게 되고, 그것은 한국과 같은 비 영어권 사업자들에겐 또 하나의 시장진입 장애 요인이 될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에 별도의 플랫폼 생태계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 되려면 우선 자국 시장의 규모가 커야 가능하다. 아시아에선 중국 기업들밖에 없는데, 국가가 모든 데이터를 통제하고 중국어 라는 한계 조건 때문에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럽도 역사적 이해관계와 언어도 복잡해 단일한 생태계를 만들기에는 매우 불리하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국 플랫폼 기업만이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기능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에 대한 섣부른 규제는 자칫 화부를 수도

 

오늘날 카카오와 쿠팡, 네이버의 문어발 독점을 비판하는데, 이들 플랫폼 시장이 생기기 이전을 생각해 보자. 과거에 농민들은 생산한 농산물을 중간상인들에게 헐값에 넘기거나 직접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도 거래하는 시장에만 팔았다. 지금은 플랫폼을 통해서 전국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중간상인도 없고 외상 거래도 없어졌다.

 

골목상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 대상이 아닐 것이다. 골목상권일수록 플랫픔 기업이 진입함으로써 기존의 낡은 룰과 관행을 쇄신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골목상권이야말로 혁신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플랫폼의 혁신성이 도입돼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규제 당국은 어느 일방의 이야기만 듣지 말고 전문가 그룹을 신속히 구성하여 면밀하게 시장 현상을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 혁신성이 발견되면 상생할 방안을 모색하고 합의를 주선하는 선도적 규제행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부동산정책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줬 듯이 정치적 선전과 이념적 편견에 사로잡힌 나머지 ‘무지한’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주목되는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과의 협력 모델

 

국내 플랫폼인 11번가가 아마존 직구를 유치해 8월 31일 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 간의 협업 모델은 국내 공급자와 소비자들에게 글로벌시장으로 접근로를 넓힌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아마존도 직접 진출에 따른 규제 리스크와 현지 경쟁 사업자들과의 마찰을 피한다는 면에서 새로운 모델로서 앞으로 그 추이를 지켜볼 만하다. 규제 당국은 국내 플랫폼 기업과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공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인앱 결제 금지법 통과에 이어 구글에 대한 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가 한꺼번에 이뤄졌다. 미국 의회에도 관련 법안이 상정됐다고 하나 다 통과되는 것도 아니고 현재 안 그대로 통과되지도 않는다. 단일한 글로벌 플랫폼 시장의 혜택을 어느 나라 보다 많이 받는 우리나라가 앞장서서 규제법안과 정책을 펼 것 까지는 없다고 본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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