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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프리즘] 가혹했던 유은혜·진선미 인사청문회

… 유은혜 후보자에 대해 몰매 수준 파상 공세
… 수사기관 심문에 가까운 질의응답
… 이종명 의원, 진선미 후보자에 “동성애자 아니냐”
… 진선미, 차별당한 경험 털어놓기도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30일 5명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은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성윤모 특허청장, 고용노동부 장관 이재갑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을 임명했다. 이중 유은혜 내정자를 제외한 4명은 임명 9월21일 임명장을 받고 업무에 들어갔다. 이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17일과 역사적인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이 쏠려있던 19일, 20일에 각각 진행되면서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도가 떨어졌다. 자녀 위장 전입과 사무실 대납, 피감기관 건물 입주 의혹 등이 불거진 유 교육부 장관 내정자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동성애 질문 논란이 잠깐 주목을 받았을 뿐이다. 나머지 3명의 장관 내정자는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자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의혹 제기나 검찰 심문을 연상케 하는 질의 방식, 혐오발언에 가까운 질문 등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몰매에 가까웠던 유은혜 인사청문회

 

이번 개각이 발표된 후 청문회 전부터 야당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건 유은혜 후보자다. 물론 유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다른 후보자들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유 후보자는 자녀 위장 전입과 사무실 대납, 피감기관 건물 입주 문제 등이 청문회 전부터 제기되면서 야당 위원들의 야당 공세는 예상돼 있었다. 9월19일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이런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이날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인사청문회 시작을 선언하고 50분이 넘도록 자료제출을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의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다.

 

인사청문회는 야당 위원들이 공세를 펴고 여당 위원들이 유 후보자와 방어하는 양상으로 이뤄졌다. 유 후보자는 자녀 위장문제에 대해선 사과를 했고, 나머지 의혹들은 이미 해명을 했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가 2014년 국회의원 세비 외에 8,5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국회의원은 법적으로 겸직이 금지됐기 때문에 이는 청탁 또는 뇌물 성격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라는 조선일보(9월19일자) 보도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 세비 1억 정도와 세비 특강 나갔던 금액 합치고 본인과 가족 세액공제하고 남은 것을 신고한 것 같다. 성실신고를 부실 검증해 보도가 나간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유 후보자는 “그렇다”며 “이번 과정에서 언론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또 “유 후보자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학교 앞 속도위반 10건을 저질러 과태료 34만2,480원을 부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헤럴드 경제 보도가 있다”며 “이에 대해 자료를 제출한 경찰청에 문의했더니 유 후보자가 학교 앞에서 속도위반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냐하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위반하면 해당 자료에 따로 명시가 된다. 유 후보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위반이 없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쯤 되면 마구잡이 정치공세”라며 “경찰에 한 번 전화해 보면 되고 세무사한테 확인만 하면 되는 일을 언론에 일단 무턱대고 보도자료 부터 내며 헐뜯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기자 출신인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지금 (후보자) 본인에게 제기된 문제, 피감기관의 소유건물 문제, 지금 청원을 받는 대표 발의 문제, 우석대 문제, 합동사무실 문제 또 오늘 아침에 보도가 됐던 종합소득세 문제, 교통위반 문제 또 정치헌금으로 시의원을 공천했다 하는 문제, 전부 하나하나 뜯어보면 언론이 굉장히 부풀렸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언론이 한쪽 측면, 한쪽 얘기만 듣고 부풀려서 선정적으로 기사를 썼고 그것을 다시 야당 의원들이 받아서 또 시끄럽게 하고, 그러면서 또다시 증폭이 되는 주고받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질의가 들어왔을 때 최선을 다해서 사실관계를 설명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제가 첫 여성 사회부총리, 교육부 장관으로서 이번 개각에서 중심적인 타깃이 돼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고,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면 또 공직자로서의 엄정한 자기관리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성찰하고 있다”며 “다만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하거나 그런 문제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부풀려 보도된 기사들이 일부 있었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심문장으로 바뀐 청문회장

 

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수사기관의 조사 장면으로 바뀌기도 했다. 검사 출신인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 후보자에게 원외지역위원장 당시 정당법 위반 논란에 관해 질의하는 모습은 마치 검사 심문을 연상케 했다. 당시 교육위원회의록을 보자.

 

곽상도 위원 : 후보자께서 과거에 불법 사무실을, 일산 동구 국회의원 되기 전에 원외 지역위원장으로서 사무실을 두고 정치 활동을 벌여서 정당법 위반했다는 것과 관련해서 물어보겠습니다. 이 당시에 후보자께서 이 공간을 2010년 9월 일산 동구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될 때부터는 썼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이건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동구 지역위원장은 2010년 3월부터 맡았고요, 사무실은 2010년 9월에 시·도의원 합동사무소로……

 

곽상도 위원 : 기간이 9월이 맞느냐고, 그것만 답변해 주시면 됩니다. 그다음에 이 당시 제보하신 분 말씀으로 ‘들어가면 좌측으로 후보자 사무실이 있었고, 입구에 2개의 책상이 있었고, 나머지는 회의용 탁자가 쭉 해서 몇 개 있었다, 시·도의원 책상은 없었다’ 이렇게 음성을 따왔는데 이 내용은 사실입니까.

