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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 겨울 추위에 활짝 핀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

‘감꽃이 피었습니다’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는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외남면 지역민들의 따뜻한 정이 담긴 축제이다. 올해 4회째 열린 이번 축제에는 전국에서 약 20만 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시 외남면민들의 훈훈한 정과 발에 땀이 나도록 뛰는 상주의 일꾼 정재현 시의원이 만들어 낸 걸작 ‘감꽃이 피었습니다’ 축제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가 지난 해 12월24일~28일까지 5일간 세계 유일의 곶감박물관이 있는 상주시 외남면 곶감공원 내 곶감박물관에서 개최됐다. 특별한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이번 축제에는 지역의 초등학생에서부터 주부모임, 이장협의회, 내빈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정재현 상주시의원은 이번 축제가 “하늘 아래 첫 감나무에서 태어난 감 아씨가 많은 병충해를 이겨내고 성장해 시집가서 잉태한 감을 가지고 곶감을 만들어서 임금님께 진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예종실록 제1지 2권, 즉위년 서기1468년 음력 11월13일의 진상기록에는 상주곶감을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지금으로부터 550여 년 전 임금님께 진상하기 위해 상주에서 곶감을 운송했을 정도로 이 지역의 곶감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올해 갑자기 상주시가 곶감축제를 하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정 의원은 “시에서 개최하는 축제에는 예산을 투입해 언론플레이를 했지만 이번 축제는 예산이 없다 보니 오직 정직성하나로 축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축제 첫날 전국에서 3만 여 명이 몰리는 걸 보면서 너무나 벅차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는 정 의원은, 앞으로 곶감에 대한 역사적인 스토리를 담은 지역민들의 소박한 마음과 세계 최초의 곶감박물관에서 곶감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는 농식품부에서 2천만원을 지원하고 상주시가 4천만원, 그리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의 농가들이 각각 부담하며 매년 열어 오고 있다.

역사·전통·문화를 담아 낸 축제


그 옛날 임금님께 진상하였다는 하늘 아래 첫 감나무가 서 있는 상주시 외남면에는 세계 초초의 곶감박물관이 세워져 지역민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안겨주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열리고 있는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는 옛날 임금님께 곶감을 진상하였다는 역사와 750년 전부터 곶감을 만들어 오고 있는 전통성, 그리고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이라는 전래동화의 발생지의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상주시의원으로 당선된 직후인 2002년부터 상주시를 곶감명소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내 전문가들을 상주로 불러들이고, 관련 부처를 찾아가 수도 없이 부탁하기를 수 십 차례, 하늘도 감동을 했던지 2005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상주시를 전국 최초의 곶감특구로 지정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는 2007년 기획예산처로부터 100억원을 지원받아 세계 유일의 곶감박물관을 상주시 외남면에 세우는 결실을 맺게 된다.

 

박물관 내부를 채우기 위해서는 예산이 부족한 탓에 몇 년을 텅 빈 상태로 나둬야 했던 아픈 과거는 새해를 맞아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면서 오는 3월이면 곶감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정 의원은 “당시만 해도 지역농가들이 곶감판로가 없어서 농가소득이 형편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역민들이 시의원으로 뽑아준 것은 자신들을 대신해서 먹고 살길을 찾아달라는 소임이었기에 당연한 노력”이었다고 겸손의 말을 잊지 않았다.

곶감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보다


의미와 감동을 담은 상주 외남면 곶감박물관에서는 축제기간동안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박물관 1층에 마련된 세미나실에서는 각종 건강세미나가 열려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평소 이 세미나실은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고 했다.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진 통로에서는 사진전도 열리고 있었다. 축제관계자는 “사진작가협회에서 전시했던 작품들을 축제기간동안 전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물관 2층에 마련된 행사장에서는 지역의 농가에서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곶감을 가지고 나와서 관광객들에게 판매했다. 여기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시중보다 30~40%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고 했다.

올해 처음 축제에 참여했다는 유화자(58세)씨는 “상인이 아닌 직접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참여하다보니 가족적인 분위기”라며 “축제가 없을 때는 곶감을 팔기 위해 공판장에서 경매도 하고 소규모로 각자의 집에서 개인판매를 해왔는데 축제가 생기면서 규모도 커지고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보다 좋은 품질의 곶감을 내놓기 위해 이 지역사람들은 퇴비도 직접 만들고 미네랄이 생성되도록 바닷물을 떠다가 3~4일 퇴비에 돌려서 사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런 만큼 이 축제는 지역민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축제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지역민들은 “상주시에 새워질 수 있는 박물관이 외남면에 세워진 것은 정 의원의 애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많은 정치인들은 선거 때 뽑아주고 나면 어깨에 힘이나 주고 다니는데 정 의원은 오직 지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들은 이번 축제가 곶감을 많이 파는 그런 행사라기보다는 상주곶감의 우수성을 알리는 그런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축제현장에서는 곶감을 깎는 체험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역에서 평생 곶감을 만들어 오신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감을 깎는 모습에서부터 기계로 감을 깎는 모습을 재현했다.


축제관계자는 “과거에는 감 껍질을 두껍게 깎을 경우 주인한테 혼이 났다”며 “최대한 얇게 깎은 다음에 감 껍질을 가져가서 말린 다음에 감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당시의 시대상을 설명했다. 바로 그 옆에서는 기계를 이용해 감을 깎는 체험도 진행됐다. 이 관계자는 “기계를 이용하면 하루에 한 사람이 8천개의 감을 깎을 수가 있어 생산성이 월등히 좋지만, 곶감을 만드는 일은 손이 엄청 많이 필요해 막말로 내일 군대 가는 아들한테도 밤새 감을 깎으라고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최신형 기계도 선보였는데 감꼭지를 떼어낸 후 삐죽이 나온 부위에 감을 꼽으면 순식간에 감 껍질이 벗겨졌다. 이 기계는 공기의 압축으로 감을 깎는데 전혀 손상이 없으면서도 예쁘게 깎아졌다. 향후 세계 유일의 곶감박물관에는 이러한 기구들이 모두 전시될 예정이다.

