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초로 온라인 꽃 배달 사업을 시작했고 작년에는 동네 주민들과 무공해 콩나물과 두부를 만들고, 음식점을 창업해 서울시에서‘사회적 기업 1등상’을 수상한 송기창 회장을 만났다.
에디터 / 이상용 편집장ㅣ사진 / 천동훈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을 나와 마포구 신수동 언덕길을 올라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25’라는 글씨가 커다랗게 써진 간판이 6층 건물 옥상에 선명하게 보였다. 지나가는 길에 신수동 주민 센터가 눈에 띄었다.
1층에 아담하게 꽃 가게가 꾸며져 있다. 문을 스르르 열고 들어가니 꽃향기와 잎 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코끝을 간지럽힌다.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꽃을 정성스레 다듬고 있다. 바깥 바람은 찼지만 이곳은 평화로운 도시 속의 안식처였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오늘의 주인공, 송기창 회장을 만났다. 머리카락은 백발인데 피부는 팽팽하고 요즘 젊은이들의 좋아하는 타입인‘착한 사람’이 분명해 보인다. 젊은이 못지 않은 활기가 느껴졌다.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니 추운 날씨로 움츠러졌던 마음이 한결 풀린다.
한국 최초의 온라인 꽃배달 사업 시작
“저는 부친으로부터 꽃 농장 사업을 배웠습니다. 꽃은 어릴 때부터 저의 생활의 일부였던 셈이죠. 아버님은 1960년대에 국내 최초로 명동에서 화원을 시작하신 분입니다.”
부친으로부터 자연스레 화원사업을 이어받은 송기창 회장은 1996년에 화훼농가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전국에 꽃을 배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전국에서 1000여명의 화훼농가들이 호응했다. 꽃을 중개해주는 대가로 3%의 수수료를 받는다. 가맹 비는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받지 않는다고 한다.
만들고 창조하기 좋아하는 습성
그가 꽃 배달 사업자로 성공한 결정적인 이유는 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이었다. 꽃 파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는 꽃을 포장해줄 때 리본에 글씨를 써주는 일이다. 꽃가게 주인이 손으로 붓글씨를 쓴다는 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글씨가 꾸불꾸불 하고, 정말 글씨 못 쓰는 사람들은 힘들었어요.”항상 뭔가를 연구하고 창조하는 걸 좋아하는 송 회장은 선물용 리본 글씨를 쉽게 쓰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2년간 고용해 실험을 거듭하며 보완했다. 보통 화원 사업가라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고용할 생각까지는 못할 것이다. 이 점이 송 회장의 남다른 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꼼꼼하기도 했다. 에러 없이 프린트에 다양한 크기로 글씨가 깨끗하게 찍혀 나올 때까지 시험을 반복했다.
1998년 드디어 개발 완료하고, 이 제품의 이름을 곰처럼 힘 있고 잘 팔려 나가라는 뜻으로‘웅돌이’라고 짓고 보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금도 새로 꽃 가게를 하는 사람들로부터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한다.
매일 새벽 6시 출근 기도로 일과 시작
“저는‘부지런함과 친절’을 고객 서비스의 구호로 삼고 있어요. 그래서 상호를 하루 24시간에 1시간을 더해서 일한다고‘플라워25’로 했어요.”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맨 먼저 출근해 하루를 기도로 시작한다.“ 주문은 인터넷으로도 받지만 24시간 전화로도 받습니다. 고객이 무리한 조건으로 배달을 요구해도 저희는 무조건 응합니다. 고객이 불가능한 일을 시킬 리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송 회장은“꽃 사업가 중에 단독 건물을 갖고 있는 곳은 제가 유일할 거”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경기도 벽제에 커다란 화훼농장도 갖고 있다. 온라인 꽃 사업이라고 하면 적은 규모일 거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직원이 25명이나 된다. 회사 안에서 꽃을 기르고 리본을 달아주고 발송하는 직원이 8명, 배달 운전기사가 4명이다. 연 매출이 60억 원 넘는다고 하니 성공한 기업이다.
