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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EQ900 시승기] 더 이상 회장님 차로 부르지 마!

제네시스 EQ900(3.3T) 넵튠 블루 Prestige 시승기


지난해 11월4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지 한 달 만에 EQ900을 출시했다. EQ900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후 첫 모델이라는 점과 10여 년간 국내 초대형 세단의 대명사였던 에쿠스의 자리를 물려받는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고, 출시 6개월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18일 자율주행 초기단계인 주행지원 시스템 등 각종 첨단 장비로 무장한 EQ900 3.3T Prestige(판매가격 : 1억500만원)를 시승했다.


※ 시승기 특성상 취재원의 주관적 의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12월9일 현대차가 제네시스 900을 출시했다. 11월4일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지 한달 만에 EQ900을 출시하며, 세계 프리미엄브랜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EQ’라는 네이밍은 기존 초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에쿠스(EQUUS)가 축적해온 위상과 헤리티지를 존중한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상위 라인업과 완성·절정을 의미하는 숫자 ‘9’, 그리고 최고급 세단의 차별적 위엄 등을 고려해 국내시장에 한해 ‘EQ900’라는 차명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EQ900’은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후 첫 모델이라는 점과 10여 년간 국내 초대형 세단의 대명사였던 에쿠스의 자리를 물려받는다는 것만으로 사전계약 하루만에 4천342대를 기록했다. 2009년 2월 에쿠스가 첫날 기록한 1천180대와 비교할 경우 거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로 EQ900이 고가의 국내 최고급 플래그십(기함) 세단임을 감안할 경우 믿기 힘든 정도의 엄청난 수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는 연말 법인수요를 감안하더라도 큰 수치였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 수요가 많은 전략 지역의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이 조사에서 대부분의 고객들이 고급차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며 “제네시스 차종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EQ900만의 우수한 상품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시 6개월 만에 1만대를 돌파한 EQ900, 현대자동차 명일지점 홍창기 차장(카마스터)으로부터 차량시승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시승에 나선 취재원은 운전석 1명, 뒷자리 1명 총2명이 시승에 나섰다.



넵튠블루 EQ900, 양복을 벗어버린 회장님


5월18일 오후 1시 강동역에 있는 현대자동차 모터프라자에서 EQ900를 만날 수 있었다. 출시 6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공도에서 가끔 볼 수 있었지만 가까이서 본 EQ900은 더 묵직하고 유려했다. 배정된 시승차는 넵튠 블루 색상의 3.3T Prestige. 대표적인 회장님, 사장님 차로 무채색 계열의 에쿠스와 EQ900만 보아 왔던 터라 처음 보는 푸른색 계열의 EQ900은 “젊어졌다”는 느낌이 강했다.


차량을 제공해준 현대자동차 명일지점의 홍창기 차장은 “시승하시는 기자의 나이를 생각해 일부러 ‘넵튠 블루’ 색상을 준비했다”며 “색상이 밝으니 회장님 차 같지 않지 않냐”고 물었다. 마치 회장님이 양복을 벗어 던지고 나들이 복으로 갈아입은 듯 푸른 계열의 EQ900은 그동안의 에쿠스 이미지를 머릿속에서 지우게 했다. 빨리 운전해 보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시승에 나섰다.


시승은 경기도 양평 일대로 정했다. 시승을 하기 위해 차문을 열자 시트가 뒤로 밀려나며 운전자를 맞이했다. 센터페시아의 많은 버튼들은 기능끼리 배치돼 최대한 단순화하려 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시동을 걸자 6기통의 기분 좋은 진동이 온몸을 감쌌다. 진동이라고 부르기도 미안한 질감은 기분 좋게 전해졌지만 소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정숙했다. 차량의 전면유리에는 칼라로 보이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속도 등 차량의 상태 정보뿐만 아니라 네비게이션과도 연동돼 길 안내까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시내를 벗어나기까지 15분여 운전을 하다 생각해보니 운전석에 오른 뒤 운전석 시트, 사이드미러 등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홍창기 차장은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으로 운전자 키,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시트·스티어링휠·아웃사이드 미러 등 최적의 운전자세에 맞춰 변경시켜 편안하고 건강한 자세를 제공한다”며 “대부분 신체사이즈를 입력하면 맞아 떨어져 나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EQ900을 출시하며 의학적 검증을 거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을 EQ900의 최고의 강점 가운데 하나로 뽑았다.


