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지난 3월 김임권 회장체제로 바뀌면서 수협은행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과 연근해 어장의 자율관리 방안 등 굵직한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고 있다. 김임권 회장은 또 청년들에게 수산업은 연봉도 다른 산업에 못지않게 높고, 어로작업의 완전자동화로 힘든 일은 거의 사라졌다며 수산업에 많이 와달라고 당부했다. 어업기업인으로서 첫 수협중앙회 수장이 된 김임권 회장을 만났다.
지난 3월25일 취임하고 이제 두 달을 넘겼는데요. 일선조합장으로 있을 때와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일선 조합에 있을 때는 제가 하는 업이니 제가 프로죠. 그런데 여기 서울로 올라오니 서툴고 모르는 부분들이 많이 있지요. 날마다 넥타이 매고 앉아 있는 것이 다르고...(웃음)
올해부터 중앙회장은 비상임직이라서 선거공약을 실제로 실천하는 데는 제약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앞으로 4년간을 꾸려나갈 것인지요.
중앙회장이 ‘비상임위원직이니까 명예직으로 있다가 가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중앙회장이 무슨 명예직입니까. 저는 일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서 일하러 왔는데, 비상임위원이라는 거 개의치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할 작정입니다.
지금 전국을 순회하며 일선조합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습니다. 거기서 주로 나온 내용이 무엇이고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순회하면서 느끼는 건 지역조합장들이 수산업에 대해 상당히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수산업이 어떻게 갈 것인가. 미래가 어떨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수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하면 고기가 있는 어장의 문제, 배가 있어야 하고, 선원이 있어야 하고, 잡은 고기를 팔아야 하는 시장이 있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현재 어느 한 가지라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다는 위기의식말입니다. 수산업은 다른 산업과는 전연 다릅니다.
농업은 사유지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입니다. 자기논이나 밭에 콩을 심든지, 팥을 심든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것이죠. 그러나 수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산업에서 경제 주체가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정부입니다. 무엇을 누가 어떻게 얼마만큼 잡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을 경제학에서 경제주체라 하는데 이 모든 결정을 정부가 합니다. 수산업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바다’라고 하는 공유지에서 일어나는 특수한 업입니다. 수산업을 일반기업과 똑같은 잣대로 보면 안 됩니다. 한국 기업 중에 정부 간섭을 최고로 심하게 받는 곳이 바로 수산업입니다.
고기를 잡는데 낚아서 잡아라, 끌어서 잡아라, 둘러싸서 잡아라, 불을 켜서 잡아라, 배가 나갈 때는 언
제 나가라, 선원은 몇 명을 태워라, 이 모든 것이 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그러느냐, 어자원이라는 공유지를 관리하는 책무를 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부가 주인이고 우리는 일정한 부분을 위임받은 ‘소작인’ 비슷한 것입니다. 다른 사업하고는 전혀 다르죠. 이런 부분에 대해 경제 부처나 주무부처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산업과 같이 일률적으로 취급하려고 합니다. 제가 수산업에 대한 정부보조금과 다른 사기업에 대한 보조금에는 어떤 성격 차이가 있는지. 공청회를 한 번 가지려고 합니다. 정부가 수산업에 지원하는 돈은 일반 개인기업에 지원하는 돈하고 어떻게 차이가 나느냐, 이런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논의를 해보고자 합니다.
국가가 바다의 주인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수산업에 주는 보조금과 일반 보조금과는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회장님께서 부임하고 난 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산물 산지거점유통센터(FPC)가 제주 한림수협에 설립되었는데요. FPC의 역할과 기대 효과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대한민국의 수산업은 고기를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팔 것이냐 하는 소비의 문제이자, 시장의 문제입니다. 수산물 시장이 옛날에는 공급자 마켓이었습니다. 생산자가 고기를 잡아다가 소비자한테 주면 소비자는 싫건 좋건 먹어야 했어요. 그때는 먹는 것이 부족한 시대였어요. 지금은 수요자 마켓입니다. 소비자가 이런 형태의 수산물을 원하는데 공급자인 수산업자는 옛날식으로 공급을 하고 있으면 소비자가 안 사겠지요. 잡은 고기를 싸구려 같이 팔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에게 통 마리를 갖다 주면 욕 듣습니다. 여자들이 만질 줄 압니까.
