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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에서 평창으로

지난달 25일 오후 3시 소치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큰 환영을 받으며 귀국했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선수를 파견했던 우리 선수단은 다양한 종목에서 그들의 땀과 눈물의 결실을 맺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었던 우리 국민들은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열정에 박수를 보냈고 이제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Host로서의 자세를 다잡게 됐다.

 

 동계올림픽의 역사는 1896년 그리스 아테네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근대 올림픽이 열렸는데 겨울스포츠는 날씨 등의 이유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창립위원인 빅토르 구스타프 발크(스웨덴)는 동계 스포츠가 올림픽에 포함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1908년 런던 올림픽에 피겨스케이팅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동계 종목만 별도로 열기로 계획했던 1916년 베를린 올림픽이 1차 세계대전 때문에 취소된 뒤 IOC는 1924년 7월 파리 올림픽에 앞서 1월 25일부터 2월 5일까지 프랑스 샤모니에서 ‘국제 동계 스포츠 주간’이란 이름으로 겨울철 종목만 따로 개최했다.


IOC는 1926년 제26차 리스본 총회에서 동계 올림픽을 분리하기로 결정했고 1924년 샤모니 대회를 제1회 동계 올림픽으로 인정했다. 이후 지금까지 변화 발전을 계속하던 동계 올림픽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까지 하계 올림픽과 같은 해에 열리다가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부터 조정돼 2년 단위로 동∙하계 올림픽이 번갈아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올림픽(독일)에 3명의‘조선인’ 선수를 내보냈다. 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인 1948년 생 모리츠 올림픽(스위스)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3명과 임원 2명을 파견해 최초로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동계 올림픽 초창기에는 눈과 얼음이 필요한 겨울철 스포츠의 특성 때문에 개최지 날씨에 따라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산업 및 방송기술의 발전에 따라 동계 스포츠도 발전을 거듭했고 올림픽도 진화하고 있다.

 

김연아·이상화·심석희…여성파워


한국은 소치 동계올림픽에 차기 개최국답게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4개 이상 획득으로 3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노렸다. 한국은 금3, 은3, 동2개로 종합 순위 13위를 기록했다. 한편 개최국 러시아는 금 13, 은 11, 동 9개로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종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4소치동계올림픽도 동계올림픽의 오랜 역사와 스포츠정신의 연장선에서 다양한 기록과 이슈를 남겼다.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이슈는 퀸 김연아와 한국의 안현수가 러시아의 빅토르 안으로 등장해 쏟아낸 각종 기록들이다.

 

러시아는 빅토르 안이 얻은 금메달 3개를 더해 자국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1위를 기록했다. 빅토르안도 동계올림픽 선수로서는 가장 많은 금메달 6개를 획득하는 등의 기록을 남겼다. 여왕의 귀환이라는 칭호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2연패에 도전해 귀한 은메달을 얻었다.


그녀는 “2010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였다. 소치올림픽 행을 결정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그 선택을 위해 훈련했다.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기쁘고 쉬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 국민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녀의 은메달은 러시아 홈 어드밴티지로 편파 심판의 의혹이 강하게 일어 전 세계 언론과 네티즌들의 핫이슈가 됐지만 그녀는 오히려 모든 결과에 담담하고 의연했다. 그 모습이 과연 대인배 김연아의 모습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김연아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의 위엄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선수는 기대에 부흥해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얻었다. 그녀는 “올림픽이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훈련해야하나…싶을 때도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전했다. 금메달과 함께 화려한 네일아트도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녀는 “기분을 전환하고 집중하기 위해 네일아트를 하기도 한다”고 해 신세대 스포츠스타다운 면모를 보였다.


김연아, 이상화 선수의 선전에 울고 웃었던 국민들은 이제 이들이 없는 2018평창을 벌써부터 염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소치에 17세 여고생으로 참여한 쇼트트랙의 심석희 선수 등은 2018평창올림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미래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김연아, 이상화, 쇼트트랙 여자계주3000m 등 여성선수들이 기쁨의 환호성을 보내는 동안 모태범(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쇼트트랙 선수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여성 선수들의 파워를 소개했다. 소치올림픽대회 기간 중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인기 동영상의 경우 상위 10개 순위 중 무려 9개가 여자 선수들의 영상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7개가 김연아를 비롯한 여성피겨 관련 영상이 싹쓸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회 막바지 심판진의 편파판정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 논란거리가 된 여성피겨에 누리꾼들의 이목이 주목된 것이다.이를 반영하듯 뉴스 조회 수, 댓글 수 역시 상위 10개 중 각각 9개, 8개가 여자피겨 관련내용이었으며 심석희, 이상화 관련 뉴스가 뒤를 이었다.SK컴즈 관계자들은 “개막 전부터 김연아,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 여부가 이슈몰이를 한데다 7전8기를 보여준 여자 쇼트트랙 박승희, ‘제 2의 우생순’ 열풍을 낳은 여자 컬링대표팀 5자매의 활약, 중국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등 유독 여자선수들이 두드러진 활약상으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끊임없이 붙들었다”며 “가히 이번 대회가 여인천하의 무대였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도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무작위로 생성된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전국의 성인 6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로 55%가 김연아를 선택했다”며 “이상화가 52%로 김연아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17)와 박승희(22)가 각각 26%와 13%로 3위와 4위에 랭크됐다”고 전했다.


