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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메쉬코리아 집안싸움인가, 유착관계로 인한 진흙탕 싸움인가

유력한 새주인 hy "메쉬코리아 내부서 일어나는 일" 선 그어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며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각광받던 메쉬코리아의 전·현 대표 간 자금유치 전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던 메쉬코리아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공동창업자인 유정범 전 대표이사(당시 대표) 해임안과 김형설 신임 대표이사 선임안,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hy(옛 한국야쿠르트)를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유 전 대표는 이사회 자체가 무효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김 대표를 필두로 한 메쉬코리아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응수하고 있다.

 

 

메쉬코리아, 자금난에 내홍...법정싸움으로 번져

 

갈등의 시작은 메쉬코리아의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인한 자금난이었다. 2019년 123억원이었던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178억원, 재작년 368억원으로 확대됐고, 결손금은 재작년 말 기준 1128억원이나 쌓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에서 주식담보대출로 빌린 360억원을 갚지 못했고 유 전 대표는 같은달 25일 법원에 개인 차원의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를 신청했다. ARS는 최대 3개월 동안 채권자들과 자유롭게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원은 채무자 회사에 포괄적 금지명령만 내리고 회생절차 개시결정은 보류한다.

 

이후 12월 OK캐피탈은 법원에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신청하기도 했다. P플랜 회생절차는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사전협의를 통해 신규투자, 지분·자산매각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인데 최악의 경우 주식·자산매각으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은 원금을 보장받기 힘들어진다.

 

해가 바뀐 지난 1월 초에는 김 대표를 주축으로 한 사내이사진이 법원에 별도의 ARS(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를 신청했다. 유 전 대표의 입장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전-현 대표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법원은 유 전 대표와 김 대표가 신청한 ARS와 OK캐피탈이 신청한 P플랜 등 3개의 선택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다.

 

 

공동창업자의 엇갈린 운명...hy 유상증자 의결도

 

유 전 대표와 김 대표가 서로 자금유치를 시도하던 찰나 지난 1월 25일 열린 메쉬코리아 이사회에서는 유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김 대표(당시 부사장)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hy로 회사 경영권을 매각하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안건이 의결됐다.

 

이에 유 전 대표는 곧바로 반발했다. 이사회 효력금지 가처분, 김형설에 대한 대표이사 직무정지 가처분,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김 대표 측에서 먼저 영입한 hy는 이사회가 열린지 일주일이 채 안된 지난 1월 30일 긴급자금 600억원을 수혈하며 OK캐피탈 등 주요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했다.

 

이에 따라 OK캐피탈은 P플랜 신청을 취하했고, 메쉬코리아는 서울회생법원에 ARS 회생신청 건에 대한 기각 요청 의견서를 제출해 지난 2월 16일 결국 회생절차 개시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을 받았다. 법원은 메쉬코리아의 새 경영진이 hy로부터 신규 자금을 투자 받고 있으며, 주요 채무를 모두 변제해 회생절차 개시의 원인이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유 전 대표는 국보 컨소시엄을 통한 800억원 유상증자 안건을 제시했지만 이사회는 회생법원 허가로 유상증자 전제의 DIP 긴급자금 600억원 차입과 주요 채무 변제까지 이뤄져 추가 유상증자가 부적절하다며 거절했다. DIP는 회생채권 변제 계획안으로 채무자가 회생채권에 관한 변제 계획을 구체적으로 기재한 문서다.

 

 

부릉 지점장들 "hy 인수 안 돼...유 전 대표 해임 철회하라" 시위

 

유 전 대표를 지지하는 지점장·라이더 등 관계자들은 hy의 메쉬코리아 인수와, 유 전 대표 해임에 강력 반발하며 hy 사옥 앞에서 수차례 시위를 벌였다. 특히 네이버(18.48%)와 GS리테일(18.46%), 현대자동차(8.88%) 등 메쉬코리아 주요 주주사 앞에서는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제3자(hy)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부결해 달라며 1인 시위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 메쉬코리아에 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hy가 200억원의 신주 인수를 진행하면 총 800억원 투자로 지분 66.7%(주당 5023원)를 확보하게 된다.

 

기자는 영하의 날씨를 보인 지난 2월 20일 이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앞 시위 현장을 찾았다. 메쉬코리아 대구경북지점장이라는 A씨는 ‘유 전 대표 해임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데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가한 물량이 전체평균 기준 20%인데 (이번 유 전 대표 해임 이후) 일부 지점은 30%까지 물량이 감소했다”며 “B2B(기업 간의 거래) 계약의 경우 유 전 대표가 대부분 계약을 해왔는데 (해임 이후) 신뢰를 보냈던 많은 가맹점주들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A씨는 hy와 김형설 현 대표 간 유착관계로 부당하게 인수전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hy가 사내이사진들을 포섭·협박해 단독 우선협상 지위 획득을 시도했다. 유 전 대표는 투자의향서를 더 좋은 조건에 낸 복수의 투자자들이 있어 정식 이사회를 소집해 회사와 주주가치 제고에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투자를 받으려 했다”며 “hy 투자총괄 모 임원은 유 전 대표에게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사임하고 40억원에 보유지분을 다 팔고 나가라고 협박을 했다더라”고 전했다.

 

 

hy 임원, 유정범 전 대표에 “40억 원이 최선...안 받으면 손에 쥐는 것 없을 수도”

 

발언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해당 임원과 유선 연결을 시도했다. 전화를 받은 해당 임원은 ‘유 전 대표를 (따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맞다”면서도 ‘유 전 대표에게 40억원을 제시하며 협박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물음에는 “본사 홍보팀을 통해 공식적 답변을 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hy 홍보팀 관계자는 'hy가 메쉬코리아 사내 이사진들을 포섭해 단독 우선협상 지위 획득을 시도했다는 소문이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포섭하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적극 부인했다.

 

‘유 전 대표에게 사임을 조건으로 보유 지분을 hy에 다 팔고 나가라고 했느냐’는 질의에도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메쉬코리아와 hy는) 아직 별개의 회사다. 메쉬코리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괜히 간섭해야 될 필요도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취재진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hy 투자총괄 임원이 유 전 대표에게 “저희들은 돈도 다 준비돼 있다. 대표님에게 최선을 다해 드릴 수 있는 금액은 40억원이다. (40억원을) 받지 않는다면 손에 쥐는 게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다.

 

메쉬코리아 갈등에 뒷짐 진 주주들...유 전 대표,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메쉬코리아 주요 주주들은 오는 23일 주총을 앞두고 별다른 공식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메쉬코리아와) 같이 기술적으로 협업을 하기 위해 지분 투자를 한 건데 현 상황(전·현 대표간 법적분쟁)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관련 언급을 피했다.

 

한편 유 전 대표는 지난 2월 20일 "합리적이지 않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회사의 주식을 제3자에게 발행하는 행위는 주주들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자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주당 5천 원 남짓의 유상증자 발행 가액이 터무니없이 낮게 산정됐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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