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획


K-뷰티, 트럼프발 10% 관세에도 美시장 외연확장 돌파구

국내 화장품업계, 中공장 가동률 줄이고 트럼프 무역관세에도 정면돌파
중기부, 유망기업 육성 지원도...아모레퍼시픽 “美 물류·모듈 시설 투자”
LG생건, 북미 법인 ‘에이본’ 자금 투입...한국콜마, 펜실베니아 2공장 준공

 

K-뷰티 기업들이 트럼프 고효율 관세 파고를 넘어서 전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을 겨냥한 다양한 전략으로 글로벌 생존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은 총 48억 달러를 넘어섰다.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 달러) 수치를 3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그 중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이상 늘었다. 반면 중국 수출은 10%가량 줄어들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상호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K-뷰티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미국의 화장품 기본관세 10% 부과, 90일 유예된 상호관세(25%) 발효 가능성 등이 우리 기업의 미국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LG생활건강은 미국 법인 더에이본컴퍼니에 자금 투자를 단행한다. 한국콜마는 펜실베니아 2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정책을 우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매력적인 美 화장품 시장...중기부, 신시장 진출 3대 역량·유망기업 지원 강화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게 미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미국 뷰티 시장은 총 964억 달러(2022년 기준)로 K-뷰티 기업들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다가온다.

 

이러한 강점 때문인지 미국 국제위원회가 조사한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올해 1월 화장품 최강국인 프랑스를 제쳤다. 한국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에 총 14억1,000만 달러 규모 화장품을 수출했다. 반면 같은 기간 프랑스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총 1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일 서울 성수동 CJ올리브영 혁신매장에서 화장품 수출기업들과 현장간담회를 갖고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발표하며 국내 화장품 업계에 대한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기부는 ▲특화된 상담·대응체계 마련 ▲신시장 진출 3대 역량 강화 ▲수출 유망기업 발굴·육성 등 세 가지 축으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중기부는 먼저 해외 수출규제 대응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내에 관세사와 화장품협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화장품 관세 대응 자문단'을 만든다. 또 카카오톡 AI 챗봇 상담시스템을 도입해 미국의 관세부과 절차, 원산지 증명 등 관세 분야 특화 상담을 지원한다. 이외에 미국 현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는 'K-뷰티 온라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한편 'K-뷰티 명품 사절단' 등 미국 진출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최근 글로벌 보호 무역 강화의 흐름은 K-뷰티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에 적신호"라며 "하지만 그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쟁력, 그리고 민간과 기업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모레퍼시픽, 트럼프 행정부 관세 우회 전략...미국 생산기지 건설 계획 밝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달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난 14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통해 “관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고객사들과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에 필요한 생산시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3~5년 안에 미국 내 물류 및 모듈 제조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실제 생산시설 구축은 5~10년 정도 생각하고 있지만 최근 변화와 흐름을 고려하면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북미 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지역”이라며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이야기한 생산 기지는 물류 인프라와 모듈 제조 시설이다. 모듈 시설은 국내에서 생산한 미완성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와 완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김 대표의 이번 인터뷰는 아모레퍼시픽이 미국 현지에서 고용을 창출하며, 관세 혜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3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현지 사업 축소 움직임을 보여 왔다. 최근에는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공장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지는 적신호가 켜졌지만,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어 올해 1분기 매출은 대폭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해외 사업 부문 매출(473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0.5% 늘었고, 영업이익은 696억원으로 120.5% 급증했다.

 

민감성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 실적이 지난해 2분기부터 편입된 효과가 컸다. 아모레퍼시픽이 2022년 인수한 코스알엑스는 북미를 중심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올초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에스트라가 미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고, 라네즈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 LG생활건강, 실적 저조에도 북미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 밀어붙이기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과 비교할 때, 북미 실적이 불안한 흐름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미국 자회사의 자금 수혈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북미 시장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선방 효과가 드러난 만큼,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북미 시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해 중국 시장에서 우려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7% 감소했다. 매출은 시장전망치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3.9% 웃돌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매출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인 20.2% 줄어드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글로벌 브랜드 ‘후’가 성공적인 리브랜딩 효과를 거두며, 중국 매출을 이끈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북미 사업 실적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이 2019년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더에이본컴퍼니’가 4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에이본은 2021년 55억원, 2022년 470억원, 2023년 404억원, 2024년 280억원 등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구조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 이하 평가를 무릅쓰고 LG생활건강은 지난 29일 북미법인(LG H&H USA)이 주도하는 약 1860억원(약 1억3000만 달러)의 유상 증자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1000억원은 북미 법인의 운영 자금 및 재무구조 개선에 쓰이고, 나머지 860억원은 북미 법인의 자회사인 에이본에 현금 출자하며, 운영 자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도 북미 법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발표한 ‘글로벌 리밸런싱’ 계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미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리밸런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북미 시장에서 쌓인 실적 불균형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 한국콜마, 미국 현지 생산공장 본격 가동 “트럼프 상호 관세 영항 없을 것”

 

한국콜마의 경우, 펜실베니아 지역 생산 공장을 포함해, 총 2곳의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면세로 한국콜마는 앞날을 내다보는 시장 전망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실현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한국콜마는 201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PTP(프로세스 테크놀러지 앤 패키징) 기업의 화장품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2023년부터는 미국 펜실베니아에 제2공장 건립을 추진하여, 올해 상반기 내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제2 공장은 또 다른 생산 거점인 펜실베니아 제1공장과 함께 연간 생산량을 1억6300만개에서 3억개까지 확보하는 역할도 맡는다. 이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한국콜마의 현지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도로 시작된 관세 전쟁이 미리 생산 거점을 구축한 한국콜마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콜마 제2공장에서는 주력 제품인 기초, 선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공장 생산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경험을 고려하면 캐나다·중국·멕시코 관세 부과는 한국에는 오히려 기회”라며 “한국콜마의 미국 제2공장 가동은 리스크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