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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해수부 장관 후보 "외교통일위원장북한SOC개발에 남북협력기금 사용 역설"

불황 해운업·영세 어민에 정부 지원 필요

본지는 현재 해수부 장관 후보자인 유기준 의원을 지난 달 말 그의 직전 보직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격으로 심층 인터뷰 했다. 유기준 장관 후보자는 불황에 빠진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줄 필요가 있으며 영세어민들에게도 농민에 준하는 수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철도와 도로, 항만, 공항 등 SOC 시설 개보수 작업에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을 주장했다.


아베 총리의 취임 이후 한일역사 문제가 한미동맹의 최대 장애 요소로 떠오른 지 수년째 이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압박에도 종래의 입장을 바꿀 의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한일 관계를 풀 묘책은 없는 것인가요?


"한국과 일본 간에는 과거 역사적 상처가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정치인의 역사인식이 퇴행하고 있고 우경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데 대해 우리 국민들은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와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일본 측의 자세전환과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본은 우리와는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가까운 나라입니다. 게다가 안보적으로도 협력이 필요한 나라입니다. 경제 분야와 안보 분야 중심으로 협력이 진행돼야 합니다."


"정부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측에 대해 과거사 문제와 위안부 피해, 독도, 동해 표기 문제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적하되 북한 문제와 경제협력 부문, 문화 인적 교류 등 상호호혜적인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지속해 나가야 합니다. 지난 해 11월 APEC 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만났는데, 양국간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서 좋은 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앞으로 양국간 협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에 있어서 지역을 이끄는 선도국이기도 하지만 세계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한일경색 국면이 오랫동안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 양국이 발전적인 협의를 도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 정부 들어와서 언제부터인가, 미국쪽에서 한국이 중국과 너무 가까이 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외교 현장에 있는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가 한-아세안 회의를 개최한 바 있고, FTA체결만 하더라도 중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베트남 등 여러 나라와 체결하는 등 활발한 경제외교를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견국으로서 그게 걸맞는 외교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외교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외교 활동의 무대가 확장된 만큼 미국과의 관계가 좀 소원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미국 정치권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어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또 우리 정부의 대북 관계에서도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는 미국쪽 인사들도 제법 있습니다."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된 소니 영화사 해킹과 관련해서도 미국쪽에서 대북 추가제재를 말하기도 합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한국과 미국이 잘 맞지 않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사드(THAAD, 고고도 요격미사일)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상당히 사드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지 않습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자주방위를 위해서 사드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이 6.25 한국 전쟁에 많은 병력을 파병해 3만명 이상의 미군이 사망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혈맹입니다. 이것은 영원히 변치 않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안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최대의 동맹국으로 끈끈히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외교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함께 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저는 한미동맹관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한중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내실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 인사들에게 한국이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가까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동맹국으로서 확고하다는 말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중FTA가 지난 해 11월 타결돼 국회 동의와 정식 서명,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인 만큼 조속한 후속 진행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 경제계, 관련 산업의 준비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중FTA는 2012년 5월에 협상을 개시해 작년 11월에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4월 본서명을 앞두고 있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품목수에 있어서는 90%, 수입액 기준으로는 85% 수준의 관세를 최장 20년에 걸쳐서 철폐하는 내용으로 돼 있습니다. 한중FTA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워낙 밀접하고 교역량이 많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주요 기관들이 모여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그에 대응하는 보완대책과 활용방안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 중에는 한중FTA로 개방에 약한 소위 민감한 폼목인 농산물과 수산물, 임산물 등에 대해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고추, 마늘, 양파, 사과, 감귤, 배, 쇠고기, 돼지고기 등은 아예 양허대상에서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한마디로 FTA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수산물에 대해서는 우리는 보호하는 데 반해 중국 수산물은 개방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제조업은 미래 산업 품목 위주로 개방하되 기존 제조품은 점진적 개방을 선택해 중국의 물량공세에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 생산품을 원칙적으로 한국산으로 인정받도록 했습니다. 또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좀 낮은 편입니다. 앞으로 한류 산업이 활발히 진출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중국측의 지적재산 보호 수준을 높이도록 했습니다. 우리의 제1교역 상대국이 중국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워낙 교역규모가 커서 서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수입하는 관계이다 보니, 한몫에 개방하다 보면 양국 경제에 주는 파장이 매우 클 것입니다. 양국 모두 대외개방에 준비가 덜된 산업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 파장을 줄이기 위해 다른 나라 FTA와 비교하면 한중FTA는 상대적으로 개방이 낮은 편입니다."


