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한미연합훈련 중 전투기 오폭으로 여러 사람이 다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5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한 마을에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으로 한순간에 평화로운 시골 마을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폭발 충격으로 주택 기와지붕은 처참히 내려앉았고, 나무들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충격파에 의해 성당 건물과 주택 3채와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
주민 박모(73)씨는 "집 안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이 친 것처럼 엄청난 폭음이 들리더니 온 집이 흔들렸다"며 "밖으로 나와 보니 주변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오폭 사고는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낙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으로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 정도로 위력이 강하며, 위치정보시스템(GPS)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된다.
정밀유도무기가 아닌 무유도 일반폭탄이어서 오폭 사고에 무게를 뒀던 군 당국은 이날 오후 3시가 넘어서 "전투기 오폭 사고는 조종사 좌표 입력 실수"라며, 정확한 상황 파악 전까지 실사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봐서는 폭격 좌표가 잘못 설정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오폭 사고는 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민가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민간인이 관계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군은 현재 폭탄이 완전히 폭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폭발물 처리반(EOD)이 현장에서 불발탄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사고 현장에는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전면 통제됐으며,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7명이 다쳤다. 소방 당국은 중상 2명, 경상 5명으로 분류했으며 군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은 목과 어깨 등에 골절상 등 부상했으며 심정지나 의식이 없는 환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공군, 육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을 한 가운데, KF-16에서 MK-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에 낙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