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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콤포지션 경제학(19)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법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지금 AI+ICT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동시에 기후변화와 코로나로 인한 친환경과 비대면 노멀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서는 시장을 선도하고 팔로우 하지 않으면 기업도 개인도 국가도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생존하는 법은 무엇일까.

 

시장이란 인간들의 필요와 욕망과 편의성이 만나는 곳으로서 경제 생태계의 거울이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을 포함해 경제 생태계의 작동 현상을 나타내는 말에 불과하다. 인간의 필요와 욕망과 편의성은 각각 선택하는 가치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극히 모순적인 게 본질적 속성이다. 그것의 움직임을 표현할 말로 ‘보이지 않는 손’이란 단어 외엔 적절한 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시장은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법의 대상은 될 수 있으나 도덕윤리, 이념의 대상은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필요와 편의성을 충족시킨다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흥정이 이뤄져 상호간에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근래 출판 산업이 사양업종이라고 하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공급하는 매체가 책 이외에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유튜브 등에서 최신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마당에 굳이 책을 구입할 필요성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공급은 넘치는 데 수요는 제 자리 걸음이다. 이런 시장에서는 출판사는 유튜브와 포털에선 접할 수 없는 지식과 정보를 엄선하여 공략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쓴다든지 기존과 다른 전략을 택해야 할 것이다.

 

시장을 살펴보는 첫 번째, 손쉬운 방법은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을 찾아내 분석해보고 그대로 따라하면서 추격하거나 한 발 앞서 선도해나간다. 그러려면 관련 산업과 업종의 동향을 바싹하게 알고 있어야 하며 따라하고 배우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일본 기업들과 독일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자국의 과학기술에 자부심이 높아 미국이 주도하는 주류 시장의 흐름을 금방 쫓아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미국은 유럽 이민자들의 후손을 주축으로 블랙 피플, 아시아계, 중남미계들, 이민1세대의 유학생 정착민들로 구성돼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떠나온 본국보다 한 발 앞서 치고나가려는 마음이 매우 강하다. 미국에서 계속 새로운 산업과 업종, 비즈 모델이 일어나는 동인이 여기에 있다. 미국 시장은 영어를 네이티브 언어로 사용하는 거대 시장의 중심이란 점을 꼭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인도, 싱가폴, 북구 강소국들, 이스라엘, 남아프리카 등이 거의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영어 경제권이라고 칭할 만하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긴 한데 이러한 미국 중심 경제권의 일원이라고 하기엔 미흡하다. 한국은 자유무역의 수혜를 받는 나라로서 영어 경제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나라다.

 

어떤 기업이 성장하고 선도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경영자가 시장을 잘 보고(Observing), 느끼고(Sensing), 참여하고(Participating and Following), 선도하고(Creating and Leading)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4대천왕(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등이 그런 기업들이다. 중국 기업의 선두그룹들은 미국의 혁신기업들을 추격하기에 바쁘고 경영의 질적인 면과 투명성 측면에서는 국제사회의 의구심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가’는 시장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 그들은 시장의 반응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므로 한 사회의 직업군에서 시장을 잘 아는 직종에 속한다. ‘시장’을 분석하는 직업인 경제학자, 증권회사 리서처라고 해도 시장의 실패 책임에서는 한 발 비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가에게 시장 예측 실패는 최전선에서 ‘피’를 흘리는 소대장과 같다. 경제학자와 리서처는 참모본부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의 움직임은 나중에 알게 된다. 한 나라에서 뛰어난 기업가는 경제의 기관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역할, 약도 될 수 있고 독도 될 수 있어

 

어떤 정부가 후진국에서 경제개발을 시동할 때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효과도 팍팍 난다. 경제 전반이 열악한 여건이고 유치한 단계이고 문제투성이 이기 때문에 집약된 조직과 적은 돈이나마 투입하면 효과가 쑥 오른다. 경제개발을 위한 필요한 자금으로 세금을 통한 국내 조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의 투자를 받으면 더욱 경제성장의 탄력을 받게 된다. 외국 투자를 통하여 기술과 경영 노하우, 수출 판로까지 조금씩 확보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도 커지게 된다.