EQ900 개발진과 서울대 의대가 산학합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접 다양한 체형의 사람을 섭외해 앉아보진 못했지만 일단 취재원들의 신체 사이즈를 입력하고 앉아본 운전석은 추가 조작을 통해 맞출 필요는 없었다.



자율주행의 초기단계, 적극적인 주행지원


EQ900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각종 최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시승포인트를 서스펜션과 자율주행 쪽으로 잡았다. 모든 기능을 ‘ON’으로 하고 주행을 하면서 기능 시험을 위해 무신호 차선변경 등을 시험하자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등으로 경보음과 스티어링 휠 진동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이 60㎞가 넘어가면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Highway Driving Assist)’이 가동됐다. 차간거리제어기능(ASCC; Advanced Smart Cruise Control)과 차선유지기능(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차간거리 및 차선유지가 됐으며, 핸들에는 단지 손만 올려놓으면 됐다.


다만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땔 수는 없었다. 손을 땔 경우 수초 후 경보음이 울리며 손이 떨어졌음을 알렸다. 적극적으로 주행에 관여하는 첨단 시스템은 분명 운전 피로도를 감소시키고, 찰나의 순간에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고속주행에서 혹시 모를 부주의를 막아 안전성을 좀 더 높여 줬다. 하지만 시속 60㎞ 이상이라는 작동 시점은 좀 아쉬웠다. 고속도로보다 서다 가다를 더 빈번하게 반복하고, 잦은 차선변경을 해야 하는 시내주행에서 더 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었다.


에쿠스의 승차감은 잊어라


EQ900은 기존 에쿠스와 완전히 다른 주행 질감을 보였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이지만 승차감이 ‘물렁물렁’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에쿠스와 다르게 흡사 독일차와 비슷한 꽤 단단한 승차감을 보였다. 이는 스포츠모드로 바꿨을 때 더 여실히 느껴졌다. 사실 승차감이란 어느 한 가지 요소로 규정지을 수 없는 부분이다. 서스펜션, 타이어, 차체 강성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해 승차감을 이룬다.


기존 에쿠스는 물렁한 서스펜션으로 지면에서 전달되는 충격량은 적었지만 진동이 꽤 오랫동안 차체에 남아 흡사 물 위에서 출렁이는 느낌까지 줬다면, EQ900은 충격의 흡수가 빨랐다. 시속 70㎞ 정도에서 요철을 지나자 큰 충격과 소리 없이 앞바퀴가 넘어가고 뒤쪽에서는 차체의 출렁임을 최소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강해진 차체강성은 현대차의 4륜구동 시스템인 HRACT와 만나 코너에서 훌륭한 움직임을 보였다. 네 바퀴가 저마다 지면을 움켜쥐고, 강해진 차체는 이를 버텨낸다. 홍창기 차장은 “EQ900은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 인장강도 60kg/㎟급 이상)의 적용비율을 51.7%로 까지 확대했다”면서 “강해진 차체와 HTRAC의 조화로 코너를 돌 때 더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승한 3300cc 터보엔진을 장착한 EQ900은 상당히 경쾌하고 가볍게 달렸다. 제네시스는 EQ900을 출시하며 트윈터보 시스템이 적용된 람다 3.3 터보GDI을 선보였다. 가속 시 우려했던 터보렉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기존 에쿠스보다 커진 차체와 2톤에 육박하는 무게는 부담되지 않았다. 홍 차장은 “이 엔진의 추가로 초대형 세단들이 쇼퍼드리븐카(전담기사가 운전하는 차)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량의 오너가 직접 운전하며 즐거움도 느낄 수 있게 했다”면서 “실제 주행 시 5.0 GDI 수준의 가속감과 3.8 GDI에 근접하는 연비 효율성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엔진은 시속 100km에서도 2천rpm 이하를 유지했으며, 양평까지 30여km 동안 스마트모드로 정속주행 결과 10.1 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EQ900은 소음과 실내 정숙성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고속주행 중에서도 노면에서의 소음은 확연히 줄었고, 외부 풍절음도 느끼기 힘들었다. 홍 차장은 “도어 삼중 실링, 국산차 최초 전(全)유리 이중 접합 차음 글래스, 풀 언더 커버 적용 등 차폐감을 강화하고 흡음재 적용부를 확대했다”며
“특히 ‘중공 공명음 알로이 휠’을 탑재해 타이어 공명음을 최대 5dB까지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뒷자리는 여전히 회장님 전용


