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쇼핑플랫폼 티몬·위메프가 11개월만에 극적으로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되면서 회생가치 희망을 살렸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법원은 오아시스를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결정했지만, 지난 20일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한 차례 부결되며 인수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정준영 법원장)는 지난 23일 티몬의 회생계획에 대해 강제인가를 결정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는 것이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근로자 및 기타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부결된 회생계획안의 내용대로 상거래채권(중소상공인 및 소비자) 회생채권자를 위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해 강제인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법정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하더라도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 점,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절반 이상(59.47%)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티몬 피해자들은 "채권 변제율이 너무 낮다"며 불만을 드러내며 성토를 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일각에서도 안정자금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회생계획 인가 전 성사된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돼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어 근로자의 고용 보장에도 도움이 되는 점'에 무게를 두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 181억 원을 들여 티몬을 품은 오아시스에 대해 유통업계는 종합 이커머스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그동안 보상 문제 등에서 외면 당한 피해자들 역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적 이벤트'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과 안정한 사업 운영 방식도 앞으로의 큰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축한 생산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지난 2018년 '오아시스마켓'을 론칭하며 신선식품 새벽 배송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오아시스는 "앞으로 티몬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며 "오아시스마켓과 물리적 결합이 아닌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활성화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티몬에)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시스템을 즉시 도입해 기존에 피해를 본 셀러들을 지원할 것"이라며 "임직원 급여와 회사 운영비 확보를 위해 추가 재원을 투입하고 직원 고용 안정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투명한 운영을 약속했다.
물론 오아시스가 당장 해결할 신주인수 방식의 경우, 인수한 뒤 추가 운영자금을 투입해 65억원 규모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채권 등을 지급할 계획을 세웠지만 시간적으로 촉박하지는 않다. 또 회생채권은 변제 규모가 102억원으로 전체 회생채권 1조2천여억원의 0.8%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는 전액 출자전환 후 무상 소각된다.
티메프 피해자들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법원이 파산을 막고자 불가피하게 (강제인가를) 판단했다고 생각하지만, 사태 발생 후 1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1%도 안 되는 변제율은 참담하다"며 "당장 2차, 3차 연쇄 도산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피해복구를 위해 정부에 예산 투입과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 책임자에 대한 명확한 응징,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신설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