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대 부채로 재무 위기를 겪는 한국전력이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연료 가격 안정으로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전력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3,96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0.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26조1,03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8,796억원으로 125.6% 늘었다. 이로써 한전은 작년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해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전후로 한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 때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전기를 공급해 43조원(2021∼2023년)의 적자가 쌓인 상태에서 원가 인상 요인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작년 3차례에 걸쳐 올렸다. 국제 에너지 가격도 안정을 유지하면서 한전은 작년 3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한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서도 5조9,457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4,534억원 영업손실)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요금 인상 효과로 매출이 4조1,833억원 증가했고, 영업 비용은 연료비, 전력 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2,158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나아가 한전은 최근 중동 분쟁 격화와 러·우 전쟁 지속, 고환율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해지는 추세지만 지난달 시행된 추가 전기 요금 인상의 효과로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 흐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전후로 쌓인 '40조원대 누적적자'의 단계적 해소를 바라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으로 작년 말(202조4,500억원)보다 4천400억원가량 늘었다. 대규모 부채로 한전은 작년 한 해만 4조4,500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하루 122억원 수준이다.
아직도 분기 평균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이자 비용 부담이다. 이는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고도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결국 이번 3분기에 한전은 약 3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순이익은 1조9,000억원을 밑돌았다.
한전은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기 요금의 단계적 정상화와 더불어 전력 구입비 절감 등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