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과,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 안건 표결을 위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장의 모습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날 본회의 개의로 예정된 시간은 오후 2시였는데, 더불어민주당 당내 의원총회가 길어지며 예정보다 50여분 가량 늦게 열렸다. 참관석에서 간호법 표결을 지켜보려던 간호사들은 주변에 서 있던 국회 직원를 붙잡고 “왜 본회의가 진행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해당 직원은 “민주당에서 의원총회가 이뤄져 늦어졌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오후 2시 45분이 되서야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기 시작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웃으며 일일히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오후 2시경부터 본회의장에 대기하고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오자 “의장님 저희 50분 기다렸습니다”, “장난하는 겁니까”라며 격하게 항의했고, 일부 의원들은 “남의 시간 귀한 줄 알아야지”라며 약속 시간을 어긴 민주당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초 2시 전까지 의총을 마무리짓고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려는 계획이었지만, 민주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넘어온 간호법 제정안(이하 간호법)이 30일 오후 다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졌으나 결국 부결됐다. 재석 의원 289명 중 찬성 178명, 반대 107명, 무효 4명으로 부결돼 간호법은 자동 폐기됐다. 이날 정오 무렵부터 국회를 찾은 간호사들은 본회의 표결이 끝나자마자 참관석을 빠져나왔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들은 표결 결과를 예상했다는 듯 눈물도 없이 조용히 본관을 나왔다. 더 이상 기대도 실망도 할 것 없다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일부 간호사들은 머리를 감싸 쥐거나 옆 동료의 팔을 말없이 끌어안았지만 ‘기대했는데 안 돼 슬프다’는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 앞에 앉아 표결 결과를 듣던 간호사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가 178표’를 부르자마자 자리를 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표결 발표 직후 “여·야가 한 걸음씩 양보해 간호법에 대한 조정안을 마련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대립으로 법률안이 재의 끝에 부결되는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며 “앞으로 여·야·정이 마주 앉아 간호사 처우 개선, 필수 의료인력 부족 해소, 의대정원 확대, 의료수가 현실화, 무의존 해소 등 지역 의료기반 확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