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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와 있는 사진, 재이용 어디까지?

법원, “영리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락하는 것 아냐”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모바일 기기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SNS, 즉 사회관계망 서비스는 기존 미디어 세계까지 바꿔놓았다. SNS의 파급력이 증명되면서 대기업부터 동네의 조그만 가게까지 너도나도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SNS를 통해 사진·동영상·글 등을 폰을 통해 아주 쉽게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SNS가 초상권·저작권의 새로운 분쟁의 장으로 떠올랐다. 일반인이 찍은 사진을 업체가 재차 공유했고 사진 속 개인은 초상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업체는 개인이 해시테그까지 달며 공유했기 때문에 타인이 검색·조회·사용·공유할 수 있도록 사전에 허락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이 사건의 분쟁 속으로 들어가 봤다.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이 허가 없이 촬영되거나 또는 공표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나라마다 인격권의 일부로 보는 견해와 프라이버시권의 일부로 보는 견해가 있다. 우리나라는 초상권에 관 한 직접적인 법규정은 없다. 그래서 그동안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권을 규정한 헌법 10조와 민법상 불법행위 규정 중 제751조의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에 근거해 침해와 손해배상을 인정해 왔다.

 

일반적으로 초상이란 사람의 모양이나 자태를 그림이나 사진 또는 조상(彫像) 등으로 제작한 것을 말한다. 또 초상권이란 이와 같은 초상을 다른 사람이 임의로 제작하거나 또는 제작된 초상을 다른 사람이 임의로 세간에 공표, 이용하는 것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따라서 피초상자의 허락 없이 초상을 작성하는 것도 초상권의 침해이고, 또한 피초상자의 허락 없이 초상을 공표, 이용하는 것도 초상권의 침해가 된다. 그동안은 주로 연예인의 초상권이 언론보도와 관련해 계속 다툼이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기기의 급격한 발전과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일반인들 간에 초상권에 관한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SNS의 파급력이 기존 미디어를 뛰어넘으면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일반인들이 기업의 제품이나 옷, 가게의 음식 등을 올리면 이를 업체에서 재차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개인 콘텐츠를 기업이나 가게에서 활용해도 문제가 없을까. 강남의 한 중소기업 업체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SNS 자체가 개인의 콘텐츠를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아닌가라며 출처를 밝히고 이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사건은 한 개인이 업체의 옷을 입고 업체 브랜드명을 해시테그를 달아 SNS에 올렸다. 이 개인의 게시글과 사진은 옷을 판매한 업체와 회사에서 다른 SNS망에 재차 공유했다. 이에 사진 당사자는 허락을 받지 않고 재차 공유하면서 자신의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재기했다.

 

초상권 직접적 규정 없어, 학계·판례에 의해 권리 인정

 

초상권에 직접적인 규정이 없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학계와 법원의 판례에 의해 그 권리가 인정돼 왔다. 법원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초상권에 관한 권리를 인정해 왔다


 


또 이런 초상권은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해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이고, 개인은 사생활 활동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되거나 사생활이 함부로 공개되지 아니할 소극적인 권리는 물론, 오늘날 고도로 정보화된 현대사회에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권리도 포함해서 가진다. 이에 법원은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침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고통이 수반되므로 그 손해배상도 긍정해 왔다

 

일반인이 올린 사진, 재차 공유

 

네일샵을 운영하면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이 하 ‘SNS’)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는 김지혜 씨, 그리고 A백화점에서 ‘*****’라는 상표의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점주 정은혜(가명) 씨와 ‘*****’이라는 상표의 골프웨어를 수입하는 주식회사 H씨가 사건의 당사자로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어느 날 김지혜 씨는 ‘*****’ 상표의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라는 해시테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여기서 해시태그란 #과 특정 단어를 붙여 쓴 것으로, 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 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 특정 핵심어를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정은혜 씨는 지난해 620일 인스타그램에 게시되어 있던 김지혜 씨의 사진을 동의없이 자신이 운영하는 ‘**’ ***점 의 네이버밴드에 게시했고, 함께 아래 사진들은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의 파리게이츠 해시태그 이미지입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해 두었다.

