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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방소멸 위기, 마을호텔에서 답을 찾다

 

한국의 지방소멸은 심각한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 지방소멸 위기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 지 이미 오래다. 200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17명을 기록하며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되었다. 2024년에는 0.65명까지 감소해 조사 대상 198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의료, 교육, 산업 등 지역의 생존 기반 붕괴로 지역사회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지방소멸에 이르게 한다. 이처럼 인구가 감소할수록 빈집이 늘어나는 경향은 뚜렷하다. 향후 농촌지역의 빈집 발생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농촌 빈집은 13만 40009호이고, 이중 42.7%인 5만 7223호가 89개 인구 감소 지역이었다. 이와 같은 지방소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에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을 호텔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마을 호텔이란 마을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숙박시설을 신축하는 대신에 마을 곳곳의 빈집들을 활용해 호텔의 객실, 식당, 카페 등 부대 시설로 개보수하여 활용하는 새로운 숙박 형태이다.

 

일반적인 대도시의 호텔처럼 높은 층수의 수직적 호텔이 아닌 마을에 흩어져 있는 객실과 부대 시설로 구성된 수평적 호텔이다. 방문객들에게 지역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제반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의 서비스 및 시설, 공간 등을 포함 하는 환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 은 마을의 여기저기를 탐방할 뿐 아니라, 주민과 소통하며 마을의 삶 자체에 스며들어 일반 호텔이 제공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을 호텔의 시초는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마을 부흥 프로젝트로 소멸하는 지방을 부활시키고, 관광 유치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다양한 방안 중의 하나가 되었다.

 

1978년 이탈리아의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주 우디네도 사우리스시는 지진으로 마을이 황폐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떠나고 지역 경제가 쇠퇴하게 되었다. 이에 지방자치 단체와 유럽연합(EU)의 지원으로 1983년 빈집을 활용한 마을 호텔을 개관하면서 지역관광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호텔의 명칭은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로 이탈 리아어로 ‘흩어진 호텔’이란 뜻이다. 프런트, 객실 32개, 스파, 박물관 등 호텔 시설들은 마을 안에 위치하고 있어 호텔 시설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여행을 하게 된다. 운영 주체는 사우리스 협동조합으로 조합원들은 세계 최초로 마을 호텔의 개념을 만들어 냈고, 자체 교육을 통해 마을주민 스스로 호텔리어가 되었다.

 

 

이 마을 호텔은 2022년 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예쁜 마을 32곳에 선정되면서 1만 5,000명이 방문했다. 알베르고 디푸소는 현재 유럽 전역에서 150개가 운영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마을 호텔은 야마나시현 고스게(小菅)촌이다. 도쿄에서 차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작은 산간 마을로 지역소멸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1

 

970년 1,461명이던 인구는 2024년 3분의 1 수준인 589명이 되었다. 촌장과 지방 재생 컨설팅 회사인 사토유메는 협업을 통하여 150년 된 일본의 전통 가옥인 고민가와 절벽 위의 집 등을 마을 호텔로 조성하여 2019년 문을 열었다. 이 마을 호텔은 숙소 3동, 온천, 특산물 상점, 식당 등으로 이뤄졌다. 마을 체험 프로그램은 방문객에게 인기가 매우 높은 편이다.

 

도보 투어는 주민이 직접 가이드가 되어 폭포와 농장 등 마을 구석구석을 소개하고, 마지막 코스는 고스게 온천으로 안내한다. 이외에도 지역 특산물인 고추 냉이·버섯 등을 수확하는 체험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이제 고스게촌은 연간 2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변신하였으며, 지방 재생 프로젝트의 대 표적인 모범 사례가 되었다.

 

국내 최초의 대표적인 마을 호텔은 마을호텔 18번가이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은 2001년 폐광으로 쇠락해 가던 탄광 마을을 재생하기 위해 마을 호텔을 설립하였다. 마을 주민 11명이 자발적으로 모여 1인당 100만 원씩 출자해 마을호텔 18번가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2020년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객실 3개를 갖춘 호텔을 개관하여 현재는 1·2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이 숙박을 비롯해 식당, 편의시설 등을 각각 분담하여 하나 일본 야마나시현 고스게촌 (사진=고스게촌 홈페이지) 의 호텔처럼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은 골목길에 있는 식당, 마을사진관, 카페에 들르고, 주민이 운영하는 라탄·레진 공예 체험 행사에 참여한다.

 

또한 마을 관광지도·스탬프 제도 등을 운영해 호텔에 투숙하지 않는 일반 관광객도 증 가하였다. 이제는 골목길 상권이 되살아나고, 제2의 삶을 꿈꾸며 귀촌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마을 호텔이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책으로 제시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올해부터 농촌소멸 대응 빈집 재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마을 단위 빈집 밀집 구역 내 활용할 수 있는 빈집을 생활 인구 유입 목적의 주거·경제·문화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재생하는 사업이다. 이에 지자체에서도 앞다투어 마을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마을 호텔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원칙들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먼저 관광객들이 찾는 매력적인 마을 호텔로 발전하려면 우선적으로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마을주민이 자발적으로 마을 호텔을 설립하고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민 자체적으로 서비스 마인드, 마케팅, 부대 시설 운영, 메뉴 및 프로그램 개발 등 호텔 운영의 전반적인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고객이 마을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지역 주민과 교류 하거나 지역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스게촌은 2박 이상만 숙박 예약 을 받는데, 이는 마을을 깊숙이 느끼고 다양한 로컬 문화 를 체험하려면 하루로는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철학이 담 있다.

 

이처럼 로컬사업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고, 마을주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에 어울릴 만한 사업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다음은 마을 호텔이 기존의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와 경쟁하려면 지역 고유의 볼거리·먹거리·즐길 거리를 개발하고 지역의 매력물과 연계해야 한다. 기존 호텔처럼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의 특색이 아닌, 지역과 어떻게 연계하고 융합할 수 있는지가 마을 호텔 의 차별화 전략이 된다.

 

알베르고 디푸소, 고스게촌 마을 호텔의 사례에서처럼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제공하고, 이색적인 체험활 동을 운영하는 것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핵심 활동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마을 호텔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통하여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 를 창출하고, 많은 관광객이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관계 인구를 늘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앞에 닥쳐온 지방소멸의 파고를 극복하는데 마을 호텔이 새로운 대안이 되기를 기원한다. 알베르고 디푸조 모델을 최초로 제안한 달라라(Dall’Ara)교수의 말로 끝맺고자 한다.

 

“알베르고 디푸소에 숙박한다는 것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글 김경한 교수

건양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

호텔리조트 학회장 주제여행포럼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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