‘대분관리사’라는 직업 새로 만들었다
이 회사에는 다른 데는 없는‘대분관리사’라는 직책이 있다. 회사의 화분을 대신 관리해 주는 일이다. 이‘대분(代盆)’도 송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은행과 같은 대기업들은 창립기념일이면 많은 선물용 화분을 받는다. 이런 화분들은 대부분 그대로 방치되고 결국 몇 달 지나 시들어 죽어버리면 쓰레기 신세가 된다. 치우기도 귀찮아진다. 이렇게 천덕꾸러기가 된 화분을 일정한 시기마다 한 번씩 대분관리사가 들러 물을 주고 거름도 줘서 언제나 파릇파릇 싱싱한 이파리와 꽃으로 사무실을 생기 넘친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화분 1개를 한 달 관리하는 데 3천원을 받는다. 화분까지 빌려줘서 관리하면 1만원을 받는다. 회사도 부담 없는 액수다. 송 회장은 이런 일로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한고 말한다.“ 대분관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는 연세 드신 분들이나 주부들이 식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 적은 돈이나마 벌고 보람도 느끼는 일입니다. 하루 2시간 정도 일하고 5~6만 원 정도 벌죠.”이 대목에서 기자는 한 마디 거들었다.“ 잘 아시고 계실 것으로 생각되기는 합니다만 요즘 무슨 상품이나 제품이든지 마케팅이 중요합니다. 상품 브로슈어를 하나 만들더라도 어떤 카피를 만드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화초가 건강 특히 정신건강과 상상력에 참 좋다는 거, 이를 테면 화초와 수험생들의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과학적 데이터로 보여주는 광고 자료를 만들어보세요.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초등학교에서 학교에 있는 나무와 주변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을 크게 냈더니 학교 성적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내용을 책에서 보았어요. 그래서 캘리포니아 전 주의 초등학교들이 창문을 크게 고치는 공사를 벌였다는 얘기였어요. 또 방안에 화초를 키우면 수험생의 성적도 올라간다는 내용도 보았어요. 저는 그 책을 읽고 나서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을 만나면 방안에 화초를 놔두라고 권하고 있죠.”
열매 먹고 찻 잎 따먹는 화초 개발 중
송 회장이 요즘에 열심히 개발하는 게 있다. 열매도 따먹고 잎도 따서 차로 끓여먹을 수 있는 화분식물 개발이다. 블루베리다. 블루베리는 하루에 햇볕을 3시간 정도 쬘 수 있으면 자랄 수 있다고 한다. 블루베리는 수백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키울 수 있도록 3-4종을 골라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년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법인 영업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플라워25 사이트에‘고객광장’이란 창을 만들어서 법인들이 필요한 꽃 종류와 수량을 올리면 저희들이 모니터 하다가 즉시 배달하고 배달한 꽃과 받은 사람을 사진으로 찍어 해당 법인의 창에 올리는 것이죠, 그러면 법인 담당자는 꽃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수증도 찍어서 올려놓을 겁니다. 법인 고객 확보를 위해 광고도 할 작정입니다.”