"아까 말씀 드린 대로 농산물과 수산물에 대해서는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장기간 유예기간을 준다든지 해서 보호 수준를 많이 높인 것입니다. 한중FTA는 그런 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3-4월경에 본서명이 예정되어 있는데, 예정대로 잘 될 거라고 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한중FTA가 우리 경제의 굳건한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잘 방점을 찍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현장인 하산을 방문하고 온 줄로 알고 있습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 경제 상황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의 전개 과정과 러시아 경제상황,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포함해 말씀해 주십시오.


"작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나진은 못갔습니다만 중국 훈춘, 러시아의 하산, 블라디보스톡 등을 다녀왔습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북한 나진에서 하산까지 54킬로미터 구간을 철도로 이용하고 나진에서 포항과 부산까지는 해상으로 운송하는 복합물류 사업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는데, 그 속에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적인 내용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항구는 겨울이 되면 어는데, 나진항은 부동항입니다. 일년 사시사철 물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 30%, 러시아 70% 지분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 회사가 그동안 나진과 하산 간 철도를 부설하고 항만을 정비했습니다. 작년 12월에 시베리아산 유연탄 4만여 톤을 철도로 하산에서 나진으로 싣고 와서 나진에서 중국화물선에 선적하여 포항으로 운송하는 시범사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포스코, 코레일, 현대 등 3개사가 러시아 지분의 절반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2차 시범운송도 조만간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산항에서 지금 유럽으로 가려면 싱가폴, 두바이, 수에즈 운하, 지중해를 통해 가는데 약 40여일 걸립니다. 그런데 부산항에서 나진항으로 가서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면 2주일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물류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화물 보관비용도 줄일 수 있죠. 식품을 수송한다고 하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2013년 11월인가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 바람에 러시아는 지금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고, 우리나라도 거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중장기적인 발전이란 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업인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 험로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주로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져 있는 관계로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 경제는 최근에 S&P사 등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국가신용도가 강등됐습니다. 이처럼 러시아 경제와 정치까지도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 이후 남북관계를 보면, 풀릴듯하면서도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쪽이 명분에 사로잡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개성공단의 확장, 금강산 교류 재개, 북한 SOC 참여 등 좋은 거리가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말씀해 주십시오.


"북한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 발언은 환영할 만하고 그렇게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이후에 여러 가지 발언과 행동을 보면 대화에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 중지, 한미군사훈련의 중단 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마치 대화의 전제조건인양 말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하겠다고 해놓고서 실현할 수 없는 부당한 전제조건을 달고 있는 셈이죠. 진정한 대화의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남북한 간에는 이산가족 상봉이라든지 개성공단의 유지 및 확대, 금강산 관광의 재개, 북한의 SOC사업에 대한 협력이 필요한 것인데, 이렇게 남북간 대화가 잘 안 풀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5.24조치(2010년 5월24일,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로,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신규투자 금지,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포함하고 있다)의 해제를 대화도 시작하기 전에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시작하면 5.24조치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데 대화 자체에 조건을 달고 있으니까 진도가 더 이상 못나가고 있습니다."


"눈앞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북한의 요구 조건을 들어준다면 그동안 실패했던 남북 교류 방식을 반복하는 결과를 가져 오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북한을 설득하고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대화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나가고 있는데, 크게 진전된 모습이 없는 상태여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시고, 북한도 태도를 좀 바꾸고 하면 이산가족상봉이라든지 북한의 SOC개발 등에서 좋은 진전을 보이지 않겠습니까."