옛날에는 생선만 있으면 어머니가 다 손질하셨지만 요즘 그걸 할 수 있는 여자들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서울로 온 이유 중 하나가 수산업의 문제가 바다에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시장에서 해결되어야 할 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 단계로 제주에 FPC 공장을 설립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속초에도 생겼습니다. 그다음 부산 공동어시장이 FPC 형태로 설립됩니다. 다음으로 노량진시장이 FPC가 될 겁니다. 전국에 있는 어시장은 일제시대의 시설이었습니다.
바닥 경매를 하고 하역을 하는 것도 원시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FPC 가 되면 거기에서 1차 가공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현장에서 살코기도 발라내고 헤드카터도 하고 내장도 제거하는 가공을 할 수 있습니다. FPC공장이 한국의 해안선에 쭉 설치되면 수산시스템이 완전히 바뀝니다. 그러면 소비자가 원하는 수산물을 현장에서 잡아 가공해서 소비자한테 이송됩니다. 위생적으로 처리된 고기를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편리하게 우리 수산물을 많이 소비할 수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상품을 개발하겠다고 공약에서 밝힌 바 있는데요.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지요.
중국과 FTA체결로 시장이 개방되니까 한편으로는 겁도 나고 하지만 중국 시장이 열린 거죠. 통상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로서는 한중FTA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중FTA를, 우리 수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의 기호에 맞는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가령 제가 고등어를 잡는 사람이니까 고등어 엑기스와 환을 개발했는데요, 반응이 좋습니다. 고등어 한 마리를 먹는 것이죠. 이런 것들이 수출될 수 있을 겁니다. 건해삼, 훈제굴(oyster)도 있고요 부산어묵도 중국 시장에서 팔려고 합니다. 중국 상류층들이 좋아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해와 청도에 사무소를 냈는데, 매장을 금년에 개설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10~20개 전략 품목을 개발해서 나갈 겁니다. 거기에서는 우리 수산물만 팔려고 합니다.
선거공약으로 약속한 것 중에 ‘수협의 협동조합 정체성과 자율성 회복’을 내걸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협동해서 그들의 사회적 경제적 기회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협동조합이 누구를 위한 조직입니까. 어업인을 위한 조직인가, 아니면 정부의 관료조직인가, 정부의 어떤 정책을 집행하는 보조 기관인가. 정체성이 모호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이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소고기가 맛을 잃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공적자금을 쓰고 나니까 정부의 간섭이 심하고 퇴직 공무원들이 와서 은행장을 하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된지 오래 되었는데 그래서 사업구조개편도 그런 측면에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은행대로, 지도 경제부문은 지도 경제대로 사업을 분리하려고 합니다. 은행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서 정확하게 돈 장사를 하여 수입을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리되면 지도 경제부문은 정부에 손을 안 벌리고도 어민을 위한 사업들을 할 수 있습니다. 은행이 돈을 많이 벌어서 그 수익이 지도경제부분으로 넘어와서 어민을 위해서 돈을 쓸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은행만 살찌는 구조는 안 됩니다.
바젤3 적용이 내년 12월로 다가옮에 따라 정부의 조치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입장, 희망 사항을 말씀해 주세요.(바젤3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협약의 마지막 조치로 2013년 12월말 은행들에 적용됐으나, 수협은행에 대해서는 유예됐다가 내년말에 적용된다.)
정부와는 이미 협의가 되었습니다. 6월 안에 관련법이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협은행이 바젤2에서 바젤3으로 가려면 9천억원 정도 필요합니다. 3천억원은 우리가 대고, 나머지 6천억원 정도
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수협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원칙이나 로드맵을 말씀해 주세요.
