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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평균적인 중간노동의 함정에 빠진 한국

 

과거 한국 산업의 기술난이도가 낮았을 때는 학교에서 학생 모집하듯이 평균성을 기준으로 채용해도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기술난이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사원의 개별적 능력과 적합도가 무척 중요해졌다. 그리고 각 기업은 무엇 보다도 높아진 임금과 복지비용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해 여유 인력을 채용한다는 개념은 사라진 것 같다. 

 

롯데백화점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한다. 플랫폼 쇼핑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오프라인 백화점의 실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점포 줄이기와 같은 맥락이다. 중간노동은 기술과 기능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은 작업이다. 단순노동은 그 일을 전혀 몰라도 현장에서 간단한 시범만 보고도 따라 할 수 있는 일이다. 중간노동은 3개월에서 1년 정도 인턴을 하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 재직자들은 이 범주에 속한다. 우리나라 산업구조는 제조업 중심이고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인데 제조업에서 중간노동 일 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제조업의 기술 난이도가 높아졌고 자동화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단순노동의 수요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그대로인데, 내국인들이 그런 일들을 기피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들이 파고들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고급 기술자들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 교육의 부적응 현상 때문에 중간노동자들만 배출하고 고급 기술자의 배출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2000년대 이후 근 20년간 각 기업은 중간노동은 필요 없어지고 고급 기술자들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직 중간노동자들은 강력한 노조를 결성해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청년들에게는 기존 대기업들의 문들은 좁아져 있다. 기업들은 수시모집을 바꾸며 최소한의 필요한 인력만 충원하며 보릿고개를 견뎌내고 있는 모양새다.

 

2000년대 이후 창업해 성공한 기업들만이 비교적 여 유롭게 새로운 인력을 충원할 여유가 있는 편이다. 기업으로서는 지금과 같은 정규직보다 계약직 채용으로 유연한 시스템을 원하고 있으나 강력한 노조와 정부의 노동 규제로 인해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전문직과 기술직은 정년제보다 정년 없는 계약제가 유리

 

한국의 대기업 직장인은 물론이고 전문직과 기술직도 정년을 마치거나 정년 이전 40~50대에 나와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재취업도 어렵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전에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음식점이나 카페 등 자영업에 뛰어든다. 자영업이야말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준비 없이 뛰어들어 실패의 쓴 잔을 마시기 일쑤다.

 

왜 안정된 정규직으로 오래 근무했는데도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는가. 그 안정성 때문에 전문성 향상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또 전문직인데도 당사자가 중간노동처럼 일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일도 중간노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한국에는 이런 중간노동자 같은 전문직 노동자들도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오리지널 중간노동은 작업을 고도화하여 고품질화하는 방향으로 전문 화할 수 있다. 중간노동으로 전락한 전문직 업무는 전문성이란 이름값을 살릴 수 있도록 현장 일에 더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중간노동자들 다루기 : 소수정예화, 고연봉 지급

 

중간노동자들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임금을 많이 주면 열심히 한다. 임금 인상이 거의 유일한 자극제라고 할 수 있다. 임금 인상을 안 해준다고 해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피고용자는 높은 보수가 그로 하여금 일을 많이 하게 만든다. 과거 이병철 회장 이래 삼성이 성공했던 가장 큰 이유는 경쟁사보다 높은 임금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금융직은 과거엔 중간노동업무에 해당했으나 지금은 전문직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전문직으로 변하면 개별 평가를 통해 실적에 따라 고연봉을 줘야 한다. 한 나라의 경제와 산업에서 꼭 필요한 일인데 기술적 난이도도 낮고 사회적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고 그 산업의 매출과 수익이 낮은 곳이 있다. 그런 일과 직업에 대해선 ‘존중’과 ‘사명’이란 사회적 보상을 준다.

 

독립성과 성과가 중요해지는 직업 환경

 

개인의 작업 실적이 바로 매출과 수익으로 나타나는 영업직과 택배직은 개인 사업가나 프리랜서가 적합하다. 영업직과 택배직이 열심히 하여 매출로 나타나면 그것이 그의 보수에 즉각 공정하게 반영될 경우, 그들은 자발적으로 열심히 할 것이다. 단 그들은 무리해서 건강을 해치거나 사고를 낼 경우를 방지하는 가이드 라인을 회사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영업직과 택배직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시키면 대부분 적당히 일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하나의 동료집단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혼자서 열심히 일하면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또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그에게 엄청난 봉급을 줄 수도 없다. 동료보다 엄청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또한 왕따를 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영업직과 택배직에 대해선 일종의 전문직으로 대우해서 그들 사이의 동료의식을 심어주려고 애쓰지 말고 건전하게 경쟁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낫다.

 

전문직들은 불필요한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으로 번민하게 하지 말고 독립성과 자기계발을 고취하며 자신의 성과를 정당하게 인정받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한국 직장에서 승진이 곧 출세라는 인식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간노동이 사라지는 직장은 전문직의 성격에 맞는 인사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전문직 위주 직장은 지휘 계층을 줄이고 관리자보다는 전문가를 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2~3년 계약제를 해야 본인도 전문성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고 회사도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계약제를 경신 할 때마다 전문직은 엄격하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되돌아 볼 기회를 얻는다. 또한, 자신의 경력을 가지고 여러군데 를 이직하면서 새로운 직장 및 기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화된 또는 폭넓은 전문성을 가지게 된다. 사람은 한 직장에서 20년 이상 30년씩 있으면 전문성이 외골수로 기울어지기 쉽고 평범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광주형 일자리 세계적 모범 사례 될 수 있어

 

기존 자동차 노동자의 평균임금의 절반만 받는 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신차인 캐스퍼가 성공적으로 출시되고 판매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소위 광주형 일자리가 일단 성공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적인 중간노동자와 단순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직장은 강력한 노조에 의해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 인상을 매년 요구해왔다. 이제 그 끝이 보이는 듯하다. 광주형 일자리가 좋은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

 

선진국의 경험을 보면 단순직은 여전히 필요해도 중간직은 사라지고 대신에 전문직이 증가한다. 전문직이 주력인 기업 조직은 계약직 채용, 프리랜서 활용, 소규모 전문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등으로 나타난다. 한국 정부와 노동계는 정규직 보장이란 낡은 틀을 벗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청년과 중년, 경력단절 여성, 일할 수 있는 노년 등 모두에게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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