여자 선수들의 활약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남자 선수들 중에서는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규혁(36)과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26)이 각각 5%의 지지를 받았다.

 

비인기 종목에도 박수를…


이번 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이 가장 인기를 끈 종목이었다면 새로운 조명을 받은 종목은 컬링이었다. 위의 한국 갤럽 조사에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종목을 택해 달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37%가 컬링을 꼽았다.


빙판 위의 체스라 불리는 컬링은 4인으로 구성된 두 팀이 넓적한 스톤을 표적을 향해 밀어 던져 득점을 겨루는데 경기 규칙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각 팀이 번갈아가며 표적을 향해 스톤을 던지며 두 명의 스위퍼가 브룸을 이용해 진로를 조절해서 스톤이 표적에 가깝게 유도한다. 표적에 가깝게 위치한 스톤 수로 승부를 가린다.


컬링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4강을 목표로 했으나 세계의 벽을 경험하고 8위를 했다. 팬들은 일본 미국 등을 격파한 우리 컬링 대표팀의 선전에 국내의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낸 멋진 기록이라며 박수를 보냈지만 선수들은 못내 아쉬워했다.


대표팀 주장 김지선(27 경기도청)은 “세계 강호들과의 격차를 확인했지만 해볼 만한 상대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한국 컬링의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영섭 컬링 대표팀 감독은 “국내에 컬링장이 2곳밖에 없다. 컬링의 발전을 위해서 컬링경기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경기도청에서 컬링장을 짓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이로써 컬링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층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컬링뿐만 아니라 그동안 몇몇 인기 종목이나 스타 선수들에게만 집중됐던 플래쉬가 좀 더 다양한 종목, 다양한 선수들에게 터졌다는 것이 이번 올림픽의 큰 수확이었다.

 

자신과의 싸움, 메달결과보다 의미


또 그동안 우리는 올림픽 시상대에 서는 것만으로는 축하가 인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해외 선수들 같은 경우는 금메달뿐만 아니라 은메달, 동메달이든 색깔에 관계없이 늘 기뻐하는 모습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은 금메달 이외의 메달을 얻었을 때 좀처럼 즐기지 못했고 오히려 미안해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확신했지만 은메달을 얻은 김연아 선수도, 팀추월 경기에서 은메달을 얻은 이승훈 선수 등도 메달의 종류에 상관없이 기뻐하고 만족해했다. 무엇보다 올림픽에 여섯 번째로 참여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는 등수보다 올림픽에 참여한 자체를 기뻐했다.

 

이 선수는‘이규혁의 소치소식’에서 “전에는 올림픽 때면 내가 갖고 있는 기량의 80~90%를 발휘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 기량의 120%를 발휘했다. 마음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달린 덕분인 것 같다. 전성기에 비하면 형편없는 기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 수준에서는 충분히 잘한 경기고, 만족스럽다. 올림픽의 여신이 내게 메달은 주지 않았지만 마지막 행운은 준 것 같다”고 전했다.


다행히 선수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도 메달의 색깔에 연연해하지 않고, 최선이 곧 최고라는 성숙한 국민의식을 보여줬다. 한편 KB금융은 비인기 종목인 동계스포츠를 타깃으로 유망 선수를 발굴하는 마케팅을 추구하고 있는데 후원한 지 8년이나 된 김연가 선수가 대표적이다. 또 이번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 스타로 떠오른 심석희 이상화 선수도 직∙간접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KB금융은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프리스타일스키의 모굴과 스노보드 종목으로 후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소치에서 후원 선수들이 큰 성과를 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2의 김연아, 제2의 이상화 같은 유망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스포츠 불모지 마케팅이 선수와 기업 모두가 상생하는 선례가 됐다.

 

평창, 미래세대 기대


우리나라는 전북 무주와 강원도 평창이 각각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해왔으나 2002년 강원도 평창이 올림픽 개최 후보도시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힘썼으나 2003년 7월 IOC총회 최종투표에서 캐나다 밴쿠버에 3표차로 밀려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

 

이후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도전했으나 2차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4표차로 밀려 유치에 실패했다. 평창은 3번의 도전 끝에 2011년 7월 6일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1차 투표에 63표를 얻어 제23회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제 남은 숙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김진선 위원장은“평창에서는 대회 1년 전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끊임없이 테스트를 하며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연아를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이 은퇴를 선언했고 일부 선수들도 대표선수에서 은퇴를 할 예정이어서 유망주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Me

(M이코노미매거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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