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들은 27일 정부의 ‘배출권거래제’(K-ETS) 기본계획을 전면 강화할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기후솔루션, 석탄을 넘어서, 플랜1.5, 환경운동연합 등 5개 환경단체들은 ‘배출권거래제 제4차 기본계획’ 공청회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PCC(정부간협의체)가 제시하는 1.5도 감축경로에 부합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배출권거래제는 2015년 도입된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정부가 설정한 총량(캡) 내에서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거래가 제한적이고 가격 변동성도 거의 없었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거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연평균 배출량이 125,000톤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할당량을 부여하고 배출량이 할당량을 초과하면 과징금을 부여한다.
1차, 2차계획 기간을 거쳐 현재 3차(2021-2025) 계획기간이 진행 중이며, 이날 발표된 제4차 기본계획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실질적인 규제 방향과 수준을 결정한다. 이는 정부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감축 목표의 달성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5개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4차 계회기간의 ‘배출권거래제 정상화’를 위해 △IPCC 1.5도 감축경로에 따른 배출허용총량 축소 설정(2030년 기준 48.2%) △2030년까지 전환 부문 유상할당 비율 100%로 상향 △철강·석유화학 등 다배출 업종에 대한 유상할당 점진 확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쇄 제도 폐지 △산업계의 시설 가동 중지로 인한 횡재이익 방지를 위해 할당량 전량 환수 등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발언자로 나선 플랜1.5의 권경락 정책활동가는 “현재 배출권 가격은 1톤당 만원 수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누더기가 된 이 제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제4차 계획기간에서 IPCC 1.5도 감축경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배출허용총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 투자는 줄이고, 석탄발전은 유지하고, LNG 발전을 늘리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전면 바꿔야 배출권거래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솔루션 김다슬 연구원은 “2015년 이래 배출권거래제에 속한 산업 부문 배출량은 3.4%, 철강 부문 7%가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배출권 가격과 유상할당 비율은 국제수준을 현저히 미달하는 수준”이라며, “이러한 간극이 커질수록 철강과 같은 다배출 업종은 감축을 미룰 뿐만 아니라 EU에 내야 할 탄소관세만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충남환경운동연합 조순형 탈석탄팀장은 “배출권거래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느슨한 총량과 무상할당으로 인해 2022년 전국 온실가스 배출량 7위 기업인 현대제철은 전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음에도 할당량을 팔아 316억원의 수익을 얻었다”며, “이는 배출권 대부분을 무상으로 할당하면서 배출권거래제가 기업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고, 제4차 계획기간에서 전환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100%로 상향하는 것과 산업 분야의 유상할당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