수협의 경영 정상화는 공적자금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올해와 내년에 바젤 2에서 바젤3으로 가면 수입구조가 개선되고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해가는 것입니다. 사업구조개편은 수협의 경영 정상화하고 맞물려 있습니다. 공적자금 빚을 빨리 갚아야 은행도 찾아오고 협동조합도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정부 빚이 이래저래 1조가 훨씬 넘을 것 같은데 쉽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은행에서 우리가 지금 1천억원정도 벌고 있습니다. 지도경제사업에서도 4~7백억원 정도 법니다. 10년 정도 잘하면 1조5천억원 정도는 안 벌겠습니까. 빨리 벗어나야 하는데 안 되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제 임기 중에는 공적자금에서 좀 벗어나는 게 저의 희망입니다.
기업인 출신이니까 공적자금을 잘 갚아 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부의 어장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어장은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유지입니다. 그 공유지에서 룰이 안 지켜지면 공유지는 공멸합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유명한 논문에 나와 있는 말입니다. 지금 공유지인 우리나라 어장이 올바로 관리되고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바다의 관리 책무를 맡고 있는 곳은 해양수산부입니다. 더 세부적으로 담당하는 곳은 옛날 해경이었습니다. 지금 해경이 해양수산부 관할에서 벗어나 안전처로 갔습니다. 해양수산부가 공유지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공유지를 타율적으로 관리 했습니다만 이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은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서’라는 그의 저서에서 공유지는 결국 자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제가 올 7,8월 쯤 되면 공유지에 대한 어업인들의 자율적 관리방안을 만들 작정입니다. 대한민국 어업의 실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룰이 어떻게 안 지켜지고 있는가, 불법이 어떻게 자행되고 있는가, 이런 것을 취합해서 자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룰을 지킬 수 있는가 하는 방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들 겁니다. 정부에 기대할 수도 없고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수산업의 미래가 없습니다. 수산업자들도 룰을 지키는 것이 결국은 살길이라는 것을 전부다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업종은 휴업 일수를 1개월 하는데 1개월 더해라, 어떤 업종은 그물코를 조그만 것을 쓰는데 더 키워라, 어떤 업종은 어선 수가 많은데 줄여라, 이렇게 자율적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어업에 대한 전체적인 구도를 만들어서 그 안을 가지고 정부와 논의하려고 합니다. 휴업 일수를 1개월 하던 것을 2개월로 연장시킬 때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라 하고 정부에게 요청할 생각입니다. 고기잡이로 평생 살아온 사람이니까 안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해서 마스터 안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하면 3년 이내에 한국 어장에 고기가 우글우글 할 거라고 장담합니다. 우리나라 어장이 회복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작년에 정부에 강력하게 이야기해서 트롤과 저인망으로 멸치잡이를 못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한지 1년 만에 올해 남해안에 멸치 자원이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 우리만 잘 관리하면 우리나라 어장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어장입니다.
그런 것을 이제 해경이나 정부에 바랄 수 없고 자율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감시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어장은 자꾸 파내면 고갈되는 광물자원과는 달리 잘 관리만 하면 재생산 되고, 또 재생산됩니다. 어장이 그런 뎁니다. 우리 어장이 세계에서 제일 좋은 어장인데 남획을 해서 이렇게 됐습니다. 우리는 바다를 쓰레기장 비슷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모래 파 가지요. 육지에 있는 쓰레기 그대로 내려가지요. 일본 바다는 쓰레기 하나 없어요. 육지에도 없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육지 쓰레기가 비만 오면 바다로 다 쓸려 내려갑니다. 또 세월호 사건 후에 바다를 원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어부가 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바다가 그런 곳이 아닙니다. 바다는 청년들이 도전해 볼 만한 곳입니다.
수산업에 젊은이들이 갈 만한 일자리가 많이 있습니까?
바다는 좋은 곳입니다. 바다에서의 노동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데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다 감당할 수 있는 노동입니다. 요사이는 모든 것이 기계화가 되어 있어 있습니다. 선원이 할 수 있는 것은 기계만 조작하면 되는데, 조작하는 기술은 몇 시간만 교육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고등어 잡이를 예로 들면, 한 달에 25일 바깥에서 조업을 하고 5일은 집에 가서 쉽니다. 밤에는 조업을 하고 낮에는 쉽니다. 1년 12개월 중에 40일은 유급휴가를 줍니다. 그 업에 종사하는 제일 초급 선원 초봉이 4천~6천만원입니다. 고등어 잡이 배의 경우 6척을 선단이라고 부르는데, 선단을 관리하는 사람을 어로장이라고 합니다. 젊은이가 열심히 10여년 정도 일하면 어로장이 될 수 있는데, 수억대 연봉을 받습니다.