기자는 송 회장과 대화를 나누다가 꽃 가게와 관련해 평소 느꼈던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거리의 꽃 판매대나 빌딩 내 꽃 가게를 가보면 솔직히 꽃을 사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좁은 장소에 많은 꽃을 갖다 놔둬야 하는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꽃가지와 잎 부스러기들이 어지러이 바닥에 흐트러져 있는 모습이다. 정리되지 않고 어수선한 모습 때문에 얼른 가게를 나오고 싶은 심정을 늘 담고 나왔다. 송 회장의 가게는 잘 정돈되어 있어서 화원에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그도 아픔이 있었다. 그는 10여 년 전에 부동산을 잘못 매입했다가 억울하게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꽃 농장을 하던 사람이 10억이 넘는 손해를 본 거죠. 아무 것도 없이 다시 시작해야했어요.”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로 재직하고 있다. 정말 자신이 어려울 때 하나님의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듬뿍 받아 2002년에 지금의 6층 빌딩을 매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행복’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 자치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불우한 이웃을 돕고 있고, 작년에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다. 그 기업의 상호도‘행복마을 주식회사’로 지었다. 교회 활동도 열심이다. 교회에서 음악선교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찬양뿐만 아니라 기타 교실도 열고 색소폰 교실도 열었다. 맹렬 신사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다.
꽃 소비가 늘지 않는 게 가장 큰 애로점
꽃 사업을 평생 하면서 가장 애로점은 뭐냐는 질문에 답변은 간단했다. 꽃 소비가 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일본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들은 꽃을 자기 집에서 보려고 사갑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드물죠. 대부분이 선물용입니다. 정부가 갑작스레 과소비 풍조가 만연하다고 하면 꽃에 시비를 겁니다. 이런 발상도 꽃은 선물용이란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이죠, 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더불어 이웃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자는 건데…정말 꽃을 평생 좋아하고 그래서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외국의 대형 꽃 회사들이 한국에 많이 진출했어요. 대부분 사업을 접고 나갔죠. 꽃은 넘쳐 나는데, 선물용 꽃만 있고 가격은 자장면 값보다 쌉니다. 국민들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꽃을 좋아할 거라고 짐작했는데 외국 업체들의 판단이 틀린 거죠. 일본 주부들은 백화점에서 쇼핑을 다하고 난 뒤에 마지막엔 꽃을 사서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요. 정부에서 꽃 소비 범국민 캠페인을 벌이려고 하죠. 고맙기는 하지만 제발 정권 바뀔 때마다 과소비의 대상으로 꽃만은 지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과소비로 꽃 선물을 자제하라는 발표가 보도되면 수개월 동안 타격을 받습니다. 옛날 얘기입니다만 꽃집 주인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 적이 있었죠. 꽃은 경기에 가장 민감합니다. 우리나라는 선물용으로 꽃을 소비하기 때문에 선물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지면 사람들은 얼른 선물하지 않아요. 만만한 게 꽃 선물이죠. 제발 꽃은 그대로 놔두면 좋겠어요.”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6월에 고품질의 화훼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선진 유통체계 구축 및 생활 속 꽃 소비 활성화, 화훼 수출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화훼산업발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 정부에서는 지난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약 5천억 원을 투입하여 화훼산업육성을 추진했다. 그런데 신품종 보급과 수출 증대와 같은 생산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나, 여전히 꽃 소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꽃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생활 속 꽃 소비를 확대하고 화훼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화훼산업발전대책」을 지난 6월에 마련하게 된 것이다.
매주 화요일은‘꽃 사는 날’
화훼산업은 화훼의 경쟁력 강화에 못지않게 생활 속 꽃 소비 활성화가 중요하다. 현재로서 후자가 더 중요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우선 정부는 꽃의 기능성을 이용한 공기정화, 원예치료 등 다양한 실내원예 상품을 개발하여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생활 속 꽃가꾸기 운동을 전개한다는 목적으로 매주 화요일을‘꽃사는 날’로 지정 하여 꽃 소비문화를 확산하고, 지역별·테마별 화훼축제에 대해서는 그 성과를 평가하여 우수사례는 전파하고, 부진사업은 지원중단 또는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밖에 꽃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화원의 역할을 확대시켜 화훼가치를 재조명하는 등 꽃 소비가 자연스러운 생활 속 문화로 자리 잡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인데,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캠페인을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꽃 소비 활성화란 국민들의 의식과 기호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울 거라고 이해되지만 힘든 만큼 화훼 생산자와 유통업자, 정부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꽃 소비 운동이 필요하데 아쉽기만 하다. 특히 꽃과 화초는 단순히 화훼산업의 발전이란 측면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정서와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고 이 점에서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의 참여가 요청된다고 하겠다.