"특히 나진-선봉 지역 개발에 우리측의 참여가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도 전향적으로 변화해야 된다고 봅니다. 북한의 SOC개발 부분에 대해 부연해서 말씀 드린다면, 북한의 SOC라고 하면 철도, 도로, 항만, 공항 등을 말하는데, 상당히 전근대적 시설로 돼 있습니다. 철도만 해도 아무리 빨리 가도 1백 킬로미터 이하로 가고 도로도 포장률이 낮아 먼지가 펄펄 날리는 길이 태반입니다. 공항 시설도 낡아 큰 비행기의 이착륙이 곤란합니다. 항만시설도 굉장히 낙후돼 있습니다."


"현재 남북협력기금이 1년에 1조원 정도 조성되는데, 대부분 불용으로 처리됩니다. 그래서 남북협력기금의 일부를 북한SOC개발에 쓸 수 있도록 북한의 SOC 상태를 점검하고 기금 사용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통일 비용의 선 지출이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일되고 난 후에 철도, 도로, 공항 등을 짓는다고 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많은 비용이 들 겁니다. 지금 북한 SOC 시설을 개보수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 북한의 민생경제를 돕는다라고 볼 것 같으면 인도적 조치이기도 해서 시도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도로의 경우 남북으로 연결하는 부분, 예를 들어 신의주-평양-개성 구간이나 원산에서 철원으로 오는 구간 등은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하고, 동서간 연결도로, 즉 평양과 원산을 오가는 도로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조금 여유가 있을 때 SOC개발을 한다면 나중에 통일 후에 부담을 덜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금강산 관광도 있지만 만약 백두산 관광이 허용된다면 베이징 공항을 거쳐서 연길로 가는 항공로는 매우 복잡하고 힘든데, 북한으로 바로 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북한 백두산에는 삼지연 공항이 있습니다. 우리가 삼지연 공항을 개보수 해서 큰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게 만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삼지연 공항은 중국과 접경 지역에 있어서 북한이 삼지연 공항에 공군 주력기를 배치한다든지 군사적으로 전용하지는 못할 거 아니겠습니까."



북한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려는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잇는 열차 페리와 해저터널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업의 타당성과 전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이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는 서해안을 통한 중국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깝다는 데서 나온 것이죠. 예를 들면 평택항이나 인천항에서 배에 바로 열차를 싣고 중국의 천진항이나 옌타이항구로 가서 중국 횡단철도를 거쳐 몽골로 러시아와 유럽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지요. 열차페리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방법으로 해저터널도 있습니다. 서해안은 수심도 낮습니다. 중국 산동성과의 거리가 370-400킬로미터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 보통 물류를 얘기할 때 북한 경유, 러시아와 중국 노선을 생각하는데, 북한을 통과하는 리스크가 크지 않습니까.해저터널을 뚫는다면 북한 리스크를 배제하고 안정적인 루트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 타당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해봐야 하겠습니다만 중장기적 차원에서 해저터널 사업을 앞으로 추진할 목록으로 올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 위원장님은 해양과 수산 분야에 전문가이십니다.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해운업과 수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어떤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해운업과 수산업의 발전방안에 대해서 분리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해운업은 일정한 물동량을 확보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우리나라 해운 물동량의 많은 부분이 중국 물량입니다. 지금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전과 같지 않아서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해운업이 불황에 빠져 있습니다. 거기다가 BDI운임지수(Baltic Dry Index, 석탄과 철광석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로서 해운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역량을 평가하는 데 사용됨. 이 지수가 높을수록 경기 호황을 나타냄)라는 게 있는데, 이 BDI운임지수가 대략 600-12,000사이에 움직입니다."


