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대선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두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의 파면 과정에서 우리 국민이 입은 내상은 생각보다 크다. 능력도 자질도 안 되는 자가 대통령 자리를 탐하면 한 나라가 송두리째 뽑힌다는 교훈을 분명하게 줬다. 그의 ‘눈부신 활약’에 대한민국 경제는 10년 그 이상을 후퇴하고 어렵게 민주주의를 지켜낸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짓밟았다.
윤석열은 모든 우주의 기운이 그를 도와 운 좋게 법 앞에 공정한 검찰총장 이미지로 사기극을 완성시켰다. 가만히 있어도 김건희의 내조로 명태균발(發) 여론조작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앞다퉈 자신이 ‘친윤’이라며 더러운 일들을 해결하는 신기한 일들이 벌어졌다.
검찰 시절부터 마음에 안 드는 이를 무작위 잡아들여 사돈에 팔촌까지 주변인과 엮는 ‘법기술’로 유명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검찰과 정부 각 부처에 인맥을 총동원해 ‘자기 사람’으로 채웠다.
대통령 임기가 5년임에도 불구하고 평생 권력을 쥔 것처럼 인맥의 성을 쌓은 윤석열은 온갖 불법과 불공정은 아내와 장모에게 맡기고 책임을 묻을 일이 생기면 ‘내로남불’식 무대포와 모르쇠로 일관했다.
배우자 김건희는 한발 더 나아가 여러 품행의 논란과 탐욕스러운 행위로 일관했다. “내조에만 충실하겠다”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언론에 이슈가 되면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조심하겠다”며 눈물연기를 뽐냈다.

●알코올과 극우 유튜버에 빠진 尹, 분노조절 장애까지 봐야했던 국민들
대통령에 대한 분노는 일반인의 그것과는 다르다. 권력자는 늘 주변과 소통하고 토론해야 한다. 독단적인 윤석열의 태도는 대화 단절뿐만 아니라 매사에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는 윽박지르고 대통령실 근처도 못 오게 막았다.
또한 채 상병 사망수사 압력도, 여당 대표와 대화조차 하지 않는 것도, 비판 언론매체에 재갈을 물린 것도 모두 분을 참지 못하는 성정이 원인이었다.
윤석열을 파멸로 몰고 간 12·3 비상계엄 선포는 ‘무모함’의 결정판이었다. “야당이 탄핵을 남발하고, 예산을 깎아서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윤석열의 변명은 헌법재판소에는 통하지 않았다. 나아가 용산에 숨어있던 윤석열이 체포되자 김건희는 “이재명 대표도 쏘고 나도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부가 한 치의 반성도 없이 자신들의 잘못을 ‘남탓’으로 돌리는 데 3개월이 넘는 시간을 허비했다.
윤석열의 술과 유튜브 중독은 정권 패망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새벽까지 만취해 제 때 대통령실에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출근 시간을 속이려 ‘위장 차량’까지 운용한 사실도 알려졌다. 또 윤석열이 극우 유튜브에 빠져 레거시 미디어보다는 극우 유튜브의 ‘가짜 뉴스’를 사실인양 믿고, 자신이 이긴 대선조차 부정선거로 둔갑시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했다.
어디 그것 뿐인가. 3년도 못 채운 윤석열 정권은 임기 동안 생명과 관계된 민생의 안전과 국가적 관리를 등한시 해 이태원 참사, 무안제주공항 참사, 의료대란 등 말 그대로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만약 그가 술을 멀리하고 극우 유튜브에 빠지지 않고 온전히 국민만 생각하면서 국정을 챙겼다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친기업 정책에 의한 ‘부자 감세’와 친환경 사업 대신 ‘원전 사업’을 우선시하는 시대 역행적 정책은 또 어떠한가. 그는 일관되게 만든 정치·법조·관료·언론 등 ‘기득권 카르텔’은 더 공고하는 데만 온힘을 쏟았다. 탄핵 선고로 일반인이 된 그가 저지른 카르텔은 일순간에 배신의 산물이 되겠지만, 그가 나라의 주요 기관에 꽂아 넣은 수구세력은 기생충처럼 자리를 지키면서 '나라 살림'을 좀 먹을 것이다.