 

자생력이 생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는 흐름을 형성해내면 개도국 단계에 접어든다. 이때부터 정부의 역할은 서서히 달라지고 고도화돼야 한다. 세 가지다. 첫째, 기존의 정부 자금 조달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어느 나라가 정부가 가장 자금이 풍부하다. 세금으로 거둔 돈이 있고, 세금으로 모자라면 국채를 발행하면 된다. 국채는 나라 빚인데 이것이 적당하면 ‘약’이 되나 너무 많다고 하면 정부가 무능한 거다. 정부가 예산만으로 할 일 못 해내서 급전을 계속 써왔다는 얘기다. 일본의 막대한 나라 빚은 일본 정부의 정책능력 무능지수에 다름 아니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돈의 씀씀이를 알뜰하고 유효적절하게 쓰기가 어려운 게 통례다. 누구든지 돈을 풍풍 쓰는 거 좋아하지 인색한 듯 쓰는 거 좋아할 사람은 많지 않다. ‘조삼모사’라는 말이 있다. 원숭이들에 아침에 사과를 세 개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준다고 하면 화를 낸다. 아침에 사과를 네 개 주고 저녁에 세 개 준다고 하면 손뼉을 치고 좋아한다. 원숭이들이 그렇지 사람이 설마 그리 어리석을까, 하지만 실제 이런 일들은 인간 사회에서도 많이 벌어진다. 포률리즘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고, 그런 정치인들에게 투표를 하면 그런 모양이 된다.

 

기업에게 조달되는 자금 중에서 정부 부문은 적을수록 좋고 민간 부문의 몫이 커질수록 건강한 기업이 된다. 눈먼 돈인 정부 자금보다는 주인 있는 돈으로 형성된 민간 자금이 훨씬 잘 부채 관리됨은 당연한 이치다. 정부는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자금을 줄이고 대신 실업자의 재훈련과 사회적 약자의 사회복지부문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말이 나온 김에 경제부처 장관 능력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즘 경제정책의 거듭된 오판은 경제수장의 잘못이 크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수장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지만 경제부총리가 대통령의 경제철학을 정책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의 소지자여야 한다. 한국은 경제부총리의 인력 풀을 늘려야 한다. 경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글로벌 경제 외교의 안목도 요구되는 자리인데, 말단에서부터 경제관료 생활만 해온 사람이 그런 능력을 갖추기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폭넓게 인재를 써야 한다. 홍남기 부총리가 뒤뚱거리는 데는 본인의 정책 유연성 부족도 있지만 정치인 출신 경제부처 장관들과 청와대에게 치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한 나라의 경제를 다루는 자리에는 준비된 자를 써야 함은 물론이다. 시험 삼아 쓰는 건 안 된다. 그런 인재는 아주 희귀할 터이다. 그러므로 이념을 떠나 적진에서도 필요한 인재를 빼어서 사용하는 정치 지도자가 아쉽다.

 

그리고 정말 뛰어난 인재는 항상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 명성이 자자한 사람은 속빈 강정일 가능성이 크다. 경제 관료를 쓰더라도 노른자위 부서만 돌아다니며 고속으로 승진한 사람들보다는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고 실물경제 부처의 경험도 겸비한 사람이면 더 좋다. 경제학자들을 경제 수장에 앉히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보는 입장이다. 경제학자 출신 수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드넓은 황무지에 새로 계획을 세울 때는 필요하지만 정부 조직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상황에서 조직장악 능력도 없고 무엇보다도 경제 주제 논문만 쓰는 안목으로는 경제 생태계를 다루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재인의 정부의 부동산 참사는 인재 등용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기업가 출신이 바로 경제 수장은 안 되고 국회 경제상임위 경험을 재선 이상 해봐야 한다고 본다. 광역자치단체장 출신은 유능한 경우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 출신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극히 당연하다. 개별 기업 경영자보다 금융인은 경제 전반을 보는 데 익숙하고 더욱이 투자은행 출신은 투자 승패의 치열한 현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제 관료보다 더 나은 후보감이 될 수 있다. 투자은행인 없는 한국은 해당이 안 된다. 한국의 대형은행은 정부의 우산 속에서 안전하게 근무해온 타성에 젖어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경제 전체를 다루는 인물을 배출해내기 힘들다. 경제수장은 ‘돈’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생각하는데 투자은행 출신이야말로 그걸 잘 아는 전문가들이다.

