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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무안공항 둔덕이 단단한 콘크리트가 아니었다면...

무안공항 측 “경사 때문에 세웠다”...국토부 “기초는 콘크리트가 기본원칙”
2015년 히로시마·2016년 인천·2022년 세부 ‘오버런 사고’ 불구 전원 생존
항공업계 전문가들 “과도하게 단단...흡수가능한 구조물였다면 상황 달라”

 

무안국제공항에서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는 착륙 도중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와 외벽에 부딪히면서 참사로 이어졌는데, 2016년 비슷한 ‘오버런’ 사고에서 인천공항은 로컬라이저가 쉽게 뚫고 지나가게 만들어져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컬라이저는 보통 흙으로 만든 높은 둔덕 위에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로 구성됐다. 여기서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활주로 중심선을 기준으로 항공기의 좌우 편차를 안내하는 계기착륙시스템(ILS)의 지상 장비로, 활주로 반대편 끝 ‘약 300m 뒤’에 설치되며, 항공기가 착륙 접근 시 올바른 경로를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종단에서 28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높은 ‘둔덕’이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 종단 이후 지면이 기울어져 있어, 흙으로 둔덕을 세워 수평을 맞췄다고 한다.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의 중앙선과 수직을 이루도록 하여 배치돼야 항공기가 제대로 활주로 중앙 정렬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2~3m 높이의 둔덕 안에 30~40cm 깊이로 심어져 있고, 지상으로도 7cm가량 튀어나와 있다고 한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무안 공항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1m 거리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돼 있다”면서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항공정책과 설계 담당 사무관은 “기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할 수밖에 없다. 무안공항의 경우 지형상 둔덕을 통해 로컬라이저 기능을 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다”며 “안테나의 경우는 프랜저블하게 설계되지만 로컬라이저의 기초가 되는 벽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참사 피해규모 키운 콘크리트 옹벽...충돌 흡수 가능한 구조물 설치 필요성

 

인천공항의 경우, 인천공항은 활주로 종단 너머 공간까지 전부 수평으로 돼 있어 둔덕이 없이 7.5cm 이하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나와 있다. 지난 2016년 UPS 화물기가 인천공항에서 랜딩기어 파손으로 ‘오버런’을 했지만 사고 항공기에는 조종사 1명을 포함한 승무원 5명이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대피했다.

 

반면, 무안공항 참사 당시 ‘오버런’하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비교적 짧은 활주로 길이와 콘크리트 둔덕이 결과적으로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기 운항에 근접한 지점에 설치되는 모든 항행안전시설(NAVAIDS)은 가능한 한 ‘쉽게 부서지는(Frangible) 구조’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항공기가 활주로나 주변 시설에 충돌했을 때, 구조물이 최대한 쉽게 파손될 수 있고 항공기에 추가적·치명적인 손상을 주지 않도록 설계돼야 한다. 부득이하게 방호벽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 벽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는 법적으로 규정 위반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안전운영기준 제42조에 따르면 설치가 허가된 물체를 지지하는 기초구조물이 지반보다 7.5cm 이상 높지 않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세워져야 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 로컬라이저는 안전구역의 물리적 범위 바깥에 위치해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의 항공사 기장을 역임하고 있는 외국인 유튜버는 전날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안공항의 안테나 구조물이 너무 단단하고 고도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연방항공청(FAA) 안전 검사관인 데이비드 수시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콘크리트로 구성된 로컬라이저 안테나’(둔덕)을 항공기 사고 규모를 키웠다고 지목했으며, 항공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영국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콘크리트벽(둔덕)이 없었다면 모든 승객이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지난해 해당 ‘둔덕’을 보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현직 동일기종을 운행하고 있는 한 기장은 “여러 공항을 다니며 많은 안테나를 봤지만, 이렇게 과도하게 설계된 구조물은 드물다”며 “어떤 이유에서든 안테나를 더 높게 만들고 싶다면, 콘크리트 벽을 건설할 필요는 없다. 대신 금속 타워 같은 것을 세웠다면 훨씬 덜 위험했을 것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로컬라이저와 항공기 충돌 사고 사례를 보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벽의 설계의 아쉬움이 더 크다. 2015년 4월 14일 일본 히로시마 공항 ‘아시아나 162편’ 로컬라이저 충돌 후 82명 전원 생존, 2022년 10월 24일 필리핀 막탄 세부 공항 대한항공 631편 로컬라이저 충돌 173명 전원 생존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버런 사태를 대비해서 로컬라이저는 반드시 비행기가 쉽게 뚫고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수평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철골 구조물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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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7년 조종사 "콘크리트 둔덕 있는지 몰랐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자주 비행하는 비행교관·조종사들은 활주로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설치 콘크리트 둔덕 존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7년간 무안공항을 이용했다는 비행교관이자 조종사 A씨는 2일 "수년간 이착륙하면서 상공에서 눈으로만 둔덕을 확인했고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지,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이 2m에 두께 4m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있지도 않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다른 조종사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 공항에는 국내 비행훈련·교육생들까지 몰려 관제사들도 생각보다 바빴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는 "다들 무안공항이 한적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은 엄청 바쁘다"며 "국내에 훈련이 가능한 공항이 거의 없어 모든 훈련기관이 거의 다 이곳에서 비행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한 민간 조종사는 "중원대, 교통대, 초당대, 경운대, 청주대 등등 각 대학 항공학과 등에서도 거의 다 무안공항을 비행 교육장으로 사용한다"며 "교육생들이나 조종사들이 국적기 기장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덜 숙련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관제사들은 더 바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