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서는 상품, 서비스를 받는 쪽인 고객이 인지하는 가치의 최대화와 경제적 비용의 최소화가 동시에 요구된다. 그러나 고객의 관점에서는 고객 커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고객에게 있어서의 희소가치는 저하된다. 또 기업 측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모두 대응하는 것은 소비자 구매행동(소구)의 충격이 애매하게 되어 고객에 있어서의 가치는 점점 저하된다. 고객 커버율이 늘어날수록 고객소구는 저하되는 것이다. 반대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단 한 사람을 위해 상품을 주문받는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완전 대응하는 일도 막대한 활동상의 비용이 들기에 불가능하다.
물론 매출규모가 증가하면 고정비를 안고 있는 기업에게 있어서 규모의 경제는 움직이게 되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고객 커버율과 제공하는 가치/비용의 관계 속에 반드시 최적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적커버율’의 존재를 무시하고 고객확대를 도모하면 비용의 비효율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고객을 잃을 지도 모른다. 전체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은 불가능하고, 계속 만족시키려 한다면 비용만 무한대로 늘어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니즈)의 선택’을 따르지 않으면, 고객에 대한 효율적인 소구가 불가능하다.
‘고객(니즈)의 선택’을 머리로는 이해한다 해도, 좀처럼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면 상품개발의 최초단계에서 젊은 여성을 노린 마사지 상품을 개발했다고 하자. 개발비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들어간 완성된 상품을 보고나면,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했어도 어깨 결림으로 고민하고 있는 30대, 40대 주부나 고령자에게도 권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으면…, 아니 남성이라도 어깨 결림에 신경을 쓰니까 가족이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라고 점점 고객 설정이 넓어져 간다. 고객을 넓히는 쪽이 수량도 기대할 수 있고 생산비용도 양적 절감을 도모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예산보다 더 큰 개발비를 빨리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점점 고객 커버율을 높여간다.
그러나 커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도 늘어날 것이다. 예를 들어 매스컴으로 알리려 하면 TV광고가 최적이라 생각하고 전국네트워크로 광고를 통해 젊은 여성을 겨냥했을 때의 제품 명세서는 ‘언제라도, 어디서나,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마사지 상품’이었지만, 모든 고객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소구 포인트도 여러 가지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원래 매스컴을 겨냥한 상품으로서의 상품력이 있었다면 괜찮겠지만, 대부분 그런 식으로 고객을 넓혀가게 되면 결과적으로 콘셉트가 희미해져 버려 충격이 없는 상품이 된다. 그리고 비용만 늘어나고, 고객들에게 있어서는 가치가 불분명한 누구에게도 팔리지 않는 상품이 돼 버린다. 최적 커버율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대상(Target), 경우(Occasion), 편익(Benefit)을 압축
그러면 어떤 식으로 고객의 니즈를 선택할 것인가? 그것은 ‘대상의 선택’, ‘경우의 선택’, ‘편익의 선택’ 소위 상품 콘셉트를 구축하기 위한 3단계 선택으로 좁히는 것이 유용하다. 대상의 선택이란 고객은 누가(Who), 경우의 선택이란 장면은 어딘가(When/Where), 편익의 선택이란 니즈는 무엇인가(What)를 결정하는 행위이다. 이와 같은 3단계 스텝에 의해 고객니즈를 선택한다는 것은 민감도가 높은 축을 찾기에는 어려운 작업이다. 따라서 기존에 볼 수 있는 경쟁상품을 노린 다음, 적당한 선택축을 골라포지셔닝 맵을 작성하고, 마치 경쟁사와 차별화된 새로운 니즈를 발굴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마케팅 계획을 자주 볼 수 있다.
고객 세그먼트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를 음미하지 않으면 경쟁사가 모두 빗나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고객의 철저한 이해라고 하여 무조건 대규모 시장조사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의 소리를 철저하게 듣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처음에는 모니터직원 10명 정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 인터뷰나 그룹 인터뷰에 의해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한 가설을 구축하고 특히, 민감도가 좋은 사용자, 대량 사용자로부터는 철저하게 의견을 듣고 파악하는 것이다. 대규모 정량조사란 가설을 검증하는 일이다. 다만 새로운 가설을 정량조사를 통해 추출하려는 역행은 좋지 않다. 정량조사를 할 때는 상품에 대해 잘 알고있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사용자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요구의 구조변화 파악
상품·서비스의 타깃 시장이 되는 고객의 니즈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시장을 세분화하고, 무엇보다 민감도가 높고 규모가 큰 세그먼트를 찾아내야 한다. 이때 제공하는 상품·서비스와 니즈 사이에 착오가 생기면 자원이 쓸모 없어지거나 누락되어 기회손실이 발생한다. 이때 잊어선 안되는 것은 어떠한 시점에서 상정한 고객의 니즈에 대해 상품·서비스가 빗나가지도 않았고 누락도 없는 상태에있다 하더라도, 이후 고객의 니즈가 변해 자사의 상품, 서비스가 빗나가거나 새로운 고객의 니즈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가 구조변화하고 있는 동태적 상황에서 과거의 강점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진부한 것이 되고 약점으로 변질된다. 시장점유율 변화의 대부분은 구조변화 대응이 늦어서생기는 것이다.
시장의 구조변화 대응 전략
가장 잘못된 점은 시장에 구조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도 이를 무시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대응 가능한 구조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시장의 범위를 좁게 한정해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키와 스노보드의 시장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시장이 확대되었지만 스키 수요는 스노보드 수요로 상당히 바뀌고 있다. 스노보드는 지금까지 스키 타깃의 특성과는 달리 신수요의 확대도 보이면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 스키수요에만 집착하고 있으면 아무리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하더라도 시장의 축소와 함께 경쟁에서 뒤처지고 매출은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레코드에서 CD로의 급격한 변화처럼 기반기술이 전혀 다른 경우에는 대응할 수 없는 구조 변화도 있다. 레코드 바늘업계와 같은 경우이다. 또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잘못된 점은 자사의 강점을 과신한 나머지 오히려 강점에 속박되어버려 구조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없는 경우이다. 잘 성장해나가던 선도 기업 신화의 붕괴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구조변화를 파악했더라도 현 상황의 강점이 되어 있는 채널과 인프라에서의 반발이 강해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없다. 또 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와 자원(기술/영업)의 투입이 필요하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원의 분산에 의해 기존서비스에 대한 위험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회피하고 싶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고객요구의 선택은 처음부터 잘되면 가장 좋지만, 중요한 것은 빗나갔을 경우에도전략사고에 의해 날쌔고 재빠르게 궤도수정을 도모하는 일이다. 궤도수정 자체가 고객접점의 깊은 이해로부터 시작되고 이어지는 것이다. 이 사고 방식은 시장도입에 성공한 뒤에라도 항상 계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당초에 대성공이었다 하더라도 시장자체가 구조변화를 하고 있는 경우 ‘누락과 빗나감’이 동시에 발생해 순식간에 변화된 시장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관점을 바꾸어 중소기업이 기존 시장에 신규 참여할 경우에는 시장의 구조변화에 편승하여 신속하게 대기업의 누락을 포착해야 한다.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기업성장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MeCONOMY Magazine May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