 

둘째, 경제 현장에서 공정한 룰을 적용하는 일이다. 공정한 룰에 대한 적용은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행태로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은 무조건 ‘갑’이고 중소기업인 약자이고 ‘을’이란 사고로는 공정한 룰의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분열만 초래하기 쉽다. 정치인들은 대기업은 강자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조치라도 억누르면 수긍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인간은 설사 옳은 조치라고 해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하면 다른 궁리를 찾는다. 공정한 룰만 적용하면 다 해결되고 경제 전체에 항상 유리할 거라는 생각은 순진하다. 공정한 룰에도 유연함이 깃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만사 ‘룰’만 가지고는 안 된다. 또 공정한 룰의 적용에서 국내외 기업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외국기업들에게 국내 시장 접근권을 동일하게 제공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의 차별하는 것 같지는 않는 것 같다. 자국기업들이 외국 기업과 동일한 경쟁하도록 해야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정부가 계속 보호하면 절대로 ‘어른’으로 자라지 못한다.

 

셋째, 낙오하는 기업과 실업자들은 구제하고 그들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낙오 기업들에게 선심 지원만 베풀면 좀비기업만 양산하는 ‘암 덩어리’가 된다. 구제와 재기 기회 제공을 하나의 일관된 일로써 처리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 시장자본주의는 높은 성장을 기할 수 있는 반면에 낙오자들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양극화의 원인이 된다. 정부는 낙오자들에게 새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주고 직접 지원도 해야 한다. 양극화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처진 낙오자들이 다수를 이루어 이들이 앞서가는 선두 그룹들을 뒤로 끌어내리는 작용을 일으킨다. 낙오 기업과 실업자 구제 정책은 사실 성장 정책의 하나로 봐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주류 시장에서 파트너를 잡아야

 

화이자의 파트너 사인 독일 기업 바이오엔테크사의 창업주가 터키계 이민자 부부라고 화제를 모았다. 회사 대표 우구어 자힌 최고경영자는 자신들만으로도 충분히 코로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으나 판매를 위해 미국 화이자와 파트너를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는 미국 경제임은 분명하다.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는 그 내용이 다르다. 중국경제는 점점 내수경제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와 당의 손길이 너무 깊이 개입돼 있어 경쟁력 갖춘 경영자가 양성되기 어렵고 기업 외적 판단을 해야 할 경우가 많아 중국 경제권 외에서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기업가가 경영 능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업적 혁신기술을 개발하지 못한다. 기업가는 전권의 권한과 함께 실패의 책임도 지는 교향악단의 지휘자와 같다. 공산당1인독재 체제 하에서 기업가는 오너십이 희박하고 외부 간섭이 심해 권한과 책임을 가지기 어렵다.

 

그러나 중국은 내수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 시장으로서 매력은 충분하다. 하나 중국 체제 상,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나면 어김없이 징벌이 막무가내로 가해진다는 걸 각오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한국 기업들은 지리적 이점을 살리되 너무 깊이 발을 담그지 말고 유연한 전략을 신속하게 구사하는 법을 익혀야 할 듯하다.

 

미국 경제는 한국 입장에서 기술도 얻고 시장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자본도 구할 수 있다. 일거삼득의 이점이 미국경제에 있다. 내년에 세계경제가 코로나의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경제구조 조정과 함께 폭발적 성장도 교차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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