뒷자리는 온전한 또 다른 휴식공간이었다. 넓고 아늑했으며, 앉아서 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앉는 순간부터 최대한 편안함을 느끼도록 모든 기술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시트는 몸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잡아주고 시트 방향 조절로 등받이 위치도 조절할 수 있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등받이는 양 옆으로 말리거나 펴지기도 한다.


또 최고급 리얼우드와 가죽, 알루미늄을 사용한 실내장식은 고급스러웠다. 내장 가죽은 이탈리아 파수비오사와 협업해 개발한 세미 에닐린을 사용했다. 좌석시트는 노르웨이 에코르네스를 벤치마킹해 서울대와 공동개발을 했다. 시트 가죽 아래에는 캐시미어 솜이 포근하게 온몸을 감싸준다. 좌석의 윗부분은 포근하게 목을 받쳐줘 목의 피로뿐만 아니라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조수석에 사람이 없을 때 시트 조절버튼을 설정하면 조수석이 앞으로 완전히 접힌다.


기본적으로 뒷좌석 창문유리는 코팅돼 있었으며, 그 위에 한 번 더 선팅처리를 해 자외선을 막도록 했다. 또 뒷좌석 양쪽 창문에는 햇빛가리개도 부착돼 있었는데 창문을 닫고 다시 한 번 버튼을 누르면 햇빛 가리개를 접고 펼 수 있었다. 뒷 유리창에도 햇빛 가리개가 부착되어 있어 강렬한 태양을 피하기 위해 따로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가리개는 창문처럼 접는 정도를 조절할 수는 없었다. 타고 내릴 때도 편안했다. 문손잡이 옆 도어(door) 버튼을 ON으로 해두면 뒷좌석에 탈 때 좌석이 살짝 뒤로 밀려 편안하게 타고 내릴 수 있었다. 뒷좌석 가운데를 내리면 나타나는 조작 박스에는 시트, 듀얼모니터, 에어컨 작동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있다. 편안한 자세로 조작박스에 팔을 얹어 놓으면 손가락만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버튼이 배치돼 있다. 뒷자리의 편의사양은 숙지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정도로 많았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있는 듯 운전석과 조수석 뒤에 붙어 있는 듀얼모니터에서는 미디어, TV, 지도, 네비게이션을 볼 수 있었다.


조작박스에서 듀얼모니터 두 대를 동시에 조작 가능했는데 각각의 모니터를 따로 조절할 수는 없었다. 뒷좌석은 한마디로 ‘휴식 공간’과도 같았다. 탑승자의 몸에 맞춰 시트 조절이 가능하고 몸을 꽉 잡아주는 최고급 시트는 퍼스트클래스 부럽지 않은 공간이었다. 또 정숙하고 널찍한 뒷자리의 느낌은 어느 고즈넉한 카페의 안락의자 위에서 편안하게 몸을 기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EQ900, 오너드라이버를 유혹하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동안 차량을 시승한 것만으로는 차량에 대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제네시스 EQ900은 현대차의 상당한 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아직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확실히 제네시스의 출범과 함께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와의 격차는 큰 폭으로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시승 내내 느꼈던 EQ900에 대한 인상은 ‘젊어졌다’다.


다양한 칼라를 선보이고, 주행에도 SPORT 모드를 선보이는 등 기존 쇼퍼드리븐카(전담기사가 주로 운전하는 차)에서 벗어나 오너드라이버를 유혹하기에 이르렀다. 만나본 EQ900의 발전된 차량 성능은 앞으로 출시될 G70·SUV·쿠페모델 등에 대한 기대도 불러오게 했다. EQ900은 자율주행의 초기단계인 주행지원 등으로 대표되는
최첨단 옵션이 필요치 않다면 7천~8천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초기 흥행에 성공한 EQ900이 사장님·회장님들을 넘어 40~50대 오너드라이버들까지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시승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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