 

이에 ‘*****’ 브랜드를 수입하는 주식회사 A도 지난해 817일 역시 인스타그램에 게시되어 있던 사진을 김지혜 씨의 동의 없이 회사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와 함께 위 사진들은 사진공유 인스타그램의 파리게이츠 SNS 해시태그 이미지입니다. 문제 시 ☆☆☆☆@naver.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해 두었다.

 

이후 정은혜 씨는 2015811일 김지혜 씨로부터 사진을 무단 게시한 것에 대해 항의전화를 받았고 즉시 네이버밴드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한 후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 네이버밴드에 게시한 사과문을 캡처해 원고에게 휴대폰으로 전송하면서 사과의 뜻을 문자로 전송했다. 주식회사 A사도 정은혜 씨 로부터 항의 사실을 전해들은 후 즉시 페이스북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

 

SNS는 공유 플랫폼, 사전허락 아니다

 

김지혜 씨는 정은혜 씨와 주식회사 A가 허락을 받지 않고,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자신의 사진을 가져가 자신들의 영업에 활용하는 네이버밴드 또는 페이스북에 게시함으로써 원고의 초상권을 침해했다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은혜 씨는 먼저 인스타그램의 개인정보취급 방침을 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인스타그램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개인정보취급방침은 회원님은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인스타그램이 사용자가 사진, 댓글, 기타 내용 등 게시물(사용자 콘텐츠)을 서비스에 게시하고 사용자가 게시물을 공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에 동의하게 됩니다. 즉 서비스를 통해 전체 공개하신 사용자 콘텐츠를 다른 사용자가 이 개인정보취급방침의 약관 및 인스타그램의 이용약관에 따라 검색 조회 사용 공유할 수 있습니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정은혜 씨는 김지혜 씨가 자신의 사진을 ‘*****’ 해시태그를 달아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것 은 이를 다른 사람들이 검색·조회·사용·공유할 수 있도록 사전에 허락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따라서 김지혜 씨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며, 초상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 했다.

 

재판부, 영리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락한 것 아니다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재판부는 인스타그램의 이용약관이 사용자의 콘텐츠를 임의로 사용 하고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허락하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은혜 씨와 주식회사 A사가 네이버밴드 또는 페이스북에 재차 게시한 것은 자신들의 영업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영리목적으로 사진을 무단 사용한 것은 김지혜 씨가 예상하거나 허락한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김지혜 씨의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 및 초상이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판단해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저작권까지 침해할 경우 형사 처벌 받을 수도 있어

 

현대사회는 미디어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SNS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수많은 사진·동영상·글 등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이 하나하나의 콘텐츠는 개인의 초상권뿐만 아니라 나름의 저작권 등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SNS의 발달로 관련된 분쟁은 어렵지 않게 찾 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초상권만을 문제 삼았지 만, 지난해에는 SNS에 올린 사진을 주인 허락 없이

 

복사·게재하면 초상권·저작권 침해라는 법원의 판단도 있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동의 없이 사진을 복제해 게재하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또 각 사진에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있어 저작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SNS의 급격한 발달로 인한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해외도 관련 논의 와 분쟁이 한창이다. 저작권위원회의 저작권동향 2016년 제5호에 따르면 영국 문화 미디어 스포츠부 장관은 이미지의 저작권자인 스냅챗 메시지 발송자 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해당 메시지를 복제해 공개 하거나 공유하는 것은 영국 저작권법에 의하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단공개가 형사범죄에 해당해 발송자의 동의 없이 메시지를 캡쳐해 공개한 수신자가 징역형에 이르는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저작권위원회는 여타 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신한 메시지의 화면을 발송자의 동의 없이 복제해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임을 분명히 확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NS가 저작권 분쟁의 새로운 공간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일단 본인이 직접 작업한 것이 아닌 사진, 음원 및 동영상은 SNS에 업로드하는 것은 주 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SNS나 프로필 사진 등에 사용하기 위해선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물론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저작권법 30)와 이미 공표된 저작 물(저작권법 28)은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이용 가능하다.

 

이번 사건에서는 초상권만 문제 삼았지만 만약 저작권에도 위반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초상권은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민사로만 진행되지만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이 저작권에도 위반될 경우 저작권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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