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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노년의 여행에서 얻는 의미는 무엇일까 - 한 60대 사업가의 시베리아횡단 여행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여행은 세대마다 조금은 다를 것 같다. 10대의 호기심 여행, 20~30대의 견문 여행, 그리고 일상의 걱정거리를 잠시 잊어버리는 중년의 휴가 여행, 혹은 출장 중 짬을 내 둘러보는 짬짬이 여행 등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아는 어떤 사업가는 사업 아이템을 찾으러 종종 외국 여행을 간다. 어떤 이는 사업의 실패 후 새로운 원기를 얻기 위해, 또는 실연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여행기는 정보와 지식을 전해주지만 글쓴이의 성숙한 깨달음을 느끼게 해준다면 더욱 값진 것 같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경험한 중년을 넘어선 나이에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사업가에겐 여유로운 여행이란 감히 생각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고로 50대를 넘어서고 경제적인 짐을 덜어내는 60대나 돼서야 홀가분한 여행을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60대 중반의 성기태 훼미리라이프 대표는 1980년대 초 한양(주) 바그다드 주재원을 시작으로 중동과 미국, 일본, 동남아 건설현장을 누비던 건설맨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건설프로젝트 개발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여행은 20대부터 시작했다. 그가 지금까지 다닌 여행 루트는 로마에서 오슬로까지 8,000km, 이베리아 반도와 모로코 6,000km, 파미르 하이웨이와 실크로드 6,000km, 발틱해에서 오호츠크해까지 11,000km 등이다.

 

성기태 대표는 발틱해에서 오호츠카해까지 부분을 「시베리아횡단 열차여행」이란 제목으로 책을 펴냈다. 성기태 대표는 자신의 여행을 ‘자유여행’이라고 강조했다. 그와 얘기를 나눠봤다.

 

Q. 자유여행이란 어떤 개념인가?

자유여행이란 여행사가 짜주는 대로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고 여행자 본인이 여행 장소와 루트를 정하여 일정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Q. 시베리아를 여행의 주제로 삼은 데는 어떤 특별한 동기가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보통 역사라고 하면 유럽사, 미국사, 중국사, 일본사를 배우는데, 저는 학교에 다닐 때부터 유럽과 중국과 한국의 중간에 있는 북방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라는 광활한 지역과 나라들에 대한 역사에 궁금했습니다. 예를 들면 몽골을 들 수 있겠지요.

 

Q. 보통 시베리아 여행이라고 하면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루트를 가는데 발틱에서 시작했지요?
러시아는 서쪽으로는 발틱 해에서부터 동쪽으로는 오호츠크 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시작했습니다. 헬싱키 다음으로 에스토니아의 탈린, 라트비아의 리가를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피터대제의 도시인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먼저 보고 모스크바에 갔습니다.

 

Q. 발틱해의 국가들을 베네룩스 3국이라고 하는데, 그중 두 개 나라를 방문하고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품목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때문인지, 소득이 굉장히 낮아 보였습니다. 청년들이 거의 전부 유럽으로 일하러 간다고 들었습니다.

 

 

Q. 모스크바에서 카잔으로 갔던데, 중앙아시아를 느끼고 싶었던 거지요?
시베리아 루트는 두 개가 있습니다. 위쪽으로 노브고로드로 가는 라인이 있고 아래로 카잔으로 가는 라인이 있는데, 저는 카잔을 거치는 루트를 선택했습니다. 카잔은 러시아 내 타타르 공화국의 주도입니다. 카잔은 몽골족과 투르크족의 혼혈족인 타타르인들이 만든 도시답게 동양적인 모습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거주민들도 터키인이나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합니다. 음악 가락도 유사한 것 같고 현지 사람들과 만나보니 정을 나누는 마음이 우리 정서와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만두, 순대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카잔에서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인 로마노프 왕가가 최후를 맞이했던 에 카테린부르크, 바이칼 호수를 둘러볼 수 있는 이르쿠츠크, 극동의 두 개의 항구도시인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끝으로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Q.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구경하러 간 거죠?

