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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PD 자전거의 주말섹션] 자전거로 돈과 건강 찾기

제4편, “혼자는 외로워도 홀로 가면 행복하다" 경주 자전거 여행 60km

 

 

쓸쓸했던 출발, 그러나 끝은 혼자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 있기를 힘들어한다. 필자도 그럴 때가 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러나 사람들이 가족 친구 동료 이웃 등 복잡다단한 인간관계에 얽혀 사는 이유는 혼자 있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의 대가(代價)로 힘들고 팍팍한 삶을 견뎌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자전거를 타고 홀연(忽然)히 집을 떠나볼 일이다.

 

지난 주말이었다. ‘행복 국가’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선정된 필자는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에 다녀왔다. 나의 주제는 '행복과 자전거 여행'이었다. 처음엔 그냥 몸만 가서 편안하게 관광이나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 혼자 자전거를 타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경주행 버스 짐칸에 자전거를 싣고 갔다가 심포지엄이 끝난 다음 날 나 홀로 경주 일원을 돌았다.

 

일요일 오전 9시,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일행들은 불국사와 대릉원 관광을 떠났다. 그 시각에 필자는 일행과 떨어져 보문호 호반(湖畔)길을 지나 분황사, 황룡사지, 그리고 석빙고가 있는 신라의 왕성인 월성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경주 남산자락의 서쪽과 남쪽을 돌아 불국사 근처와 보문호수 호반 길을 거쳐 다시 월성으로 돌아왔다. 거리는 60km.

 

홀로 라이딩은 오랜만이었다. 출발할 때 기분은 매우 홀가분하면서도 쓸쓸하고 외로웠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어떤 사람과도 한마디도 섞지 않고 페달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갑자기 내 곁에 등장한 것 같았다.

 

그는 다름 아닌, 출발할 때부터 나를 따라온,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벗어난 객관적인 나였던 것이었다. 또 다른 나와 대화를 하면서 라이딩을 하다 보니 필자는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천년 왕국의 유물을 만날 때마다 필자는 혼자 타임머신을 탄 듯했다.

 

진평왕릉과 선덕여왕을 잇는 너른 들판 사이에 있는 ‘선덕여왕길’을 달릴 때는 지상의 전령(傳令)이 되어 선덕여왕을 만나러 가는 듯했다. 2009년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선덕여왕은 진평왕의 딸이다. 그녀는 아버지 진평왕이 죽자 들판 한가운데에 묘지를 썼으며, 자신은 아버지 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낭산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여왕님은 왜 그런 유언을 남겼나요? 봉분이 다른 왕릉에 비해 나지막하고 소담한 것도 유언인가요? 상석과 왕릉 표지석만 있고 석물이 없는데 무슨 사연인가요?” 필자가 물었다.

 

“내가 여왕이라고 해서 죽은 뒤 무덤을 화려하게 꾸며서 뭐하겠느냐? 다 부질없는 일이로다. 그렇지만 나는 살아생전 삼국통일을 이룰 힘을 기르는 데 최선을 다했고, 죽은 뒤에는 다른 사람과 관계없이 나 홀로 편안하게 잠을 자고 싶었다. 네가 지금 홀로 자전거를 타고 온 이유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홀로그램 속에 나타난 여왕이 웃으며 말하고 사라졌다.

 

 

나 홀로 여행의 동반자, 사랑의 요정

 

누군가 “인간은 고독할 때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왕의 목소리를 진짜처럼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여럿이 함께 라이딩을 하면 각자의 일정과 기호가 달라서 신경 써야 할 일이 꽤 있다. 그러나 나 홀로라면 번거로운 관계는 구름처럼 사라지고,  또 다른 나를 벗 삼아 가면 되니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여럿이 가면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마음 상하는 일이 있다. 필자의 친구 한 사람은 지난해 동료 한 사람과 함께 4개월 일정으로 유럽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호흡이 잘 맞아서 라이딩이 순조로울 듯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출발한 지 20일 정도 됐을 때 서로 의견 차이가 생겼다.

 

친구는 좋은 장소가 있으면 하룻밤 더 머물고 싶었고, 동료는 지체하지 않고 라이딩을 이어가고 싶었다. 갈등이 생긴 두 사람은 각자 여행을 하자고 합의했고, 결과적으로는 나 홀로 여행이 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당초 계획한 여정을 행복하게 마무리했다.

 

어떤 모임이든 두 사람 이상이 모이게 되면 각자의 입맛, 생각, 가치관, 행동 등등 모든 게 다르기 마련이고, 사소한 문제가 발단이 되어 갈등이 일어난다. 그래서 혼자가 되면 외로울지 모르지만 홀로 가면 반드시 행복하다.

 

 

필자 역시 이번 나 홀로 경주 여행은 산새들의 지저귐, 졸졸 흐르는 시냇물,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는 산사의 종소리, 기와지붕 위로 보이는 불탑, 진평왕릉 위로 지는 해 등 천년 왕국의

모든 것과 신라 사람들이 내 곁에서 동행하는 것 같았다. 여럿이 갔다면 느낄 수 없는 행복한 상상의 연속이었다.

 

세상사가 답답하신가? 그렇다면 홀로 떠나보시라. 나 자신과 자연을 벗 삼아 소요(逍遙)하다보면 내 안에 숨어있는 사랑의 요정이 나타날 테니까.

 

 

(첨부 : 경주 자전거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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