●尹 풀어준 검찰총장 심우정...반성 없는 극우 유튜버와 극우 언론의 태세 전환
어쩌면 윤석열은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만약 그랬다면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물을 어떻게 담을 수 있겠는가.
분명한 것은 윤석열의 그릇된 권력욕과 대통령의 권력을 함께 누린 자들이 이제 제대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급한 불은 진압했지만, 광복 과정에서 친일파의 잔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친일 언론과 재벌기업이 그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 모든 영역에 악성이 뿌리내리는 모습을 봐 왔다.
이번 윤석열 탄핵 사건도 국가적인 피해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상식적인 극우 단체 세력의 이별과 기소청을 통한 검찰의 역할 축소, 언론 개혁을 통한 선기능 회복 등을 만드는 데 사회적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역사는 한 순간의 방심으로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 작은 불씨라도 다시 보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자정적 노력을 통해 씻을 수 없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줘야 한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에 책상을 내리치고 얼굴을 감싸 안는 등 충격에 빠졌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조기 대선’ 승리를 위해 후원금을 달라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씨는 12·3 내란 사태 뒤 보수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와 함께 전국을 돌며 내란 사태를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려 온 인물이다. 일단 전씨는 “헌법재판소 선고 내용 하나하나에 대해 모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파면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곧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전씨는 ‘조기 대선’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당 대선후보로 나온다면 목숨을 걸고 막겠다. 보수 우파 (후보가) 승리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며 자신의 채널명을 언급했다. 이어 “후원해달라. 많은 선거자금이 필요하고 보수우파가 승리하기 위해서 집회도 해야 하고 청년들도 지원해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역시 6일 극우 집회에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불복하는 발언과 ‘국민저항’을 주장하며 다시 선동에 나섰다. 전 목사는 “헌법재판소를 해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집회에서는 ‘감사 헌금’을 걷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한 사회자가 나서 “헌금 시간이 되니까 비도 그친다. 돈이 젖으니까”라며 “전광훈 목사님 힘내시라고 우리는 믿음으로 이겼다고 감사 헌금을 오늘만큼은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화문 집회 때마다 현금을 뿌린 정황이 포착된 전광훈 집회 일당은 결국 또 돈 때문에 거리로 나서고 있다.

●내수경기 바닥, 정부기관의 비정상화...차기 정권, 시급한 숙제 ‘나라 살리기’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4일 전국 곳곳에서 이를 알리는 특별판 신문 ‘호외’를 볼 수 있었다.
이날 주요 일간지 중에서는 경향신문 ‘끝내, 시민이 이겼다’, 서울신문 ‘대통령 윤석열 파면’,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 파면’, 한겨레 ‘윤석열 파면…민주주의 지켰다’ 등의 호외 및 특별판이 배포됐다. 경제 신문 중에서는 아주경제 ‘尹대통령 파면’, 이투데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 등도 호외를 만들었다.
호남권에선 광남일보, 광주일보, 광주매일신문,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등 상당수 신문사들이 호외를 제작해 배포했고, 강원지역 일간지 강원일보와 경상권 부산·경남 지역 일간지 국제신문도 특별판을 발행했다.
지난 5일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법원 상식의 최소한이라는 격언을 확인해주는 선고문이었다"며 "최고의 헌법기관이 가장 적합한 문장을 구사했다”고 윤석열 파면 선고를 정리했다.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고 가정하면 5월 초 후보등록이 끝나면서 곧바로 10일부터는 대선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윤석열 씨의 형사재판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한덕수 대통령 대행의 내란 특검법 및 헌재 재판관 임명을 불법적으로 거부하는 행위, 명태균 특검법을 통해서든 아니면 대통령 신분을 상실하면서 윤석열과 김건희 씨와 관련된 조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 대통령 윤석열은 보수 전체 세력을 연합해서 지난 대선에서 0.7%차로 대통령이 됐는데, 대통령이 되자마자 안철수와 이준석을 쫓아내고, 보수언론마저 척을 두는 행동으로 끝내는 탄핵까지 당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힘당이 대선후보를 내는 것이 맞냐는 의견도 나왔다. 유시민 작가는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며 헌법 질서 자체를 부정했기 때문에 이 상태로 계속가면 더 고립될 것이다“며 ”대한민국 정치 사회의 우환거리가 됐다. 당원 베이스 자체가 분열된 국힘은 집권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기소 편의주의와 수사권까지 행사를 하면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을 자행한 검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입법 권한의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쉽고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지금의 검찰 카르텔은 국민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그들의 안위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검찰은 기소만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바뀌어야 하고 불법적인 행동을 감시하는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치가 ‘윤석열 탄핵’이라는 시급한 불은 껐지만 그 사이 한국 경제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고립시키는 정책에 집중할 때, 윤석열 정권은 중국 봉쇄정책 노선을 올라타서 국익을 내팽겨치면서까지 대중국무역의 절반을 삭감하는 무모한 정책으로 일관했다.
또한 친기업 정책을 우선하면서 임금인상 억제, 노조 억압 등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내수가 3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미 트럼프 정부의 보호관세로 경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3년도 채 되지 않은 임기에 한 독재자가 경제를 망치는 모습을 우리 모두는 분명히 봤다. 우리 국민들은 당장 내수 진작, 수출 활로 확대 등을 통해 한국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한국사회를 10년 이상 후퇴시킨 내란세력을 뿌리 뽑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만약 내란세력을 청산하지 못하면 여전히 떵떵거리며 사는 친일파를 한 세기 동안 방치했듯이, 불안전한 나라를 미래세대에게 그대로 물려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