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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저자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와의 인터뷰


이 세상을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결과물로 받아들이느냐, ‘그냥 주어진 사실’로 인정하고 말 것이냐는 지적인 측면에서 볼 때 우주의 존재 문제에 대한 모든 설명을 거부하는 것이다. 근원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터무니없이 부조리한 일이다. 모든 사실에는 왜 그런지 혹은 왜 그렇지 않은지가 있게 마련이다. 모든 존재에는 바로 그 존재에 대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우연히 존재하는 세상, 비이성적으로 ‘그냥 나타난’ 세상이란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러한 지적 욕구가 바로 이 책의 탐구 여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의 한마디도 이 책을 집필하는 동기로 작용했다. 언젠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그가 우주의 탄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인슈타인 다섯 명은 더 있어야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순간 자신에게 딱 맞는 비유라고 생각한 짐 홀트는 존재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철학자와 신학자, 분자물리학자와 우주철학자, 그리고 신화학자와 미국의 유명 소설가까지 만나 대화를 하면서 생각의 범위를 넓혀나갔다. 아돌프 그륀바움, 리처드 스윈번, 데이비드 도이치, 스티븐 와인버그, 로저 펜로즈, 존 레슬리, 데릭 파핏, 존 업다이크…… 짐 홀트는 파리, 런던, 옥스퍼드, 피츠버그와 텍사스 오스틴 등지를 여행하며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들과 철학적 토론을 벌인다.

•한 권의 책에 대해 더 야심찬 제목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 책이 탐구하는 문제를 어떻게 요약하시겠습니까?

우주는 왜 모든 괴로움을 겪으며 존재하는 것일까요? 왜 무無 대신에 무언가가 존재할까요? 윌리엄 제임스는 이것을 “철학 전체에서 가장 난해한 문제”라고 불렀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경우에는 세계의 현존이 경이의 원인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단언했습니다. “불가사의한 것은 세계에서 사물들이 어떠한지가 아니라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저는 이런 경이감을 공유하며, 그리고 저는 인간 정신이 존재의 신비를 꿰뚫고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언제 스스로 이 문제를 처음 생각했습니까?

저는 종교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그래서 판에 박힌 대답은 신이 세계를 만들었고, 신 자신은 자체의 본성에 의해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십대 때 저는 이런 신학적 이야기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실존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어 󰡔형이상학 입문󰡕이라는 하이데거의 책을 입수했습니다. 바로 그 첫 문장은 이랬습니다. “왜 무 대신에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저는 그것의 순전한 시정이 얼마나 깜짝 놀라게 했는지 아직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 철학적 접근 방식과 과학적 접근 방식 중 어느 쪽에 더 끌립니까?

이 책에서 저는 둘 다 비슷하게 다루었습니다. 우리 우주 같은 우주가 어떻게 거의 무에서 발생할 수 있었는지에 관해 현대물리학이 말해주는 것은 정말로 저를 매혹시켰습니다. 그러나 과학적 관찰, 그리고 그것에 바탕을 둔 이론들은 존재의 신비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 딱 그만큼만 데리고 갈 수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자 데릭 파핏이 제게 말했듯, 실재를 지배하는 최고 원리를 찾고 있다면 철학과 과학 사이에는 명료한 경계가 없습니다.

•그가 죽기 대략 1년 전에 당신과 대단한 인터뷰를 가졌던 존 업다이크는 빅뱅을 받아들이는 것은 종교적 설명들을 받아들이는 것만큼이나 “신앙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끈이론 같은 과학적 접근 방식들이 종교에 의해 요구되는 신앙과 유사한 신앙에 의존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점에서는 업다이크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끈이론 같은 사변적인 것도 신앙이 아니라 희망, 즉 언제가 경험적으로 시험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끈이론이 물리학의 막다른 길로 판명될지라도, 그것은 순수 수학에서 많은 진보를 낳았습니다.

•신의 존재를 믿는 영국의 철학자 리처드 스윈번과 대화한 뒤 당신은 “만족감에 휩싸여” 거리를 정처 없이 내려옵니다. 다른 대답들의 근거가 아무리 과학적이라도 그것들이 똑같이 증명 불가능할 때 그것이 제공하는 가능한 만족감 때문에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이 말이 되겠습니까?

이 책에서 시사했듯, 그 만족감은 스윈번과 헤어진 후에 옥스퍼드 맥줏집에서 들이켰던 시라즈 포도주와 더 관련 있었을 겁니다. 스윈번 자신의 종교성은, 그에게 만족감을 제공하겠지만 종교적인 지적 토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그의 전제들을 의문시하거나 거부할 수 있지만-저는 확실히 그랬습니다-그것들은 희망사항이나 값싼 만족감에 빠져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무척 감명을 받은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기되는 거대한 의문들과 관련하여 그 일이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은 ‘나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의문과 운이 맞습니다. 우주적 현존과 개인적 실존 둘 다 극히 불안합니다. 제가 자아와 죽음에 관한 이 책의 마지막 장들을 쓰고 있을 무렵 어머니가 뜻밖에 돌아가셨을 때 저는 이것을 자각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저는 병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었습니다. 자아-당신 자신의 존재를 낳았던 바로 그 자아-가 무로 명멸하는 것을 보는 것은 존재의 기묘함을 새롭게 느끼는 것입니다.

이희 기자 / leehee@mbcecono,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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