꽃 소비 홍보 마케팅, 다른 소비산업 벤치마킹 필요
꽃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범국민적 캠페인도 있어야 하지만 화원 차원에서도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홍보와 광고,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관 주도에 이끌려 하루 이틀 하는 척하다가 누군가 해주겠지 하고 내버려두면 꽃 소비는 늘지 않는다. 정부는 생산과 개발 면에서는 가시적 성과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위층에서부터 소비활성화 캠페인이나 정책처럼 잘 보이지 않는 성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하고 평가하여 의식 변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고위관료들은 아직도 신흥개발국 초기의 가시적 성과주의에 경도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성과를 중시하는 선진국 행정으로 하루빨리 탈바꿈해야 된다고본다.
‘행복마을 주식회사’창업
송기창 회장은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서 봉사하기로 유명한 분이다. 그런데 봉사를 똑 부러지게 하는 바람에 작년에는 서울시 전체에서도 유명한 명사가 되었다.
“제가 콩나물을 기르는 것을 직접 보고는 못 먹겠더라고요.”수돗물로는 콩나물이 자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떡시
루에다가 맥반석과 참숯으로 수돗물을 정화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랬더니 콩나물이 자라는 거예요. 작년부터 사회적 기업이라는 게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잖아요. 제가 신수동 주민자치위원장이기도 해서 신수동 주민 30명을 모아서 주주로 가입시켜서 자본금 2천만 원으로‘신수동 행복마을 주식회사’란 사회적 기업을 만들었어요.”“이 행복마을 주식회사는 작년 2월에 무공해 콩나물 기르는 사업으로 시작했는데요. 이게 호응이 좋아, 무공해 두부 만들기로 확장했어요. 각 가정에 떡시루를 두고, 옥상과 자투리 공간에도 떡시루 재배기를 갖다 놓고 콩나물뿐만 아니라, 고추, 토마토, 가지, 파 등 다양한 야채를 기르고 있습니다. 콩나물과 두부로 만든 두부찌개와 부침개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도 열었어요. 어렵게 사는 8명의 아줌마들도 고용했어요. 주민 센터 옥상에 배추도 심었어요. 250포기를 수확해서 김장을 담갔습니다.”
“이렇게 국산 콩으로 두부를 생산했는데요. 시중 것과 가격경쟁도 할 수 있더라고요. 저희 음식점에서 만든 부침개를‘부치개미’라고 상표 등록도 했어요.”역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재빠른 비즈니스 감각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엉겁결에 작년에 서울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례를 발표했더니 덜컥 1등을 했습니다. 과분한 일이죠. 저희들이 만든 제품들은 다 동네에서 소비됩니다. 식당도 무공해라고 소문나서인지 점심 때면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제가 20여 년 전에 분재를 많이 취재했어요. 그땐 정말 분재가 대유행이었어요. 지금은 꽃을 가위로 잘라서 파는 게 대세이지만 그때는 그런건 드물었고 각양각색의 분재가 대세였어요. 그게 다 어디로 갔습니까?”
“참, 안타까운 일이죠. 인간이 만든 환경 때문에 사라진 거죠. 여름에 사무실은 에어컨을 틀어놓으니 겨울처럼 춥고, 겨울엔 히터를 켜놓으니 너무 덥죠. 분재란 식물이 견딜 수가 없어요. 사무실 분재들이 다죽고만거죠.”
송기창 회장의 말을 들어보니, 사람이 편하고자 만든 사무실 환경이 결국 분재에게 대재앙이 되었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고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요란을 떨지만 꽃한 송이 집에 사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삶이라면 얼마나 삭막한가 라는 생각이 송 회장님과 취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동안 머릿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