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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M


[단독][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 ②더 걷힌 누진세, 어디에 쓰이나 봤더니

“관리주체, 업무상 횡령 성립할 수도”


M이코노미뉴스는 ‘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이라는 주제로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3회에 걸친 심층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더 걷힌 누진세, 어디에 쓰이나 봤더니

아파트관리소가 입주민에게 더 걷어 들이는 수도요금 누진세. 수도요금의 원가회수나 물 낭비를 억제하겠다는 도입취지에 맞도록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기자가 서울시와 경기도일대 아파트를 대상으로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단지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더 걷힌 누진세로 노인정·관리소 등에서 사용하는 다른 용도의 관리비인 공동수도료를 납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공동수도료를 내고도 돈이 남는 경우나, 공동수도료로 쓰지 않기로 아파트 관리규약에 정해놓은 아파트들은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수도요금에서 차감해주는 형식을 취했다. 누진세를 냈든 안 냈든 전 주민이 똑같이 ‘엔(N)분의 1’로 나눠 갖는다는 얘기다.


또 비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150세대 미만)의 경우 남은 돈을 ‘수도요금 충당금’ 형식으로 적립해놨다가 저수조 청소를 하거나 공사비용으로 전용하는 곳도 있었다. 관리소가 일부 입주민에게 더 걷어간 돈이 지자체가 아닌 다른 주민의 이익으로 돌아가면서 불로소득이 생기는 형국인데,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기자가 10곳 넘는 아파트관리소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왜 이처럼 불합리한 요금체계를 고수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하나같이 “법대로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말하는 ‘법’은 각 지자체가 요금과 누진구간 등을 정해놓은 조례, 다시 말해서 수도사업소의 조견표(요금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주장대로 법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걸까?

‘준칙’ 놓고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

관리소의 주장처럼 ‘법대로’ 하고 있는지 보려면 먼저 각 시도에서 만든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이하 준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18조는 시도지사가 공동주택의 관리 또는 사용에 관하여 준거가 되는 관리규약의 준칙을 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전국 17개 광역시도는 이에 따라 ‘준칙’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배포했다. 물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강행규정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권역 대부분 아파트들은 준칙에 따라 규약을 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과 경기도 준칙만 보면 관리소가 수도요금을 징수할 때 공동수도료는 평수에 따라(1항), 세대수도료는 각 지자체 조례에 따라(2항) 걷으라고 규정하고 있다. 돈은 남지 않도록 걷고 혹여나 남더라도 바로 돌려주라는(3항) 내용도 들어있다. 관리주체는 이런 내용의 준칙을 아파트 규약에 그대로 가져다쓰면서 ‘2항이 조례에 따르라고 했으니 우리는 거기에 규정된 대로 누진세를 걷어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러니한건 분명 3항에 ‘잉여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되어있는데 대부분 관리주체는 이 조항을 ‘잉여금은 발생해도 되지만 남기지만 말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소기재 법제위원장은 “누진율은 국가(지자체)에서 정해놨고 각 시도의 관리규약 표준은 그 기준에 따라 부과하라고 돼있다”며 “아파트 관리주체가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우리는 그 기준에 따르는 것뿐이다. 전국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누진세 때문에 돈이 더 걷히면 남는 돈은 공동수도료를 낼 때도 있고,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해줄 때도 있다”며 “30톤 쓴 사람이 누진세를 만원 더 냈다면 5톤 쓴 사람이 만원을 적게 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상담위원장이라고 소개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공동수도료는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 (이치에)맞지만, 조견표에 따라 세대수도료에 누진세를 붙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잉여금이 최소화되도록 단가조정을 통해 요금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계사들도 사용료 부과에 대해 전체요금에서 플러스, 마이너스만 없으면 괜찮다고 한다”며 “관리소 입장에선 돈만 안 남으면 된다”고 부연했다.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에는 “그런 문제는 관리소에 묻지 말고 수도사업소에 물으라”며 대답을 피했다.

“형법상 횡령, 민법상 부당이득 성립할 수도”

한편 이에 대해 법무법인 한별 김수현 변호사는 “준칙에 따르면 수도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의 약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아파트가 그대로 관리규약으로 정했다면, 관리주체는 수도사업소에서 약관에 따라 아파트 측에 부과한 요금대로 개별수도세를 징수해야 한다”며 “구체적 사실관계는 봐야겠지만 수도사업소에서 누진세를 부과하지 않았음에도 관리소에서 자체적으로 누진세를 부과했고, 그에 따라 발생한 잉여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면 형법상 업무상 횡령, 민사상으로는 부당이득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잘못된 해석이나 관행이 아파트 관리주체를 한순간에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일(6월1일)은 ‘[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 ③지자체장 의지에 달렸다’ 편이 이어집니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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