 

유은혜 후보자 : 그 내용도 사실과 다릅니다. 서로 다른 의견……

 

곽상도 위원 : 자, 들어가면 왼쪽에 후보자 사무실 있었던 것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왼쪽에 작은 방이 하나 따로 있었던 것은 맞습니다.

 

곽상도 위원 : 그것 후보자 사무실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그것은 제가 쓰기도 했고 공동으로 쓰기도 했습니다.

 

곽상도 위원 : 들어가는 입구에 직원 책상 2개 있었던 것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사무실이 여러 차례 내부 구조가 바뀌어서 그것을 계속 그런 구조로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곽상도 위원 : 책상 2개가 있었던 것은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책상은 여러 개 있었습니다.

 

곽상도 위원 : 회의용 탁자가 죽 해서 몇 개 있었다는데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회의용 탁자도 있었고 책상도 있었습니다.

 

곽상도 위원 : 시·도의원 책상은 없었다는데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시·도의원 책상도 처음에 마련해 놨다가 나중에 구조를 개편하면서 회의용 테이블로 다시 바꾼 겁니다.

 

곽상도 위원 : 처음에는 있었다가 나중에는 없어졌다? (자료를 들어 보이며) 여기 아까 얘기한 것처럼 시·도의원 합동사무소라고 간판 걸었다. 사무실 임대료는 시·도의원 5명이 각출해서 1년 동안 1,500만 원 정도 나눠 낸 것 같다는데 맞습니까

 

유은혜 후보자 : 저를 포함해서 분담하면 가능하다고 선관위의 자문을 받아서 6명이 n분의 1씩 분담한 것입니다.

 

국무위원 후보자에게 “동성애자는 아니시지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진 장관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두고 야당 위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진 장관은 호주제 폐지, 소라넷 사이트 폐쇄, 불법촬영범죄 근절방안 제시 등 성폭력 범죄 근절에 앞장서는 한편 ‘동성애 왜곡’ 국정교과서 수정 신청 참여하고 2013년에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에도 참여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논란이 됐던 장면은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이 진 장관에게 “동성애에 대한 어떤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계시는데, 그렇다고 후보자께서 동성애자는 아니시지요”라고 묻는 부분이다.

 

질문을 받은 진 장관은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진 장관은 “그 질문은 조금 위험한 발언”이라며 “아까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질문 자체가 또 어떤 차별성을 담는 질문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데 답변을 이렇게 회피를 하시면 안 된다”라고 했고 진 장관은 “회피가 아니다. 저는 위원님이 그것을 좀 더 고민해 주시면 하는 생각”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의원은 또 진 장관이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아 동성애를 옹호하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의 8월 발표를 보면 2017 HIV·에이즈 신고 현황에 5년 연속 1,000명대 이상의 우리 국내 감염자 수가 나타나고 있다. 1,000명보다도 새롭게 감염된 내국인 중에 약 95% 정도가 남성이다. 그중에 33.1%가 20대 청년이고, 30대 청년까지 포함하면 약 50%를 상회하고 있다”며 “대한내과학회지 조사에 의하면 에이즈 감염자 중 10대 감염자의 약 93% 정도가 동성간 성 접촉에 의해서 감염됐다고 나왔다. 후보자께서 이성 간 성 접촉으로 에이즈 감염 비율이 더 높다고 얘기했는데 10대 감염자를 살펴보면 동성간 성 접촉으로 감염된 인원이 93% 정도 되고 있다. 이 수치를 후보자는 알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진 장관은 “오늘 처음 듣는다”고 대답했다. 이 의원은 “(진 장관이) ‘오늘 처음 들었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후보자께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축적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진선미 “저는 조금 더 인간적이고자 노력하는 사람”

 

진 장관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지난 시절 겪어야 했던 차별에 대한 아픈 기억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이 성 소수자 보호 활동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기독교) 모태신앙을 가졌던 한 아이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다른 사람과 다른 걸 느끼게 됐다”며 “본인이 다니던 교회는 끊임없이 동성애를 죄악으로 교육했고 아이는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이 아이는) 병원에도 가보고 온갖 치료를 다 받고자 노력하며 스스로를 부인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부모에게도 버림받은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저는 (그 아이의) 손에 그어진 자국을, 그 손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장관은 “모태신앙자로서 정말 열심히 살아 보려고 노력했지만 절망하며 가족들한테도 버림받자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 위해 자살까지 시도했던 그 친구의 눈빛이 마치 저의 눈빛 같았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말했다. 진 장관은 “(저는)시골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잃고 고통스러운 때가 있었다”며 “중3, 고1 여학생이었다. 그런 제게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차별적인 언사를 너무나 쉽게 했다. 전라도라고, 또 가난하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 함경남도에서 열아홉 살에 내려오신 아버지는 함경도라고, 저는 전라도라는 이유로 구박받고, 소외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진 장관은 “이 모든 것들을 다 잊고 살다가 변호사가 돼 다른 사람들을 변호하면서 다시 (그 기억이) 되살아났다”면서 “(저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힘들어하는 사람 손 붙잡아 주며 함께 살아보자. 저는 딱 이 수준이다. 제가 그렇게 명민하지도, 용기 있지도, 급진적이지도 않다. 그저 조금 더 인간적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답변했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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