바이칼 호수는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그보다는 러시아가 어떻게 짧은 기간에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땅을 점령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풀렸습니다. 바로 밍크였습니다. 이르쿠츠크는 밍크 산업의 전진기지로서 번성했습니다. 러시아는 코자크 기병대를 앞세우고 밍크를 잡으러 동쪽으로 나아갔습니다.

 

 

Q. 선명한 사진들이 많이 실려 훨씬 책을 보기가 편한데...?
전부 핸드폰으로 찍은 것들입니다. 처음엔 카메라로 찍었는데, 카메라는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스냅을 찍는 데 불편했습니다. 며칠 간 카메라로 하다가 걸리적거려서 아예 핸드폰으로만 찍었습니다. LG 핸드폰이었는데 당시 최고의 화소였는데 사진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2천여 컷을 찍어서 책에는 300여 컷을 사용했습니다.

 

Q. 첫 해외여행은 언제쯤인가요?

1982년 한양건설 바그다드 지점에서 제가 근무를 했는데요, 그 무렵에 여름휴가를 받아서 로마로 가서 오슬로까지 자유여행을 했습니다. 로마에서 밀라노, 스위스, 암스테르담, 덴마크,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까지 혼자서 비행기도 타고 기차도 타는 일정으로 갔습니다. 그다음에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남쪽 키웨스트로 가는 도로 여행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을 거쳐서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를 둘러본 발칸 여행, 또 스페인과 포르투갈과 모로코 일대를 일주하다시피 한 여행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파미르 고원 하이웨이를 갔다가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타시겐트, 카스피해 일대를 여행했습니다. 일정이 짧으면 10일, 보통 20일 이상 한 달 정도 했습니다.

 

 

 

Q. 혼자 여행을 한 건가요?
혼자 하거나 마음에 맞는 2인 여행을 했습니다. 2인 여행은 떠날 때는 의기투합하지만 막상 시작되면 서로 의견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자 여행을 선호합니다.

 

Q. 여행은 언제부터 준비하나요?
여행 준비는 최소한 1년 전부터 해야 합니다. 1년 전부터 여행지의 역사, 여행 정보 등을 읽고 메모합니다. 요즘에는 여행 사이트들이 많이 있어서 서치를 부지런히 합니다. 영어로 된 여행 사이트에 들어가면 굉장히 유용하고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살펴본 뒤에 방문할 도시를 선정합니다. 방문 도시에서 무엇을 봐야 하겠다고 미리 정합니다. 그래야 열차, 비행기 편 등을 예약해두고, 나중에 여행일정에 차질이 없고 가격도 싸죠.

 

 

저는 중간 정도의 배낭만 메고 갑니다. 그 배낭에 들어갈 만큼만 짐을 넣습니다. 러닝 3장, 팬티 3장, 위아래 옷 2벌, 비상약이면 됩니다. 비상약은 소화제, 설사약 등인데요 파미르 고원과 같은 고산지대에 갈 때는 고산병 예방약도 가져갔습니다. 옷은 가장 간편한 거로 입고 갑니다. 미리 날씨를 파악하고 꼭 필요한 옷만을 입고 가는 거죠. 만약에 날씨가 춥다고 느낀다거나 하면 현지에서 옷을 사는 거로 합니다. 현지 옷은 어느 나라나 비싸지 않습니다. 신발은 자기에게 가장 편하고 가벼운 거로 준비합니다. 여행하면 많이 걷게 되잖습니까. 딱 1개의 신발을 신고 가는데 벗고 신는 데 편한 종류여야 합니다. 무거운 등산화처럼 벗고 신는 데 불편하면 안됩니다. 최고 좋은 거로 장만하기를 권합니다. 배낭과 신발이 짐이 되면 안 됩니다.

 

저 같은 경우, 라면 등 부식은 절대로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100% 현지식을 합니다. 현지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현지인들과 접촉도 하고 그들의 사는 모습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모자, 선글라스도 준비하고요. 보통 여행 기간이 1달이기 때문에 미리 정보를 파악하면 그 날씨에 맞은 옷을 입고 갈 수 있습니다.

 

방문할 여행지의 날씨가 가장 좋은 때를 골라 여행 일정을 잡습니다. 날씨가 선선하고 비가 거의 안 오는 때를 잡아서 가야 카메라도 잘 나오고 해서 그 시기를 선택합니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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