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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M


[단독][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 ①수도국과 아파트, 누진세 적용기준 달라

가족구성원 4명 넘는 아파트 입주민만 누진세 납부하는 구조


M이코노미뉴스는 ‘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이라는 주제로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3회에 걸친 심층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경기도 용인시 소재 모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수도요금이 이상하게 많이 나와 관리사무소를 찾았다. 관리소장과 경리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는데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만 돌아왔다. 의문이 생긴 A씨는 ‘어련히 잘했겠지’ 하는 믿음과 ‘당최 알 수없는 복잡함’ 탓에 그동안 보지도 않고 방한구석에 박아놨던 관리비 부과내역서를 꺼내봤고, 이내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그동안 수도사업소에서 부과한 실제 금액보다 더 많은 요금을 납부해왔던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아파트 관리소에서 걷어가는 ‘수도요금 누진세’ 때문이었다. ‘난방열사’ 배우 김부선 씨가 제기했던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에 이어 도마에 오른 수도요금 누진세의 비밀을 파헤쳐봤다.

대부분 지자체, 수도요금에 3단계 걸친 누진제 적용

현행법상 수도요금의 징수·부과는 지방자치단체의 전속권한이다. 수도법과 지방자치법, 지방공기업법 등에 근거를 두고 있는 수도요금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지방의회가 의결한 조례에 따라 부과 및 징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전국 161개 지자체 각자가 수도사업자로써 취수여건 등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다른 수도요금 부과체계를 ‘수도급수 조례’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있다.


수도요금은 상수도요금(구경별 정액요금 포함), 하수도요금, 물이용 부담금으로 구성돼있다. 여기서 상‧하수도 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된다. 다른 업종은 별론으로 하고 가정용(2011년 기준 점유율 62.9%)만 놓고 보면 대부분 지자체는 3단계에 걸친 누진제를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수도 사용량이 20㎥(톤)이하면 1단계, 20㎥(톤)초과~30㎥(톤)이하면 2단계, 30㎥(톤)초과시 3단계를 적용하는 식이다. 용인시의 경우 각 단계별 상수도 요금은 1㎥(톤)당 ▲400원 ▲550원 ▲840원으로 높아질수록 요금이 증가한다. 

이때 물을 버리는 만큼 내는 하수도 요금에도 누진제가 적용되는데 단가는 다르지만 사용량은 상수도 사용량과 같다. 그 집에서 쓴 수돗물의 양이 버린 수돗물의 양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용인시의 경우 하수도 1㎥(톤)당 ▲520원(1단계) ▲810원(2단계) ▲1,180원(3단계)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렇게 계산된 상‧하수도 요금에 물이용 부담금(톤당 170원)을 더하면 최종적인 수도요금이 매겨지게 된다.


앞서 본 계산법을 토대로 A씨의 사례를 보자. A씨 집의 지난달 수도사용량이 35㎥(톤)이라면 ▲상수도 요금 17,700원(400x20+550x10+840x5) ▲하수도 요금 24,400원(520x20+810x10+1180x5) ▲물이용 부담금 5,950원(170x35) ▲구경별 정액요금 150원(20900/139)으로 총 요금은 48,200원이 된다.

결국 20톤을 초과한 사용량에 대해 8,850원(상수도 3,700원+하수도 5,150원)의 누진세를 내야한다는 말인데 정작 수도사업소는 누진세를 부과한 적도, 납부 받은 적도 없다.

수도사업소와 아파트 관리소, 누진세 적용기준 달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총 주택은 1,669만 가구다. 이중 아파트가 1,002만 가구(60.0%)로 다섯 가구 중 세 가구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처럼 주거형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에서 수도요금을 부과하는 과정을 보면 우선 수도사업소가 아파트 단지를 대표하는 한 개의 주 계량기를 검침해 단지 총사용량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고, 이후 관리소가 따로 각 세대별 검침을 통해 요금을 징수해 수도사업소에 대납하는 순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수도사업소와 징수대행 업무를 하는 관리소가 누진세를 붙이는 기준이 달라 수도요금에 간극이 생기는 것. 

아파트 관리소는 앞서 본 계산법대로 세대별 사용량이 20톤을 넘기면 무조건 누진세를 거두지만, 수도사업소는 아파트단지 내 모든 세대의 사용량이 평균적으로 20톤을 넘으면 누진세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A씨가 거주하는 139세대 아파트의 경우 전 세대가 쓴 물의 양이 2,780톤(139x20)을 넘었을 때 비로소 누진세를 매긴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누진세를 붙이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통상 가구당 월평균 물 사용량이 20톤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용인시 상하수도사업소에 따르면 관내 가구당 월평균 수도사용량은 16.1톤이다. 지난해 용인시 월평균 사용량(6백만2,364톤)을 전체 세대수(지난해 말 기준 37만1,685세대)로 나눠 구한 금액이다. 기자가 실제 용인시에 거주하는 A씨 아파트의 최근 약 2년간 수도요금 고지서를 분석한 결과 역시나 단 한 번도 누진세가 부과된 적이 없었다.

겨울 동파로 물이 새지 않는 한 누진세 적용 안 돼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국내 상하수도 경영컨설팅업계 최고전문가로 꼽히는 한국수도경영연구소 김길복 소장은 “보통 1인당 물 사용량은 5~6톤 정도로 세대 당 3명이 산다고 가정했을 때 16~18톤 쓴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평균가구원수는 2.5명이다. 수도사업소가 아파트에 누진세를 부과하려면 단지 내 모든 가구가 평균적으로 물을 20톤 넘게 써야하는데 2~3인가구가 많은 현실에선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내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시를 봐도 누진세가 부과되는 단지는 극히 드물었다. 수원시 상수도사업소 맑은물정책과 서형택 주무관은 “퍼센트로 따지면 1단계(20톤 이하) 요금을 부과하는 단지가 95%이상”이라면서 “(단지가) 세대 분할을 안했거나 누수가 생기지 않는 한 1단계를 넘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 공동주택과 김학삼 감사팀장도 “겨울에 동파로 물이 새지 않는 이상 대부분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도 사정은 같았다. 오히려 다른 지역과 달리 30톤 초과 시부터 누진세가 붙다보니 부과되는 단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요금제도과 류종욱 주무관은 “공동주택의 경우 물을 적게 쓰는 세대도 있고 많이 쓰는 세대도 있기 때문에, 전체 사용량을 세대수로 나눠 평균값을 보면 (서울시내) 거의 뭐 한 두 단지를 제외하고는 누진세를 부과하는 곳이 없다고 봐야한다”고 언급했다.


결국 아파트 관리소가 수도사업소에서 고지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걷는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가구원수가 4명(서울은 5~6명)이 넘어 절대적 물 사용량이 많은 세대는 실제 부과되지도 않은 누진세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일(31일)은 ‘[나도 모르게 줄줄 새는 수도요금 누진세 비밀] ②더 걷힌 누진세, 어디에 쓰이나 봤더니’ 편이 이어집니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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