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은 마침내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위헌 계엄령으로 촉발된 국가 위기를 해결하는 중대 분수령이다.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긴장감과 경계심도 버릴 수는 없다.
앞으로 가야할 길을 전망하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나온 길에서 배운 통찰과 지혜를 되새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극적으로 경험한 사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난 6개월 동안 확인한 교훈을 되새기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견고하다는 사실은 지난 6개월 동안 우리가 확인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침은 폭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폭군의 행보를 보이자 시민들은 곧바로 거리로 나와 친위 쿠데타에 저항했다. 국회는 계엄령 철회 결의안을 채택한 후 탄핵소추안도 통과시켰다. 공수처는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평화적인 방식으로 윤석열 체포에 성공했고,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파면을 공식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부분적인 차질이 있었지만 민주주의의 큰 흐름이 후퇴한 적은 없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고 법과 절차에 따라 평화적으로 내란 수습 조치가 진행됐다.
대한민국의 견고한 민주주의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1980년 광주에서 국가 폭력이나 군사 쿠데타에 저항하면서 목숨을 바친 민주주의 열사들이 있다. 그들의 피와 땀, 눈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 체제가 2024년 12월 윤석열 쿠데타를 진압했음을 알 수 있다. 죽은 자들이 목숨을 구한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은 조선과 고려를 계승했고, 중요한 국가 특성이 구축된 고구려 초기에 민본주의 전통이 형성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나라에서 지난 2,000년 동안 최고 권력자가 민본주의 원칙을 위반한 사례는 많지 않았고, 이를 위반한 소수 권력자들은 국민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한국인이 법과 절차를 준수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정치적으로 엄청난 대립이 있었지만, 지난 1월 100여 명의 불량배들이 법원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폭력 사건 외에 다른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날 소란이 벌어진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많은 외신이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국내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도 확인됐다. 물론 이것은 대한민국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의 문제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어렵다고 갈파했다. 민주주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임이 아니다. 끊임없이 관리하고 경계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 사례를 보면 대통령 자신이 극도의 신중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친위 쿠데타를 감행했다. 그런 사람을 추종하고 쿠데타에 참여한 사람은 10명이 넘는다. 국회의원이 100명이 넘는 거대 정당은 내란에 동조하는 태도를 유지했다. 민주주의 체제 내부에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괴물이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사필귀정이 이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정의가 실현되는 상황에서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고, 부분적으로 반대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멀리서 바라보면 모든 일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명확하다. 사필귀정과 더불어 악필자멸 원칙도 확인됐다. 지난 2022년 3월 우리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국가 권력을 장악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지만 윤석열과 그의 일당은 악행을 저지르지 않으면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고 결국 자신조차도 속이는 악행을 반복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였다. 결국 자폭 쿠데타를 일으켰고 철저한 응징을 받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6개월 동안 엄청난 도전과 위기에 직면했고 마침내 이를 극복했다. 반민주적 사건을 허용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는 만큼 겸손한 자세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상들의 피와 땀, 눈물에 감사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지난 시기 조상들이 쌓아온 고통을 기억하면서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것이 2025년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임무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