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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조도면 대마도 특집4) 70대 노인들은 어쩌라고

망할 놈들, 떼어 먹을 게 따로 있지

“우리 돈 좀 받아주시오. 이누무 해수환가 뭔가 한다고 들온 사람들 밥해주고 돈을 못 받았당게요. 아따 나는 배로 그 추운데 실어 날라다 주고 그 돈도 못받아쏘. 멸치 가져간 돈도 못 받았당게요. 그 놈들이 군에서 나온 줄 알았제 어디서 온 줄 어찌 안 당가.”

대마도의 문제는 양파껍질을 벗겨 내도 또 나올 정도로 끝이 없었다.  우선 진도군에 전화해서 알고 있는지부터 물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진도군 관계자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부분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되도록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공사 원청회사인 가산토건(주)기술팀 남기영 부장은 “알고 있는 내용이고요. 가만있는 게 아니고 저희들도 하도급업체에서 원만히 해결하도록 공문도 보내고 독촉도 하고 그런 실정”이라며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 보라고 했다.

가산토건(주)재무담당인 총무부장도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들어가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일을 책임지는 건 아니지 않냐”면서 “채권채무관계에서 자신들은 원 도급업체로 협력업체의 한 부분을 책임지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작년 9월에 협력업체들이 문제를 많이 일으켜 적자보존을 많이 해줬다”고 하소연했다.

“그때 본인들이 밥값은 얼마, 뭐는 얼마다 이렇게 조사를 해서 왔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돈을 풀었죠. 명절을 앞두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11월에 되니까 김을 가져갔네, 멸치를 가져갔네, 하면서 특산품을 가져갔다고 말이 나오더라고요. 주민들이 당시에 군 관계자들한테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직접고용인부들도 아니고 해서 그 사람들이 한 일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 협력업체에 빨리 마무리를 하라고 하고 있고 협력업체 변명인데 그 업체가 공사를 하면서 상당히 고전을 한 모양입니다.”

원청인 가산토건(주)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섬 주민들의 민원은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가산토건은 조도면 4개의 섬에 정수장건축과 정수라인 시설을 담당했다. 기계설비는 동양화학에서 했다.

 

70대 노인들은 어쩌라고

대마도와 같은 섬 주민들은 장사가 무언지를 모른다. 그저 진도군에서 나온 사람들이 밥 좀 해달라고 하니까 객지에 간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해준 것 뿐이다. 추운 겨울인데도 이들이 다른 섬이나 육지로 이동을 원하면 형제를 대하는 마음으로 배로 실어 날랐다. 단돈 얼마라도 생기면 전기세라도 보탤 생각에 감사히 했다. 그러나 이들의 손에 고생한 대가는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쌀을 사고 반찬거리를 사온 비용이 고스란히 빚이 됐다. 추운 겨울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받으며 그들을 실어 날랐던 배 삯도 못 받았다. 특산물인 김이며 멸치를 가져갔던 돈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진도군이 발주를 주었던 업체들은 각자 할 말이 많다. 진도군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경을 써서 해결하도록 한다고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 목이 마를 뿐이다.

가동도 되지 않으면서 엄청난 예산을 꿀꺽 삼켜버린 해수담수화시설, 밥을 먹고 실어 나르고 음료수며 술을 마셨던 구멍가게의 외상값 이 모든 것들은 섬 주민들의 몫이 됐다. 관리감독을 했어야 할 진도군은 책임자들이 수시로 바뀐 탓에 올 2월에 부임해온 담당자만이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7월 19일 진도군 소속인 김영록 국회의원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김 의원은 부재중이라며 보좌관이 전화를 이어받았고 진도군의 일들을 알린 후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7월 23일 다시 전화를 걸었다. “저희들이 관련군에 얘기를 해서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빠른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 말이 섬 노인들의 한숨을 잠재워줄 수 있을까?

조도면 4개(대마도, 소마도, 죽항도, 청둥도) 섬마을의 문제는 관련군인 진도군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현재 진도군의 모습은 큰 바다에서 방향을 잃은 배와 같다.

그 사이 불편은 그대로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공사를 했던 기업들은 “자신들은 직접공사를 하지 않았으니 책임을 질 수 없지 않냐”고 하고, 진도군은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섬 노인들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진 못하더라도 이들에게 최소한의 기본 권리조차도 포기하라고 해야만 하는 걸까? 대한민국의 양심은 어디에 있기에 이 순간도 도서지역 노인들의 가슴을 응어리지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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