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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특집3) KT한국통신의 이중적인 모습

KT한국통신의 이중적인 모습

물 문제와 해양쓰레기만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마도의 신작로에 절반을 비스듬히 누워서 주민들을 위협하는 전봇대. 자칫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전봇대에 대해 동네 주민들은 작년 태풍에 쓰러진 후 아직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고 했다.

“시상에 전화가 안 데아 아무리 고쳐주라고 해도 이놈들이 끄떡도 안 하요. 전화 좀 해주시오. 언제 고장난지도 모른 당게요. 그런 집에 한 두 집이 아니여. 오직하면 전화해서 이제 배때기 불렀냐고 했겄어. 그래도 듣는 둥 마는 둥 한당께. 이장도 전화하고 여럿이 했제. 아무려도 안 와.”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KT한국통신 100번에 전화가 고장이 나서 신고를 했는데도 아직 오지 않고 있다는 거였다. 취재원이 100번에 전화하여 고장 나서 서비스를 신청한 날을 확인한 결과 5월 20일이라고 했다. 상담원은 이것저것을 꼬치꼬지 묻더니 해당 기사가 전화가 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30분 후 서비스기사라며 전화가 왔다.

취재원은 현재 대마도에 서비스가 안 되고 있는 부분을 말하고 언제쯤 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서비스기사는 "알다시피 대마도와 같은 도서지역은 들어가기가 힘들어서 한두 대 고장으로는 섬을 방문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도 너무 오랫동안 서비스를 안 해주다보니 너무 불편하니 빨리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다시 KT한국통신 100번에 전화를 걸어 취재원임을 밝힌 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을 물었더니 태도가 바뀌었다.

“그것이요. 빨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KT한국통신 서울 본사에 전화하여 이와 같은 내용을 알고 있는지를 물었다. 전화를 끊고 10분도 채 되지 않아 서울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바로 서비스기사를 보내겠다는 전화였다. 황당했지만 믿기로 했다.

정확히 2시간 정도 흐른 후 배가 선착장에 도착했다. 대마도의 경우 진도와 떨어져 있는 관계로 오는 시간만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서비스기사가 마을에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마을 회관 앞에 내려갔더니 A/S장비는 있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두 명의 A/S요원들은 도로 위에 위태롭게 누워있는 전봇대를 뽑고 있는 중이었다.

 

취재원이 다가가 지금껏 전봇대가 넘어져 있었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놓은 이유와 마을 주민들의 전화를 받고도 지금껏 A/S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대꾸도,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전봇대를 뽑아 놓고 전화기를 수리한 후 대마도를 떠났다.

“그래도 어치여. 전화기 안 고쳐주면 우리만 손핸께. 참았제. 요금은 안내면 전화를 끊음 시로 고장은 안 고쳐 준당께.” 박몽룡(76세)의 말이다.

 

참고 살아 야제, 어쩔 거여

전화가 고장 났던 주민들에게 전화비를 자동이체 시켜 놓은 통장확인을 하고 싶다고 하자 바로 가져왔다. 통장에는 전화기가 고장 나서 신고를 해 놓은 달에도 꼬박꼬박 요금이 빠져나갔다. 매달 25일에 이체되고 있었다. 주민들에게 돈이 빠져 나갔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아따 돈 빼가는 것을 당연한줄 알았제. 안 쓰면 안 빠져 나간 줄을 어치께 알겼어. 그라면 또 전화를 안 고쳐 준께. 가만 있어야제.”

대마도의 주민들은 고객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오히려 눈치를 보고 있었다. 혹시나 말을 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자체도, 대기업도, 대마도 주민들에게는 높은 장벽이었다. 주민들의 말처럼 대통령보다 높은 양반들이 그들이었다.

주민이 없는 지자체가 존립할 수 없고 고객이 없는 기업이 있을 수 없는 당연한 진리가 이곳 대마도에서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었다.

지자체의 공무원은 지역주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주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지자체들이 있음에도 아직 도서지역이나 농촌의 경우 주민들이 소외되고 방치되고 있었다.

대기업의 도덕성도 꼬집지 않을 수 없다. KT한국통신만 해도 소외계층을 위해 나눔 활동을 한다며 언론을 통해 많은 홍보를 해오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그런 기업이 도서지역 소외계층에게는 고객의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빼앗아 버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취재원들이 떠나오고 6월말 뽑혔던 전봇대는 7월 초 다시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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