"현재 BDI가 500선으로 역사상 최저 수준에 있습니다. 따라서 해운업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중물 이론이 적용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해운업에 정부가 마중물을 넣어줄 시기라는 것이죠. 나중에 경기가 회복되면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수산업은 이전에는 잡는 어업이었는데 지금은 기르는 양식어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을 편 결과 어느 정도 성과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매우 어려운 어민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는 영세 어민들에 대해서는 농민들에게 주는 유사한 수준의 혜택을 베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는 연근해어업뿐만 아니라 원양어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라스팔마스, 남미의 포클랜드, 베링해, 남태평양의 키리바시 등에 조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최근 불법어로국으로 지정될 뻔 했습니다. 아시다 시피, 우리나라는 미국과 EU로부터 2013년에 각각 예비불법어업국으로 지정됐는데, 지난 2월초 미국으로부터 해제를 통보 받았고, EU로부터도 곧 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제를 위한 서너 가지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불법어로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 원양어선에 대해 위치추적장치(VMS)를 장착하라, 어선이 많은데 어선을 감척하라는 것 등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업계가 충실히 노력을 해온 결과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입니다. 원양산업발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불법어업의 처벌 강화와 감척 비용을 예산에 반영했습니다. 위치추적장치도 전 어선에 장착했습니다. 조만간에 있을 EU의 심사에서도 예비불법어업국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청 관계가 원만해야 대야 관계에서도 입지가 좋아져서 정부의 개혁 정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새누리당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을 걱정해주시는 국민들께 죄송스럽다고 먼저 말씀드립니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되는데, 반대로 국민이 정치와 집권여당을 걱정하는 데 대해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당청이 서로 충돌하는 것은 항상 득보다 실이 많겠지요. 이렇게 되면 당 지지율뿐만 아니라 대통령 지지율까지 동반하락하게 됩니다. 저는 당청관계는 ‘충돌과 불화’가 아니고 ‘긴장과 협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당청이 한 목소리로 정책을 추진해야겠지요."


"그렇지만 견제와 협력을 하는 동반자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사사건건 견제하고 비판해서는 안 되겠지요. 그러나 어느 정도의 긴장 관계는 당청 관계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매끄럽지 못한 당청 관계로 인해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쇄신을 통한 소통 기능을 높이고, 정례적인 당청 회동의 개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할 때, 복잡하게 얽힌 당청 관계를 바로 잡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개인의 행복과 불행을 국가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원장님은 개인적으로 행복을 느끼는 때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78개국 중에 행복지수가 102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수준이라든지 선진국 문턱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실망스런 것이죠. OECD 발표자료에서도 34개국 중에 행복지수가 32위로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이는 그동안 고도 경제성장을 추구하다 보니까, 자신을 포함한 가족 주변을 돌보지 못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부탄이라고 합니다."


"소득 수준이 낮고 사회간접자본이 낙후돼 있을 텐데 행복도가 이처럼 높은 것은 행복은 물질보다는 마음에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물질적인 것도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우리는 너무 목표를 높게, 너무 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서 그걸 달성하지 못해 ‘나는 불행하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목표를 좀 낮출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은 국토가 좁고 사람들이 많아 경쟁, 경쟁 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너무 힘들어 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주5일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만 연간 주어지는 휴가는 꼭 찾아서 사용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여가 활동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정치인인 당신들이 국민들에게 휴가를 즐길 여유를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 하고 말씀을 합니다. 그런 지적에 대해서 정치인으로서 할 말이 없고 참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부족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마음의 평안을 위한 ‘쉼’과 ‘행복’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여 주십사 하고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항상 행복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합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제가 만든 정책들과 법안들이 구슬이 실로 꿰어지는 것처럼 하나하나 실현될 때 행복감을 느낍니다. 아까 말씀드린 원양어업발전법을 만들어서 이번에 예비불법어업국에서 해제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산은 유기준 위원장님을 비롯해, 서병수 현 시장님, 김무성 대표 등 정치 거물들이 있는 곳입니다. 부산시의 발전을 위해 이분들과 함께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2012년도 중국 사회과학원이 세계 500대 도시를 평가했는데, 부산을 중상위권인 188위로 진단했습니다. 한국학기술평가원은 지역영향 평가에서 2013년도에 16개 시도 중에서 부산이 10위에 그쳤습니다. 부산은 국내 도시경쟁력에서 이처럼 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부산과 같은 항구 도시들이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 경쟁력을 보면 LA가 시카고를 제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요코하마가 오사카를 앞섰습니다."


"부산은 우리나라의 제1개항 도시로서 발전 가능성과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항구이니 만큼 해운업과 수산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하겠고, 아울러 부가 산업으로서 IT산업과 영화산업, 금융산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우리 당의 존경하는 김무성 대표와 서병수 시장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부산지역 의원들과 함께 부산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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