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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배터리 2025] K-배터리 업체 “5년내 전고체 양산 문제없다”

역대 최다 688개 기업 참여...美·日 등 정부 연구기관 눈길
中 저가배터리 공습에 '최신 기술·다변화' 반격만이 살 길
삼성SDI 46파이·LG엔솔 46시리즈·SK온 액침냉각 신기술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삼성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해 국내외 배터리 기업 688개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올해는 특히 해외 기업 172곳과 미국·일본·칠레·브라질 등 13개국의 정부·연구기관·기업들이 참가해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인터배터리에서는 획기적으로 늘어난 중국 업체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2023년 중국 기업은 24개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대폭 늘어 79개사가 참여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기업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생산, 공급망 등 수직 계열화된 시스템으로 인한 월등한 가격 경쟁력에 있다. 특히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인터배터리 2025’에서 ‘배터리 다변화 전략’과 ‘첨단기술 선점’으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집중적으로 드러냈다.

 

◇ 국내 배터리 리더들 “캐즘 내년 하반기 끝…슈퍼사이클 대비”

 

국내 배터리산업을 이끄는 리더들은 배터리 시장 캐즘과 트럼프 리스크, 중국 배터리사의 공습으로 인한 위기를 신제품 출시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최고경영자(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5일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취재진과 만나 "중국 업체도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역사를 써왔다는 자부심이 있고 그 증거로 가장 많은 배터리 관련 지적재산(IP)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전시를 보면서 회사가 46시리즈 제품, 리튬인산철(LFP), 셀투팩(CTP) 등 제품으로 선도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활용해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서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LG엔솔은 미국에 이미 많은 공장을 갖고 있어 선진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같은 날 취재진에게 "46파이(지름 46㎜) 배터리의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고객사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이미 샘플을 제출했으며 양산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의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출력 등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이다. 캐즘과 실적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46파이 배터리를 통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주선 사장은 향후 전망에 대해 "캐즘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 같고 삼성SDI는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희망을 갖고 하반기도 분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와 로봇, 전기차 등 전방위적인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 관련해서는 현대차와 계속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런 부분이 로봇 협력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앞으로도 열심히 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SK온 연구·개발 본부장(부사장)은 "각형 배터리는 세계적 흐름을 타고 있고, 저희도 시작했다"며 "개발은 완료된 상황이고 양산을 위해 최대한 스피드업을 하고 있다“며 "고객 수주를 위해 컨택하고 있고, 양산은 고객사 타이밍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기술 상용화에 대해서는 "현재 개발 중인데 냉각 성능이 아주 우수하고, 급속 충전에 매우 유리한 구조이고, 열 폭주 현상을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술 적용 대상으로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전기차 모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K-배터리 3사, 차세대 배터리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이번 행사에서 LG엔솔, 삼성SDI,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경쟁을 본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은 540㎡ 규모 부스를 마련해 차세대 배터리와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한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높고 충전 속도와 안전성이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적용됐다.

 

함께 선보인 CAS 기술은 46시리즈 배터리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배터리 팩 설루션으로, 고도화된 냉각 효율과 열 폭주 방지 성능을 갖췄다.

 

전기차 존에서는 앱테라 모터스 태양광 전기차와 포르쉐 타이칸 터보가 전시됐다. 두 모델은 모두 LG엔솔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와 더불어 리튬인산철(LFP)의 경제성과 셀투팩(CTP)의 효율성을 결합한 LFP 파우치 CTP와 높은 성능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도 소개됐다.

 

 

▲삼성SDI - 삼성SDI는 '각형이 답이다'라는 문구를 부스 입구에 내걸고 주력 제품인 각형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특히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열전파 차단(No TP) 기술은 배터리 제품의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기술로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삼성SDI도 LG엔솔과 마찬가지로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전격 공개했다. 더불어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자율주행 셔틀 버스 ‘로이’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스와 협업한 서비스 로봇도 눈에 띄었다. 전시관 입구에 위치한 서비스 로봇 달이(DAL-e)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직원과 대화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SK온 - SK온은 액침냉각 기술을 전격 소개했다. 액침냉각 기술은 배터리 셀을 특수 냉각 플루이드에 담가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기술로, 열폭주를 방지해 화재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액침냉각 기술이 적용된 CTP 'S-Pack+'는 제조 공정 단순화 및 제품설계 최적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해 상품성이 높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실물 모형을 처음 전시했다. 3대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관리 기술도 진화했다. 배선을 없앤 무선 BMS는 셀마다 부착된 칩이 데이터를 직접 송수신해 팩 구조를 단순화했다. 셀과 모듈을 통합한 셀투팩(CTP) 기술도 강화해 충격과 화재에 강한 구조를 구현했다.

 

 

◇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빠르면 2027년 양산 돌입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수년 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LG엔솔과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5년 내’ 출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가연성인 액체 전해질이 들어간 기존 배터리와 달리 고체 상태로 고온, 고압에 강해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을 낮출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또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대용량을 구현하기 쉽고 크기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충전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술 난이도가 높지만 시장 잠재력이 큰 만큼 일본, 중국 등의 글로벌 기업들도 개발에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 달러(약 400억원)에서 2030년 400억 달러(약 58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형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전고체 전지 충전 속도를 약 10배 이상으로 향상하고, 배터리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정경환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5일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연내 구축할 예정이며 양산 기술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고 전하며 "2030년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볼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전지(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공법에 어려움이 있고 양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이라며 "본격적인 상업화는 2030∼2035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이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23년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쳐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곽현영 삼성SDI 중대형마케팅팀 상무는 전했다.

 

곽 상무는 "지난해 공표한 대로 2027년 하반기 양산 스케줄에 맞춰 진행 중"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크기를 확장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개발·양산 준비에서 가장 앞선 삼성SDI는 지난해 고객사들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 공급한 뒤 평가를 진행했다. 오는 2026년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울트라 패스트 차징' 제품을 만들고, 2029년에는 배터리 수명을 20년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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