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 주자들이 공방이 어느 때보다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고수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당 대표 후보는 세몰이에 나서며 과반 굳히기에 나섰고 나머지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한 거센 공세를 이어가며 막판 뒤집기를 꾀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는 김 후보 지지 선언을 발표하면서 안 후보와 황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책임당원협의회 임원진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는 TV 토론과 합동연설회에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을 듣겠다는 타 후보 답변을 비난하고 있다"며 "당 대표가 의견 듣기를 거부하면 당 정간 소통은 멀어질 것이고 결국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당대표로서 자기 세를 쌓기 위한 사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후보에 대해서는 “(천하람 후보의) 수도권 출마론은 수도권 및 총선참패 악몽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며 "실전경험 없이 팬덤으로 당선되는 당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 하나로 충분하다. 우리는 이준석 키즈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황 후보에게는 “의혹만으로 내부를 공격하는 행위는 위험하다"며 "과거 당내 선거에서 지나치게 부풀리고 공격했던 사안들이 다음 선거를 실패로 만들었던 이회창 전 총재 선례도 있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는 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의) 단일화 진정성과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고 깎아내리려는 일부 세력이 있는데 그들의 (비방) 선전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낡고 계파적인 정치로 어떻게 (윤석열)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어떤 세력이 우리를 믿고 마음을 열고 국민의힘과 연대하려고 하겠느냐”며 “윤 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교체를 이룬 것이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대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자신을 향한 비난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아용인'(천하람 당 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특히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인용하며 현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이 전 대표는 소설 속 주인공 엄석대를 윤 대통령에, 한병태를 천아용인에, 담임선생님을 국민에 비유했다.
그는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복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서울에 있다가 시골 학교로 전학 온 한병태의 눈에는 모든 것이 이상한 모습이었고, 이에 그들에게 저항했다가 괴롭힘을 당했다"며 "담임 선생님에게 이를 제보하지만 오히려 본인이 잘못하고 있다는 말만 듣게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 왕국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는 순간 무너졌다. 새로운 선생님은 엄석대가 권력을 지키기 위해 해왔던 것을 하나 둘 살펴보기 시작했다"며 "엄석대가 구축하려 하는 시스템의 문제점을 천하람, 허운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가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황교안 후보는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김기현 후보에 대한 비난 공세를 높였다. 황 후보는 “김기현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울산 땅 문제를 총선 카드로 쓰려는 게 민주당의 전략"이라며 "국민의힘이 총선 필패의 길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