요즘엔 전자장비가 발달하여 배에서 통화하고, TV연속극 볼 수 있고, 어선의 주거공간도 호텔수준으로 해 놓았습니다. 청년들이 오지 않다 보니 고등어 잡이의 경우 평균 연령이 56세입니다. 경로당입니다. 일본에는 젊은 어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근해 어선의 경우 오랫동안 바다에 나가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아파트 경비를 하다가 선원으로 오신 분이 있는데, 그 분이 하시는 말씀이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다가 위험하고 눈물의 씨앗, 이별, 원망 이런 것을 연상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래가지고야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바다가 그런 곳이 아닙니다. 정말 해볼 만한 곳입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재개장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재개장 후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귀띔해 주세요.
기존에 있는 노량진 수산 시장은 너무 작고 시장기능만 갖추고 있었습니다. 남아 있는 땅이 만 4천 평인데 그곳에 그림을 크게 그리려고 합니다. ‘문화’라는 콘셉트를 입혀서 서울 시민들이 오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서울시의 랜드마크 같은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대충 정부와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문화 공간도 하고, 관광 기능도 할 수 있는 그런 거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남북수산협력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 가능할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남북협력에 대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이북에는 어자원이 있고, 우리는 어선이 있습니다. 단
순하게 말하면 우리 배가 가서 고기를 잡아가지고 이익 부분을 이북하고 서로 나누면 공동의 이익이 되지 않겠습니까. 걸림돌은 선원인데, 제3국인을 쓰면 거부감을 피할 수 있다고 봅니다. 5.24조치도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좋은 어장에서 중국이 고기를 다잡아가는데, 우리가 길을 열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촌관광사업과, 도시와 어촌의 교류사업 같은 것은 도시소비자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제가 동해안에 가서 조합 사람들에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서울에 동해식당을 내라고요. 그러면 동해를 안 가고도 서울에서 동해에서 나는 모든 수산물을 맛볼 수 있도록, 그것도 아주 싱싱한 것을 공급하는 거죠. 남해조합에서 서울에 그런 걸 하나 내려고 합니다. 어촌하고 도시를 연결해서 현지에 오는 도시인들이 먹고 사갈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일본에 가면 뉴마치라 하는 곳이 있습니다. 도쿄에서 조금 내려가는 곳인데 조그만 어촌 도시에 관광객들이 수없이 옵니다. 어촌이 도시를 먹여 살립니다. 관광객들이 와서 수산물 체험도 하고. 갈 때는 건어물도 많이 사 갑니다. 이처럼 어촌의 고기를 소비자에게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을 수협이 해야 합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회장님은 혜승수산이라는 어업 기업을 직접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기업인이기도 한데요, 혜승수산을 잠깐 소개해주시고 기업의 미래 비전도 설명해주세요.
우리는 고등어 잡는 회삽니다. 선원이 200명 됩니다. 고등어 잡는 선단이 2개 있고 멸치 잡는 선단이 1개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잡을 때는 연간 500억원, 적게 잡을 때는 350억 원 정도입니다. 지금은 공적인 일을 하고 있으니 제 기업 일을 줄이려고 합니다. 사적인 일은 현상 유지만 하고 4년 임기 동안은 공적인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어업인이 처음으로 수협중앙회장으로 선출돼 기대가 큽니다. 앞으로 각오를 말씀해주세요.
제가 역대 회장하고 다른 점은 수산업을 뼛속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이라 많은 일을 하기보다는 세가지 정도만 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첫째,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자율성을 회복하는 조직으로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협동조직이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공적자금에서 벗어나야 하겠죠. 두 번째는 어장을 자율적으로 잘 관리하여 자손만대에까지 좋은 어장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소비자 기호에 맞는 수산물을 공급하는 데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우리가 소비자를 위해 시장구조를 변화시키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4년 동안 이 세 가지를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