상주곶감이 유명한 이유


“상주곶감의 품질이 좋다고 알려진 것은 당도 때문입니다. 모든 과일은 유목나무에서 딴 게 맛이 좋지만 유일하게 감만큼은 고목나무에서 딴 감이 당도가 좋습니다. 특히 여기서 나는 감은 750년 된 감나무에서 하나 둘 개체가 늘어나 번식된 감나무들입니다. 이 지역 곶감이 왜 우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 근거가 없지만 소비자가 직접 먹어보고 맛을 평가하는 것이니 만큼 우수한 품질은 확실한 것이죠.”
정 의원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곶감을 쪼개보면 안다며 타 지역에서 만든 곶감보다 쫀득거리는 맛이 더한 이유가 곶감 속에 젤리와 같은 끈끈한 과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축제현장에서는 분이 하얗게 일어난 곶감에서부터 건시곶감과 반건시곶감 등 다양한 곶감이 판매되고 있었다. 축제관계자는 “젊은 층에서는 반건시를 좋아하는 반면, 어르신들은 건시를 선호하다 보니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원래 곶감은 하얀 분이 나와야 하는데 곶감에 하얀 분을 내기 위해서는 서리가 오기 전 새벽에 바깥에다 곶감을 내다 놓아 서리를 맞춘 다음에 해가 뜨기 전에 안으로 들여 놓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만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능기부로 더욱 풍성한 축제 현장


지난 해 12월28일 오후 한시가 되자 하늘 아래 첫 감나무에서 딴 감으로 만든 곶감을 임금님 진상하는 재현행사가 시작됐다. 전문배우들 6명이 궁중의상을 입고 임금님께 상주곶감을 진상하는 내용이었는데 재현행사가 끝난 후에는 상주지역공연단들의 고전무용과 에어로빅 등을 선보였다. 이날은 마침 서울에서 아버지합창단원 50여 명이 내려와 재능기부 공연을 했는데 익숙한 우리가락에 흥이 묻어나는 ‘외남면민의 노래’와 ‘하늘 아래 첫 감나무 노래’, 그리고 ‘곶감과 호랑이 노래’로 관광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서울아버지합창단은 1998년 6월 IMF 한파로 아버지들의 어깨가 유달리 무거웠을 때 힘 빠진 아버지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행복하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라는 의미를 담은 서울아버지합창단은 노래 소리가 소외되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랑의 메아리’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아래, 필요한 곳 어디든 찾아다니면서 따뜻한 사랑의 열기로 훈훈하고 나눔을 전하고 있다. 행사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은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다”며 “그 분들이 있어 이번 축제가 더욱 풍성한 것 같다”고 전했다.


행사장 3층은 행사기간동안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지역의 주부모임에서 많은 분들이 나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메뉴는 지역에서 재배된 배추를 밀가루에 묻혀서 부친 배추전과 외남면에서 생산된 막걸리, 그리고 시골된장을 풀어서 멸치국물에 푹 끓여낸 시래국이 단돈 2천원에 판매되고 있이 시골의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축제 의미


곶감공원 입구에는 지역 농가에서 지은 각종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농민들이 직접 나와서 판매를 하다 보니 시골의 정까지 듬뿍 덤으로 받을 수 있어 훈훈했다. 이날 축제장에서 만난 박순미(58. 서울)씨는 “지난해 축제 때 여기에 와서 질 좋은 곶감을 사다가 선물했는데 지인들이 너무 좋아해서 이번에도 오게 됐다”며 “직접 농사를 짓는 분들이 판매를 하다 보니까 믿을 수 있고 정직한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상주시청에서 근무하다가 1년 반전 외남면 사무소로 근무지를 옮겨와 이번축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점자 담당자는 “처음 외남면에 발령을 받아 오자마자 적임자라고 해서 곶감축제를 맡게 됐는데 예산이 적어 어려움이 많다”며 “이번 축제에는 면사무소직원들이 모두 나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담당자는 “지난해에는 클래식을 접하기 어려운 시골 분들을 위해 합창단공연도 기획하고 지역학교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특징이 있는 아이템을 가져와 공연을 했는데 오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했다”며 “앞으로 대도시와 연계하여 큰 문화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축제는 이렇게 한 단계씩 어려운 과정을 겪어 오는 동안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지역민 모두가 참여하는 협동정신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밀알을 뿌려 온 정 의원에 대한 믿음은 그만큼 깊어 보였다. “곶감을 말할 때 눈물이 납니다. 곶감을 위해서 정말로 고생을 많이 한 분이 정 의원님이고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분도 정 의원이십니다. 농축산부에서 축제를 평가하러 온 분들도 그러셨어요. 예산을 많이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앞으로 최대한 좋은 방법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예산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셨는데 걱정스럽죠.” 이 담당자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상주시는 2013년부터 곶감유통센터에서 상인들과 함께 곶감축제를 해오면서 4회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나의 축제가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합이 중요한데도 상주시는 성과를 위한 무리한 축제기획으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빈축을 샀다. 한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예산집행으로 지역민들의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는 보다 더 짜임새 있는 기획이 필요해 보였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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